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뉴시스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뉴시스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의 아들의 삼성바이오로직스로의 전환 배치 배경을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9일 산업계에 따르면 남 사장의 아들 남 모씨는 지난 1일 삼성중공업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니어 스페셜리스트(Senior specialist)로 전환 발령됐다.

남씨는 지난 2014년 삼성그룹 신입공개 채용 54기로 삼성중공업에 입사했다. 입사 당시 남 사장이 삼성중공업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었던 만큼 특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상황이었다. 지난 2018년 1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남 사장은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된다.

가뜩이나 최근 경영 상황이 좋지 않은 삼성중공업에서 이른바 잘나가는 계열사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이동했다는 점에서 갖가지 뒷말이 나오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5년간 수천억원의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도 6166억원이라는 막대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조선업황 자체가 침체되면서 올해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실적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내부에서는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뼈를 깍는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랜 적자행진을 마치고 실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133억원, 10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6%, 830% 급증했다.

이렇다 보니 내부에서는 특혜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삼성중공업 내부에서는 직원 사기를 우려하는 지적도 나온다.

직장인 익명게시판 블라인드앱에는 “가라앉는 배에서 아들 꺼내준 거라고 생각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회사가 대내외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니 직원들이 회사에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며 공분하는 거죠” 등 비판이 이어졌다.

삼성중공업 측은 정상적인 절차에 따른 인사였다며 남 사장과의 관련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비교적 최근에 설립되다보니 여러 계열사에 경력직 인력을 요청하고 있고 삼성중공업에서도 그동안 40여명이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이동했다. 그중에 한명이 사장님 아들이었을 뿐”며 “이번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요청이 있었고 일반적인 절차에 따라 전환배치가 이뤄진 것”라고 설명했다. 이어 “않좋은 회사 상황과 엮이다 보니 괴리감과 불만이 익명의 게시판을 통해 표출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논란이 불거지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이동했던 남씨는 최근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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