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본부장에 골프접대 징계 이력 퇴직 임원 추천
‘적폐 복귀’ 자격 논란, 정부 인사검증 과정서 탈락

한국철도공사 손병석 사장ⓒ뉴시스
한국철도공사 손병석 사장ⓒ뉴시스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이 과거 골프접대 비리로 징계를 받고 물러났던 간부의 복직을 추진했다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본지 확인 결과 코레일이 최근 신임 기획지원본부장 후보로 전 경영지원본부장을 지냈던 한 모씨를 추천했다 국토교통부 인사검증 과정에서 탈락됐다. 한 전 본부장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시절을 거쳐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까지 코레일 핵심 경영진으로 활동해 왔다.

코레일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인사 추천은 단수가 아닌 복수로 이뤄졌는데 심사에서 한 전 본부장은 안됐고 다른 분이 유력한 것으로 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 전 본부장의 구체적인 탈락 배경과 유력 후보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최근 한 전 본부장을 둘러싼 자격 논란이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것과는 별개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한 전 본부장의 복귀설은 이달부터 코레일 안팎에서 수면위로 부상했다. 한 전 본부장이 과거 골프접대로 물의를 빚은 전력이 있는데다 현 정부 출범 후 인적쇄신과정에서 물러난 인물이라는 점에서 자격 논란이 함께 불거졌다.

한 전 본부장은 지난 2013년 경기도 화성의 한 골프장 국토부 사무관과 함께 건설업체 관계자들로 골프접대를 받은 사실이 국무총리실 공직감찰팀에 적발돼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다만 함께 골프접대를 받은 국토부 사무관은 해임된 반면 한 전 본부장은 경고처분만 받는데 그쳤다. 이후 주요 요직을 거친 한 전 본부장은 경영지원본부장까지 승승장구 했다.

그러다 한 전 본부장은 정권교체와 함께 지난 2018년 오영식 사장이 취임하면서 인적쇄신 과정에서 퇴사했다. 이후 오영식 사장이 연이은 열차 사고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자 인적쇄신 움직임도 소강상태를 보였다. 이후 손병석 사장이 취임하면서 물러났던 과거 공사 실세들의 복귀 가능성도 높게 점쳐졌다.

하지만 노조 등 내부에서는 과거 정권 실세들이 외주화·민영화를 이끌었던 주역이었다는 점에서 ‘올드보이 귀환’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한 전 본부장 역시 당시 철도공사 임원들과 지난 2016년 철도파업 당시 파업에 참가한 노조원들에게 무더기 징계를 내린 것과 관련해 노조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노조에서는 한 전 본부장이 철도의 공공성 회복과 노사 현안을 해결할 적임자로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코레일은 한 전 본부장의 복귀를 추진 한 것은 현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이다.

앞서 코레일 관계자는 “수천억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 인력충원 등 노사문제와 철도 안전 등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철도전문가가 필요했다”고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한 전 본부장의 징계 이력에 대해서는 “당시 접대 업체가 코레일과 직무관련업체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서 경고조치로 마무리된 사건”이라며 자격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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