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농협 노조, “농협 전반적인 문제… 중앙회에서 감사하라”
농협중앙회, “제주지역 문제… 절차대로 제주검사국에서 담당”

지난달 28일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가 농협중앙회 제주시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28일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가 농협중앙회 제주시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이세미 기자】 농협중앙회가 한림농협 노조위원회 탄압 관련 감사에 착수했지만 내부에선 공정성 문제로 잡음이 나오고 있다.

12일 농협중앙회와 한림농협 노조에 따르면 노조 결성 이후 조합장의 갑질로 노조 회원들이 강등 인사처분 됐으며 이 과정에서 지역 조합장들로 구성된 인사협의회가 노조탄압에 가담했다는 의혹과 관련 지난 8일과 11일 감사가 진행됐다.

문제는 노조의 요구와 달리 우려대로 제주검사지국이 감사주체로 선정됐고, 인사협의회에 대한 감사는 제외됐으며 상대적으로 감사기간이 짧은 것에 대해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림농협 노조측은 한림농협 조합장이 농협출신인데다가 상임이사는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간부출신이기 때문에 지역 농협 조합원으로 꾸려진 제주검사지국에서 감사를 하는 것이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측은 보통 정기감사의 경우에도 다른 지역본부에서 나와 교체 감사를 진행하는데 같은 지역에서 감사를 진행할 경우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한림농협 노조는 과거 인사업무 전반과 전적된 농협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침해 실태까지 함께 감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사안이 중대한 만큼 지역이 아닌 중앙본부 차원의 감사팀을 구성해 대대적인 감사를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측 관계자는 감사가 진행된 직후인 지난 1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감사라기보다 조합장과 노조의 갈등 조율 수준이었으며 제주검사국이 조합장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은 한림농협의 단순한 노사갈등이 아닌 농협내에 인사권을 가진 조합장의 힘이 얼마나 막강한지를 보여주는 농협 전반에 깔린 문제점의 한 예”라고 지적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지역을 바꿔 감사를 하는 교차감사가 있으나 통상적으로 지역검사국에서 감사를 실시하기 때문에 이번일도 제주검사국에서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형평성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의엔 “절차대로 감사를 진행하고 감사 결과에 따라 중앙회에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농협감독관청인 농축산식품부의 감사와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요구 등 제반 조치를 취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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