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디즈에 뿔난 소비자들, 사이트 폐쇄 국민청원·공정위 신고…“중개업체라는 이유로 책임 無”
와디즈에 뿔난 소비자들, 사이트 폐쇄 국민청원·공정위 신고…“중개업체라는 이유로 책임 無”
  • 한영선 기자
  • 승인 2020.05.20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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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하자·배송지연 등 끊임없는 논란
“수수료는 챙겨 받으면서 중개한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와디즈”
투자·매매·후원 어떤 분류든 문제 소지
ⓒ와디즈
ⓒ와디즈

【투데이신문 한영선 기자】 국내 대표 크라우드펀딩 업체로 2012년 설립된 와디즈는 꾸준한 성장으로 월 펀딩 결제 건수 20만건, 월 방문자 1000만명, 기업가치는 1조원에 달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와디즈는 이제 ‘무책임한 업체’로 불리며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실제 포털 사이트에 ‘와디즈 피해’를 검색하면 와디즈에서 진행한 펀딩과 관련한 불만글들을 금세 확인할 수 있다.

와디즈의 캐치프라이즈는 ‘창업기업과 벤처기업 등에 투자해 더욱 성장하는 세상을 만들겠다’이다. 대기업 제품이 아닌 스타트업 업체들의 색다른 상품에 매료된 대중들은 와디즈의 생각에 공감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시키는 소비를 이어갔다. 

그러나 펀딩제품을 둘러싼 과대 광고, 제품 하자, 배송 지연, 유사제품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후속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급기야 수수료 장사에만 급급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와디즈 홈페이지에 접속해 제품을 펀딩하는 행위는 ‘투자’로 불리지만, 펀딩한 금액만큼 기업의 제품을 받고 있어 사실상 ‘선구매’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와디즈의 환불 및 하자 정책은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이유로 전자상거래 규약을 받지 않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은 소비나 판매가 아닌 투자 개념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소비자보호법에 의해 보호 받지 못한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제품에 대한 하자 발생 시, 제품 판매를 중개하는 업체인 ‘와디즈’가 플랫폼 중개 업체로써 어느 정도 책임을 갖고 소비자들의 다양한 민원을 대처해주길 바라고 있다. 이에 와디즈는 펀딩금 반환 정책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의 분노와 실망은 가시지 않고 있다.

결국 지난 4월 “와디즈를 폐쇄하라” 내용의 국민청원이 올라왔으며, 20일 현재 800명 가까운 사람들이 동의했다. 또한 공동소송플랫폼 화난사람들과 1695명의 소비자들은 공정위에 불공정약관 심사 청구를 지난달 16일 진행했다. 와디즈에서 소개하는 좋은 제품에 펀딩하기 위해 모인 소비자들이 이제는 와디즈의 책임을 묻기 위해 모인 것이다.  

제품 불량·기능 생략에 ‘모르쇠’로 일관

그동안 와디즈에서 펀딩하는 제품에 대한 불만은 계속 제기돼 왔다. A씨의 경우 펀딩한 제품에 문제가 생겨도 환불·교환 등을 제때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품 불량과 기능 생략을 와디즈 측에 문의했으나 수개월이 넘도록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A씨는 앞서 지난해 6월 고양이 놀이기구 제품을 와디즈에서 주문했다. 구매할 당시 여름용 상품이었지만, 제품은 9월에 배송됐다. 그뿐만 아니라 A씨는 이 제품을 두 개를 구입해 연결하려 했으나, 관련 부품은 받아보지 못했다. 또 ‘소모품은 지속적으로 구매가 가능하다’고 안내받았으나, 재구매가 불가능한 제품이었다.

A씨가 해당 제품에 대해 문제점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을 SNS로 모집했을 당시 참여자가 무려 70명에 달했다고 한다. A씨와 함께 해당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은 제품이 무너져 내려 코 뼈가 부러지거나, 구성이 불안정해 흔들리고, 제품을 가만히 둬도 저절로 돌아가는 경우 등 하자가 끊임없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실제로 펀딩을 오픈한 판매자와 물건을 판매하는 사업자가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이 같은 상황을 와디즈에 알리고자 전화·카카오톡·페이스북 메시지에 지속적으로 연락을 시도했다. 하지만 와디즈 측으로 부터 어떠한 입장도 받지 못했다. 이에 다른 피해자들도 와디즈에 문의를 넣었으나 ‘펀딩 상품은 전자상거래법에 해당되지 않는다’, ‘알아보고 연락 주겠다’ , ‘판매처에 문의하라’ 는 답변만 받았을 뿐이다. 

B씨가 구매한 고양이 전자동 화장실 기기의 갈퀴가 부러진 모습(좌)과 갈퀴 때문에 바닥이 긁힌 모습. ⓒ피해자b씨의 제보
B씨가 구매한 고양이 전자동 화장실 기기의 갈퀴가 부러진 모습(좌)과 갈퀴 때문에 바닥이 긁힌 모습(우). ⓒ피해자 제보

B씨의 경우 와디즈에서 고양이 화장실을 전자동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품을 구매했다. 이 제품을 선택한 이유는 어플리케이션으로 연동이 가능해 스마트폰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제품을 컨트롤 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해당 제품은 광고와 달리 이 부분이 누락돼 출시됐다. 배송도 지연됐다. 총 777대 펀딩이 진행됐지만 A/S 신청이 450건에 달했다. 불량률이 무려 50%가 넘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B씨는 “이 정도 불량률이면 웬만한 기업에서 리콜을 진행하는 수준 아니냐”라며 심정을 토로했다. 해당 기기 10개 중 7~8개는 갈퀴가 부러지거나 오작동 됐다.

그럼에도 B씨는 와디즈 측에 사과는 받지 못했으며, 전화 연결조차 되지 않고 있다. B씨는 현재 기기를 제작한 업체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중국산이 국내산으로 둔갑·가품 판매 논란도

중국산 제품이 국내산 제품으로 둔갑된 사례도 있다. 지난해 10월 다모 칫솔은 0.001mm 칫솔모를 가진 초미세 칫솔로 소개되며 개당 2500원으로 판매됐다. 하지만 소비자가 막상 제품을 받아 보니 칫솔모가 생각보다 두꺼웠다. 확인 결과, 중국 알리바바 사이트에서 약 300원에 판매되고 있던 제품이었다.

탄수화물을 줄여준다는 밥솥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끈 다미쿡의 경우, 제품 개발을 포함한 모든 과정이 한국에서 진행된다고 홍보했다. 펀딩 2일차 총 금액 1억7000만원이나 모였다. 하지만 중국 쇼핑몰에서 비슷한 디자인의 제품을 판매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제조업체는 이 같은 사실에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방식으로 독점 계약해 사용 중 이라고 답변했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그밖에 와디즈에서 펀딩을 진행했던 한 프로젝터는 중국 쇼핑몰의 제품에 브랜드만 바꿔 판매중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더욱이 최근에는 가품 판매 논란까지 불거져 제품을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가짜 광고로 사기를 치는 업체 등을 고발하는 유튜버 사망여우는 와디즈에서 새로 펀딩하는 A업체의 운동화가 이탈리아 브랜드인 B 운동화 디자인과 비슷하다는 영상을 지난 5월 30일에 올렸다. 신발의 끈 부분, 밑창의 디자인이 비슷하다는 지적이었다. 이 영상은 조회수 22만회를 기록했다. 현재 A업체는 해당 제품 펀딩을 취소한 상태다. 

ⓒ피해자 제보
왼쪽부터 해당 채권 판매 제품. ⓒ피해자 제보 

채권형 투자 상품으로 200만원 날려

투자금을 전액 날린 사례도 있다. C씨는 와디즈 채권 펀딩 상품 중 모 게임 프로그램에 200만원을 투자했다. 340명의 소액투자자들이 10만원부터 많게는 300만원까지 투자했고, 총 3억이라는 금액이 성공적으로 펀딩됐다.

해당 상품이 판매될 당시 투자자들에게 ‘게임 다운로드 수에 따른 연이율 상승’과 ‘높은 이자를 보장했다. C씨는 “확실하게 원금 보장이 된다는 얘기를 다른 피해자들이 들었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제품을 발행한 업체는 채권 만기 달에 급작스러운 상환불가 소식을 알렸다. C씨는 현재 200만원 중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 상태다.

와디즈 측은 “중개를 해준 것일 뿐, 투자 상품의 경우 원금손실에 대한 사항을 정확하게 기재하고 있기 때문에 원금을 보장해 주는 방법은 없다”는 입장이다. 와디즈는 직접적인 책임은 없지만 도의적인 책임으로 변호사 선임 비용은 지원한 상태다.

이처럼 불완전 판매 논란이 있지만, 이에 대해 와디즈 측은 중개업체에 불과해 책임을 묻기 어렵다.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더라도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제공하는 중개자로서만 책임이 부여되기에 투자손실의 위험을 보전하거나 보상품 제공에 대한 책임은 피해갈 수 있는 것이다. 

폐쇄 국민청원에 공정위 신고까지

이처럼 제품 하자와 품질 논란, 후속조치 미흡 등으로 소비자들의 뭇매를 맞던 와디즈는 결국 청와대 국민 게시판에도 등장했다. 와디즈 사이트를 폐쇄해 달라는 내용의 청원글에는 현재 약 800명의 사람들이 청원 내용에 동의한 상태다. 

게시자는 “제대로된 제품과 업체의 검수를 하지않아서 수많은 피해자들을 양산했고, 많은 카피제품(짝퉁)과 아무런 효과가 없는 제품의 크라우드펀딩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더 많은 중계수수료를 얻기 위해 그냥 묵인했다”며 “직접 개발하지도 않았으면서 직접개발했다고 사기치는 업체, 리워드로 중국산제품을 주는 업체, 아무런 효능이 없지만 효능이 있는것처럼 꾸미고 이를 판매하는 업체. 만약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의 직원들이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이는 사기의 방조 또는 사기의 공모혐의에 해당한다”라고 지적했다. 

뿔난 소비자들은 와디즈의 공정위 고발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4월 16일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과 스프링앤 파트너스 법률사무소 황경태 변호사는 공정거래위원회에 1695명의 소비자들과 함께 와디즈의 약관심사청구를 요청한 상태다.  

약관심사청구를 하게 된 이유는 지난 1월 와디즈의 환불 정책 내용 중 ‘제품 하자가 발생할 경우 7일 이내 환불 신청이 가능하다는 부문이 불공정하다고 판단돼서다. 7일이라는 기간은 전자상거래법상 30일 이내 환불 신청이 가능한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짧은 기간이다. 이에 대해 와디즈는 매매계약에 해당되지 않아 전자상거래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황 변호사는 “와디즈는 일반 쇼핑몰도 아니고, 벤처투자VC도 아닌 성격이 모호하게 보이는 비즈니스 포지셔닝을 하고 있다”며 “와디즈 리워드형 판매 형태를 투자, 후원, 매매계약 중 하나에 해당된다 하더라도 모두 문제점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리워드형 펀딩을 투자형으로 볼 땐, 온라인 소액 투자중개업상 규정을 받게 된다. 후원이나 기부로 볼 때는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규정을 따라야 하지만 와디즈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때문에 현행법이 와디즈의 비즈니스 모델을 어디에 분류할지가 관건이다. 

펀딩금 반환정책, 해결책으로 나놨지만

이 같은 소비자들의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와디즈는 지난 1월부터 펀딩금 반환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펀딩금 반환금 정책이란 지연 반환과 하자 반환으로 구분된다. 지연 반환은 배송이 90일 이상 지연된 경우, 와디즈 측에 직접 펀딩금 반환을 신청할 수 있다. 하자 반환은 제품 하자가 발생될 경우 제품 수령일로부터 7일 이내 펀딩금 반환을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정책이 발표된 이후에도 전화 연결조차도 지연되고 있어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와디즈에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소비자들은 “중개한다는 이유만으로 판매되는 제품에 대해 책임지지 않은 채 모든 문제점들을 소비자 스스로 처리해야 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며 “크라우드 펀딩을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법적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고, 업체 입장이 아닌 소비자 입장에서 대책이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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