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홈앤쇼핑 신임 대표이사로 김옥찬 KB금융지주 전 사장이 낙점됐다. 그러나 후보 접수 과정에서 비공개 추천 절차와 주주 통보 없는 마감 시한 연장 등 투명성이 도마에 오르며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홈앤쇼핑은 19일 2020년 제5차 이사회를 개최해 김옥찬 KB금융지주 전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후보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위원장과 3인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대표이사추천위원회는 최근 주요 주주 4곳을 중심으로 대표 후보 추천을 받아 중소기업중앙회의 김옥찬(64) 전 KB금융지주 사장과 농협 측의 하준(61) 전 현대그룹 전무를 최종 후보자로 이사회에 추천했다. 이사회에서는 두 후보자가 제출한 추천서와 자기소개서, 직무수행계획서 등을 검토하고 내부 논의를 거쳐 김 전 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로 결정했다. 

문제는 이번 후보 선발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후보 추천 방식이 직전 대표인 최종삼 전 대표 때처럼 공모가 아닌 ‘비공개’ 선출방식으로 이뤄진 데다, 홈앤쇼핑이 마감시한에 임박해 후보추천 공문을 보내면서 대주주인 중기중앙회와 농협만 후보를 추천하게 돼 소액주주와 협력사들을 중심으로 투명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홈앤쇼핑은 지난달 24일까지였던 후보 지원서 마감일 또한 주주사에 공식 통보 없이 27일로 변칙 연장한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번에 낙점된 김 후보자는 홈앤쇼핑 대주주인 중소기업중앙회 추천 인사인 만큼 특정 후보에게 혜택을 주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 2011년 설립한 홈쇼핑 채널인 홈앤쇼핑은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분 33%로 최대주주다. 이어 농협경제지주(20%),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중소기업유통센터(15%), 기업은행(10%)이 주요 주주로 포진돼 있다. 

하지만 그동안 대주주인 중소기업중앙회와 홈앤쇼핑은 그간 수많은 비리 의혹 등이 불거지며 영향력을 미치는 관계라는 의혹을 받아 왔다. 특히 지난해 홈앤쇼핑이 인사청탁 및 사회복지기금 유용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을 당시, 사회복지기금의 일부가 중기회 선거 자금으로 사용된 정황이 발견되면서 당시 최종삼 대표가 물러난 바 있다.

홈앤쇼핑은 앞서 역대 대표이사 3명이 모두 중도 사퇴했는데, 특히 홈앤쇼핑의 2대 대표이사인 강남훈 전 대표는 지난 2017년 신입직원 공채에서 중기중앙회 임원 청탁을 받아 부정채용을 했다는 혐의 등과 관련해 국정감사에서도 채용 비리 의혹 등이 불거지며 이듬해 3월 스스로 중도 하차했다. 강 대표 재판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최 전 대표가 사퇴하면서 비상경영위원회 최상명 위원장이 취임했고, 현재는 이원섭 경영지원부문장이 대표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상태다. 홈앤쇼핑은 대표이사가 없는 상태로 6개월간 표류한 셈이다. 

홈앤쇼핑 측은 신임대표 선정과 관련한 내용은 모두 이사회 및 대표이사추천위원회에서 진행하는 사안이라 자세한 내용을 알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대표 선정절차가 비공개로 전환된 것이나 마감 시한이 변경된 것 등과 관련해서는 모두 이사회와 대표이사추천위원회 등에서 결정된 내용이다”라며 “내부적으로 전달받은 사안이 없어 자세한 내용은 알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한편 최종 후보자로 결정된 김 전 사장은 서울보증보험 사장, KB금융지주 사장, 국민은행장 직무대행을 역임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향후 주주총회 등을 거쳐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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