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서 열려
CEO 북클럽 6개월-16회에 걸쳐 개최
미래 소비 전망 화두 총 7가지 제시

ⓒ한국생산성본부.
KPC CEO 북클럽에서 설혜심 연세대학교 교수가 '소비의 역사를 통해 본 미래 소비 전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한국생산성본부

【투데이신문 한영선 기자】 한국생산성본부가 주최하는 ‘2020 CEO 북클럽’이 막을 올렸다. 북클럽은 CEO·기관장·기업 임원 등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12월까지 6개월간 열린다.

연세대학교 설혜심 교수는 21일 밀레니엄 힐튼 서울에서 ‘2020 CEO북클럽’의 첫 강연으로 ‘소비의 역사를 통해 본 미래 소비 전망’을 발표했다. 이날 강연에는 한국생산성본부 노규성 회장을 포함한 100여명의 국내 CEO들이 대거 참석했다. 

연세대학교 설혜심 교수는 이번 강연에서 소비 역사의 맥을 짚고, 미래 소비 전망 화두 일곱 가지를 제안했다. 일곱 가지 화두는 ‘상품의 의미 소비의 강화’, ‘탈 중심화’, ‘트렌드 분석과 빅데이터의 문제’, ‘노인소비’, ‘개인과 집단 콘텐츠소비의 증가’, ‘반 근대 및 인간성의 복원’이다.

설혜심 교수는 그동안의 소비 역사에 대해 “최근 코로나19 상황으로 언택트 소비와 온라인 시장이 각광받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소비 촉진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먼저 나타났다”며 “탈공간에서 제한된 공간, 다시 탈공간으로 소비 촉진의 방향이 변화했다”고 언급했다.  

설 교수는 ‘상품 그 자체를 소비하는 대신, 광고와 디스플레이를 통해 구성되는 상품의 의미를 소비한다’라는 마이크 페터스톤의 의견에 동의하며 상품의 ‘의미’에 초점을 맞춰 소비하는 문화가 보편화됐다고 설명했다. 

설 교수는 “사고 싶은 물건이 있더라도 바로 사는 게 아니라 그 상품이 주는 의미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며 “좋아하는 정장을 구매할 때, 입고 싶은 브랜드더라도 ‘혹시 특정 브랜드를 입으면 나이 들어 보이지 않을까’하는 고민에 망설이다가 안 사게 된다”고 말했다. 상품을 ‘필요’에 의해 구매하는 게 아닌, 그 상품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에 집중해서 소비행위를 한다는 것이다.  

이어서 가속화되는 ‘탈 중심화’ 현상을 꼽았다. 설 교수는 우리나라가 미국식 대량소비사회 모델에서 점점 탈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선진국의 비슷한 모델을 국내 대기업이 들여와 상품 및 제품을 재생산했다면, 이번 펜데믹 현상으로 인해 국내 유수의 상품들이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설 교수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영화와 국내 프로야구를 향한 외국 언론들의 긍정적인 반응 등을 보면 한국의 콘텐츠가 긍정적으로 수출되고 있고, 이는 펜데믹이 가져온 큰 수혜라고 볼 수 있다”며 “글로컬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더불어 나날이 발전되는 트렌드 분석과 빅데이터 문제의 부작용도 꼬집었다. 설 교수는 “우리의 소비패턴이 빅데이터로 분석된다는 게 썩 좋지만은 않은 일이다”라며 “카드회사·마트 등이 개인의 소비패턴을 파악하고 일부 결과만 취합해서 제안한다면 결국 소비자들은 편향된 정보 안에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생산과 소비 측면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모든 정보가 밀레니얼 세대에 맞춤화 돼, 그들에게 편향적인 정보들만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반근대적인 인간성이 복원된다는 점도 언급했다. 기술이 발전되면서 효율보다 환경을 중요시 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설 교수는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 ‘지나친 감정 몰입’을 언급했다. 설 교수는 “감정 과잉에 따라 나타나는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며 “감정이 지나치게 과하면 큰 그림을 보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콘텐츠 소비가 폭발적인 증가로 콘텐츠 범주가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내다봤다. 

설 교수는 “유튜브 등의 플랫폼 소비 형태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문화가 많이 달라질 것”이라며 “과거에는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인간 관계가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단편적인 인간관계가 보편화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시장 전망에 대한 질문에 설 교수는 “온라인은 온라인대로 확장을 해놓으면 자체가 자생력을 갖게 돼 계속 더 발전할 것 같다”며 “높은 직위를 가진 사람일수록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할 것이며, 지위가 낮아질수록 대면보단 온라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날 참석한 한국생산성본부 노규성 회장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는 전혀 다른 세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변화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명확하게는 코로나 19위기가 디지털화를 가속화 하는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한국생산성본부가 주최하는 ‘2020 KPC CEO 북클럽’은 향후 7개월간 16회 개최된다. 2016년부터 4차 산업혁명을 중심으로 우리 경제에 적용할 최첨단 혁신 트렌드를 심층 학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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