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음료 존버나이트 ⓒGS리테일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GS25가 최근 출시한 자체상표(PB) 에너지음료 ‘존버나이트’ 제품명에 비속어가 포함됐다는 주장이 나오며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온라인상에서 유행하는 단어인 ‘존버’라는 단어가 비속어가 포함된 ‘x나 버티다’의 줄임말인 만큼, 제품명으로 사용되기에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GS25의 운영사 GS리테일은 21일 PB 에너지음료인 ‘유어스 존버나이트’를 출시한다고 전날 밝혔다. 아울러 최근 해외 유명 브랜드를 중심으로 에너지음료 카테고리 매출이 꾸준히 성장함에 따라 6개월의 개발 과정을 거쳐 에너지음료를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명 배경으로는 “몰려오는 피로와 피곤함으로부터 잘 버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사(Knight)’라는 의미를 익살스럽게 표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해당 상품명에 포함된 ‘존버’라는 표현이다. 시중에서 유행하는 신조어인 ‘존버’는 ‘x나 버티다’의 줄임말이고, ‘x나’는 매우 많거나 적음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비속어로 분류 된다. 이 같은 비속어가 포함된 존버라는 표현은 견디고 또 견딘다는 뜻으로 최근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 같은 표현이 제품명으로 사용된 사실이 알려지자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저런 상표명 허가해 줘도 되나”, “이런 건 인터넷 용어로 남겨야지” 등의 의견이 게재됐다. 

어원이 비속어인 만큼, 듣기 거북하고 자라나는 청소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젊은 층에게 어필하기 위해 재미로 이름을 지은 것은 알겠지만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등 일부 소비자들은 불편함을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와 시민단체에서도 사회구성원들이 공통적으로 인지하는 비속어가 포함된 단어를 제품명으로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글학회 연구편찬실 성기지 실장은 “비속어를 단순히 줄였다고 해서 그 성격이 변하지는 않는다”라며 “‘존버’라는 말 자체가 일반 명사처럼 굳어진 새말이라고는 하지만 사람들은 본디말인 비속어를 떠올리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언어에는 우열이 없지만 언어 사용자에게는 분명히 우열이 존재한다”라며 “기업 이윤을 위해 우리말의 품격을 떨어뜨려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도 “사회에서 비속어를 없앨 수는 없지만 기업의 상품명에까지 공공연하게 사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특히 ‘존버’라는 단어는 힘든 와중에도 보람을 느끼는 삶의 의미마저 부정하는 뜻으로 비춰지기에 더욱 부적절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GS25는 해당 작명에 있어 부정적인 의도는 없으며, 상품 특성을 설명하기 위한 재미있는 표현으로서 사용했다는 주장이다. 

GS25 관계자는 “흔히 생각하는 좋지 않은 의미가 아니며 상품 특성을 잘 전달하기 위해 재미있고 익살스러운 표현으로 제품 이름을 짓게 됐다”라며 “그러나 이를 향한 우려의 시선이 있는 만큼 상품명 변경 등에 대한 여러 가지 검토를 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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