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 고민 깊었던 이낙연, 끝내 결심
대권 도전 위한 당권 기반 다지기 필요
당협위원장 교체 등 막강한 권한 부여
정치적 부담은 김종인에 비하면 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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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다음 주 차기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한다. 이미 출마 소식을 알렸기 때문에 이날은 공식적인 기자회견에 불과하다. 4.15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지만,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위원장이 당권 도전을 통해 대권 플랜을 완벽하게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7개월짜리 당 대표라는 비난도 있지만 당권 도전을 통해 대권을 완벽하게 닦아 놓겠다는 것이 이 위원장의 계획이다.

4.15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의 더불어민주당 당권 도전은 어쩌면 예정된 일이었다. 이 위원장은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고, 대중의 호감을 받고 있다. 하지만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평가다.

이 위원장은 전남도지사와 국무총리를 하면서 당에서 떠나있었다. 그 사이 당은 친문이 확실하게 장악하면서 이 위원장으로서는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인지도와 지지율이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위원장이지만 과연 당내 대권 경선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찍혔다. 이런 이유로 당권 도전이 불가피하다는 소리가 나왔다.

7개월짜리 당권, 고민은 깊어지고

하지만 4.15 총선 끝나고 난 후 이 위원장으로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7개월짜리 당권이라는 것이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당헌·당규에는 대권과 당권을 분리해놓았다. 따라서 당헌·당규를 개정하지 않는 이상 대선 1년 전인 내년 3월 10일까지 당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오는 8월 이해찬 대표의 임기가 만료되면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하게 되는 것이니 이 위원장이 당권을 잡는다면 7개월짜리 당 대표가 된다. 이것은 수많은 비난을 낳고 있다. 대권을 위해 당권 도전한다는 비난부터 시작해서 7개월짜리 당 대표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위원장으로서는 당권 도전이 불가피하다. 7개월 동안 당권을 확실하게 장악해야 대권 경선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당권은 당협위원장 교체를 가능하게 한다. 즉, 자신의 사람을 당협위원장에 앉힐 수 있다. 그것은 대권 가도를 밟는 발판이 된다. 이런 이유로 당권 고전이 불가피하다.

수많은 비판과 비난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 위원장이 당권 도전을 결심한 것도 대권 도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 위원장이 당권을 장악함으로써 보다 튼튼한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더욱이 미래통합당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지난 27일 출범을 하면서 내년 4월까지 이어진다. 즉, 이 위원장이 당 대표가 된다면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경쟁 관계를 갖게 된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대권을 도전하지 않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 위원장은 부각이 될 수밖에 없다. 만약 미래통합당이 대권 주자가 당권을 장악했다면 경쟁 관계에 대한 부담이 상당히 컸을 것이다.

혼돈의 미래통합당과 경쟁

더욱이 미래통합당은 당 혁신 때문에 혼돈을 앞으로 계속 이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래통합당 내부에서도 김종인 체제에 대한 불만이 상당히 높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177석이라는 거대 공룡 여당임에도 불구하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는 점에서 이 위원장이 당권을 장악하는 데 있어 김 위원장보다는 상당히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위원장에 비하면 정치적 부담은 상당히 클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은 1년만 하고 정치를 떠날 사람이지만 이 위원장은 대권을 도전해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내부의 문제가 불거지게 되면 그 책임은 온전히 이 위원장이 가져가야 한다. 정치적 부담이 상당히 클 수밖에 없다.

또한 미래통합당 대권 주자들과 더불어민주당 다른 대권 주자에 비하면 일찍 부각되기 때문에 정치적 공격 역시 상당히 거셀 수밖에 없다. 그것을 온전히 받아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정치적 도박이 상당히 크다는 이야기다.

이 위원장이 정치적으로 일찍 부각된다는 점에서 당 대표가 되는 것이 독(毒)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위원장으로서는 당권 도전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당내 갈등 수습은

핵심은 당권 도전에서 갈등을 얼마나 최소화할 것인가 여부다. 우원식, 송영길, 홍영표 의원이 당권 도전 저울질을 하고 있다. 이들과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된다. 아무래도 이 위원장은 한발 앞서가는 후보이기 때문에 맏형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겠지만 다른 후보는 쫓아가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 위원장에 대한 비판과 비난을 이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미 국무총리 시절 국회 본회의장에서 야당의 공세를 신사적으로 막아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들 후보들과의 갈등은 쉽게 풀어갈 가능성도 있다. 특히 미래통합당에 비해 당내 혼란과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 이 위원장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내부 문화가 돼가고 있기 때문에 갈등은 크게 드러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지층은 이야기가 다르다. 왜냐하면 그들은 더불어민주당의 갈등이 표출되는 것 등은 크게 신경 쓰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4.15 총선 당시에도 친문 지지층과 다른 지지층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갈등으로 증폭됐다.

또한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친문 지지층과 다른 후보의 지지층 갈등은 최대 숙제가 됐다.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도 이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문제가 전당대회 최대 난제로 떠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열린민주당 합당 찬성파와 반대파가 나뉘어 서로에 대해 공격을 가하면서 후보들끼리도 상당한 격전이 예고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위원장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워낙 지지율이 높기 때문이다. 그 지지율이 당원들에게도 얼마나 먹혀들어 갈 것인지는 전당대회를 두고 봐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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