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더큰 배꼽, 순익 203억원에 배당은 217억원
당기순익 74% 급감, 배당률 여전히 업계 최고 수준
배당금 37%인 80억원 이상, 원 회장 등 오너 품으로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신영증권이 실적 부진에도 올해 고배당 행진을 이어갔다. 사측은 주주가치 제고 차원의 결정이라고 하지만 배당 상당수가 원국희 회장 등 대주주 일가에게 돌아가는 구조이다 보니 뒷말이 나오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은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고 2019회계연도 결산배당으로 1주당 보통주는 2500원, 우선주는 2550원을 현금배당키로 결정했다.

시가배당율은 보통주 5.93%, 우선주는 5.92%로 총 배당금액만 217억원에 달한다.

신영증권은 업계에서도 높은 배당률로 손꼽히는 곳이다. 신영증권은 10년간 평균 시가배당률은 4.89%로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평균치인 1.44%를 크게 넘어섰다.

총 배당금 또한 작년 247억원, 역대 최대 규모였던 2018년도 255억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실적 대비로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신영증권의 실적 정정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순이익(연결기준)은 전년 780억원보다 74% 하락한 203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84%나 추락하면서 161억원에 불과했다. 별도기준으로도 영업이익은 114억원, 당기순익도 232억원 수준을 보였다.

연결기준으로 보면 작년 벌어들인 수익보다 배당금 규모가 더 크다. 별도기준으로 봐도 수익 대부분이 배당금으로 지출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33%~35% 수준을 보였던 배당성향도 106.68%로 치솟았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배당으로 고배당이라는 지적이 뒤따르는 이유다.

특히 신영증권은 상당 지분을 보유한 원국희 회장 등 대주주 일가로 상당수 배당금이 흘러가는 구조로 매년 배당 과정에서 오너 배불리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번 고배당 지적과 맞물려 이 같은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은 보통주 16.23%, 우선주 2.70%를 보유한 원국희 회장이 최대주주다. 원 회장과 원종석 부회장(대표이사) 등 오너일가와 특수관계자 지분은 보통주 25.77%, 우선주 10.70%에 달한다.

특히 신영증권은 배당에서 제외되는 자사주 비중이 높아 배당금이 커지면 원 회장 등 특수관계자에게 돌아가는 금액이 더욱 커지는 구조다. 전체 발행된 주식 1644만주 가운데 자사주가 790만주로 48%에 달한다. 배당금액이 높은 우선주의 경우 전체 705만3763주 가운데 자사주만 480만7951주로 68.16%나 된다.

보유 주식수로 보면 이번에 원 회장은 보통주로 38억385만원, 우선주로 4억8569만원, 총 42억8954만원 이상의 배당금을 수령하게 된다. 오너일가를 포함한 특수관계인까지 포함하면 배당 규모는 보통주 총 61억378만원, 우선주 19억6547만원, 총 80억6925만원에 달한다. 전체 배당금의 37%이상 대주주일가에데 돌아가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신영증권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결정”이라며 “별도기준으로 따지면 수익을 넘어서는 배당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당은 모든 주주에게 돌아가는 것”이라며 오너일가 몰아주기 논란에도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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