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검찰 이어 법인들 줄지어 소송제기
SK이노베이션 “소송에 성실히 임할 계획”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SK이노베이션의 증손회사인 SK에너지아메리카의 미국 내 휘발유 값 담합 의혹이 집단소송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아메리카는 미국 내에서 휘발유 값을 높은 가격으로 담합했다는 의혹을 받고 캘리포니아주 검찰로부터 고소된 데 이어, 현지 기업들로부터도 잇달아 피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SK에너지아메리카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손자회사로,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미국법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와 관련 북미지역 트럭운전자 이익단체 OOIDA가 운영하는 전문지 <Land Line>은 지난달 22일 보도를 통해 캘리포니아 소재의 트럭 운송회사가 주연방법원에 SK에너지아메리카와 SK트레이딩인터네셔널을 고소했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는 SK에너지아메리카가 네덜란드 석유기업 비톨과 휘발유 가격을 높게 올리기 위한 담합행위를 했고 이에 따른 인위적 가격 부풀리기가 발생했다며 고소에 나섰다. 

이밖에도 미주지역 한인매체의 보도 등을 종합하면 지난달 말 기준 캘리포니아연방법원에 접수된 SK에너지의 휘발유 가격 담합 소송은 8~9건이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각 소송은 개별 법인들의 고소로 진행됐지만 이들은 사실상 동일한 내용의 피해를 주장하고 있는 만큼 집단 및 단체소송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검찰은 지난달 4일(현지시간) SK에너지아메리카와 네덜란드 석유기업 비톨을 휘발유 가격담합 혐의로 기소에 나섰다. 

두 회사는 지난 2015년 2월 캘리포니아 토런스 지역에 소재한 엑손모빌 정유공장 폭발 사고 이후, 총 1000만 갤런(3785만 리터)이 넘는 휘발유를 비싸게 팔기 위해 가격 담합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검찰은 SK에너지아메리카와 비톨이 담합과정에서 1갤런에 1센트 이상 가격을 높이는 방식으로 총 1억5000만 달러(한화 약 1835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관련 조사를 받아온 SK이노베이션은 그동안 담합행위 의혹을 부정해왔지만, 잇단 고소가 이어진 후에는 소송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집단소송으로 현지에서 진행이 되는 걸로 알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말씀을 드리긴 어렵다”라며 “소송에 성실히 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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