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지 “전체 아닌 일부 임직원 참석...참여 인원 파악 중”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패션그룹형지가 본사(본관) 근무자 전체와 계열사 일부 직원들이 한 데 모인 아침조례를 기획해 진행한 것이 확인됐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수도권 연쇄감염이 우려되는 가운데 서울 역삼동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단체 행사인 만큼 논란이 예상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형지는 지난 1일 오전 9시 본사 행복홀에서 ‘6월 어울마당’이라는 명목의 아침조례 행사를 진행했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블라인드>에 형지의 내부직원으로 추정되는 작성자가 쓴 ‘이 시국에 아침조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며 처음 알려졌다. 

해당 글 작성자는 문자메시지 캡처 이미지를 첨부하며 이 시국에 아침조례를 한다는 점에 대해 강조했다.

이미지에는 사측이 1일 오전 7시47분 발송한 아침조례 안내 메시지가 포함됐다. 오전 9시부터 본사 행복홀에서 ‘6월 어울마당’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니 늦지 않게 10분 전 도착해 착석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형지 직원이 올린 게시물에 첨부된 행사 안내 문자ⓒ블라인드 캡처

평소 소통경영을 강조해 온 최병오 회장과 함께 했던 월례행사인 어울마당 행사는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만에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시점이다. 현재 코로나19 관련해 경기 부천 쿠팡 물류센터 감염자가 늘어나는 등 수도권 내 연쇄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지난달 29일 정부는 긴급 브리핑을 통해 오는 14일까지 수도권 내 모든 다중이용시설 운영을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선언하고, 가급적 외출과 모임, 행사 등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정부 지침에 발맞춰 다수 기업이 회식과 워크숍 등 불필요한 행사는 자제하고, 꼭 필요한 행사라도 온라인 시스템 활용 등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런 시점에 형지가 많은 직원이 한 데 모인 행사를 꼭 진행했어야 했나 의문을 제기하는 등 사측의 행보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행사 진행 과정상 방역관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사측이 마스크 착용을 독려하고 ‘열이 있거나 몸이 좋지 않으면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고 언급하긴 했지만 코로나19는 무증상 감염 사례가 늘고 있기에 단순히 유증상자를 배제하는 것만으로는 감염 방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형지 측은 행사가 진행된 것은 사실이나 정기적으로 매월 진행되는 것은 아니며 전 직원이 참석한 것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형지 관계자는 “이날 아침 조례를 진행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기적 행사로 매월 조례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만에 진행됐으며 하반기 경영전략 등을 간단히 공유하는 행사였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 직원이 아닌 일부 직급 이상의 임직원이 참석했다”라면서도 “참석자의 정확한 인원수는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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