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중‧운행중 화재발생, 관계당국 세종 사고 조사 착수
벤츠코리아 “면밀한 조사 진행 중, 적극 협조할 것”  

지난 14일 오후 4시 부산 금정구 번영로 오륜터널 인근을 주행하던 벤츠 승용차 엔진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뉴시스
지난 14일 오후 4시 부산 금정구 번영로 오륜터널 인근을 주행하던 벤츠 승용차 엔진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최근 벤츠 차량에서 잇달아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이달 중순에만 일주일 새 3건의 화재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불안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특히 가장 최근 발생한 세종시 사고에 대해서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신고를 접수하고 원인 파악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7월 중순에만 세종시, 부산시, 홍천시 등에서 연이어 벤츠 차량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들 차량은 모두 주차 중이거나 운행 중 갑자기 불이 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소방당국과 함께 조사를 진행 중이다. 

먼저 지난 17일에는 세종시 새롬동에 소재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e53 AMG 모델로 알려진 이 차량은 출고된 지 6개월 밖에 안 된 것으로 조사됐으며 사고 당시 최소 4시간 이상 주차 중인 상태였다. 

폭발음과 함께 번진 화재는 주변 차량 12대에 피해를 입힌 뒤 발화 1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하지만 이 사고는 차량 시동이 꺼져 있던 것은 물론, 전기오류를 발생시키는 개조도 없던 만큼 면밀한 원인 규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현재 신고를 접수한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이날부터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도 지난 12일과 지난 14일에는 각각 강원도 홍천과 부산 번영로를 운행 중이던 벤츠 차량에서 불이 발생했다. 이 사고들은 다행히 인명피해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주행 중 갑작스런 화재로 진화 작업이 이뤄졌으며 소방당국은 모두 엔진 부근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벤츠 차량의 원인불명 화재는 7월 전에도 여러 차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벤츠코리아 측에 올해 접수된 화재사고 현황이나 조사 진행상황 등을 문의 했지만, 구체적인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다만 올해 언론보도 및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게재된 사례만 해도 지난 1월 인천 남동구 화재를 비롯해 전남, 부산, 의왕 등 수차례 불이 났던 것으로 파악되는 상황이다.  

실제 대구 지역의 벤츠 e200 카브리올레 차주는 인터넷 커뮤니티 ‘클럽 벤츠’에 올린 게시글을 통해 “대구 팔공산 드라이브 도중 보닛에서 불이 나서 불을 끄고 세워둔 채 집으로 왔다”라며 튜닝이나 개조가 없는 순정 차량임에도 화재가 났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클럽 벤츠’나 뉴스 등을 통해 잇단 벤츠 차량의 화재 소식을 접한 차주와 소비자들 역시 “BMW 이어서 벤츠 시작인 건가, 올해 벤츠 화재가 많아졌다”, “벤츠는 차도 문제지만 판매하는 곳의 대응도 실망스럽다. 또 무슨 문제가 생길지 몰라 차타는 게 무섭다”라며 불안감을 표하기도 했다. 

벤츠코리아는 최근 화재가 발생한 차량들의 차종을 공식적으로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앞서 독일 연방자동차청(KBA)과 한국 국토교통부는 벤츠의 일부 차량에서 화재발생 가능성을 감지하고 지난 2월 리콜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와 관련 KBA는 지난 2월 13일 2015∼2019년 기간 중 생산된 벤츠 E클래스와 CLS 모델 29만8000대를 리콜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차량들의 엔진 격납실 밀봉 부분이 파손될 경우 고열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국토부 역시 같은 달 27일 AMG E 63 4MATIC+ 등을 비롯한 벤츠 차량 6개 모델에서 터보차저 오일 공급 호스의 재질 결함을 발견하고 리콜을 결정했다. 국토부는 엔진열에 의해 호스가 녹아 오일이 누유 되면 고온의 부품과 접촉해 불이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벤츠코리아는 최근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차량 화재와 관련해 원인 규명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면서도,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 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절차에 따라서 화재 원인에 대해 면밀히 조사를 진행 중이다”라며 “다만 아직 조사가 완료되지 않았고 정확한 원인이 나오지 않은 시점이라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 드리긴 어려운 점 양해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화재 원인 조사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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