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 아시아나 정상화 위한 재실사 요구
금호산업 “이미 대면보고 진행, 거래종결 회피 책임 전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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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한영선 기자】 이스타항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도 난항을 겪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은 지난 6월 9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협상하자고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에 요구했다. 아시아나항공과 현산의 주식매매계약(SPA)이 체결된지 약 6개월 만이었다.

당시 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인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악화 등을 문제점으로 꼽으며 인수계약 종결기간 연장을 요청했다. 업계에서는 현산이 유리한 인수조건을 얻어내기 위한 전략이라는 의견과 인수포기 수순을 밟는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앞서 금융위원회 손병두 부위원장은 아시아나 항공의 인수합병이 무산될 경우 국유화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30일 금호산업과 현산이 서로 입장문을 발표하며 날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현산은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재실사에 적극 협조해야한다고 주장하고, 금호산업은 거래종결을 위한 절차를 충분히 밟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산 ‘재실사 진행해야 아시아나 항공의 추가부실을 막는 것’

이와 관련 현산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재실사는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를 위한 대책 수립에 반드시 필요하며, 성공적인 거래종결을 위해 하루속히 재실사에 응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현산은 지난달 24일 금호산업 등에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통해 우리나라 항공산업 정상화와 국제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재차 표명하고, 인수상황 재점검 절차에 착수하기 위해 8월 중순부터 12주 동안 아시아나와 자회사들에 대한 재실사에 나설 것을 제안한 바 있다. 

현산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진정성 있는 재실사 제안은 계약금 반환을 위한 명분 쌓기로 매도됐고, 재실사 요구가 묵살된 채 29일 오전 계약해제 및 위약금 몰취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며 “재실사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하는 경우든, 국유화의 경우에도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산은 그동안 제기됐던 재실사 요청은 계약금을 반환받기 위한 구실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현산은 “계약금을 반환받기 위함이라면, 매도인측의 선행조건과 미충족과 진술 및 보장 위반 등을 계약위반으로 문제 삼아 계약 해제를 선언 후 반환절차를 밟아도 된다”라고 반박했다. 

금호산업 ‘진정성 있는 자세로 거래 종결을 위한 절차에 협조요청’

금호산업은 그동안 현산과의 인수합병에 대해 이렇다할 입장문을 내놓지 않았지만 이날 첫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번 입장문을 통해 금호산업은 “HDC현대산업개발이 거래종결을 회피하면서 그 책임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전가하고 있는 점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다”며 “진정성 있는 자세로 거래종결을 위한 절차에 협조해달라”고 전했다. 

또한 금호산업은 이번 입장문을 통해 현산이 제시한 재실사에 관한 사항들을 적극 반박했다. 

금호산업 측의 주장에 따르면 현산이 지난해 12월 27일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 체결 후, 대규모 인수위원회를 구성해 아시아나 항공 본사에 상주해왔고, 아시아나항공의 영업 및 재무상태, 자금수지를 비롯한 경영 전반에 걸친 모든 자료를 수개월간 검증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서도 ‘태스크포스팀(TF)’을 구성해 현산 ‘인수준비위원회’의 실사 검증 업무에 적극적으로 협조했고, 이에 따라 현산은 현재까지도 인수준비 위원회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아왔다고 설명했다. 

금호산업이 제시한 인수준비단 활동내역을 보면 인수조건 재협의 요청 직후부터 아시아나 항공 인수관련 경영현황파악 및 PMI(인수합병 후 통합하는 기업합병 방법)활동이 거의 중단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HDC가 아시아나항공의 진술과 보장위반사유로 지적하고 있는 대부분의 주제들은 아시아나항공 경영진이 HDC최고경영진 및 인수준비단에 대면보고를 통해 설명한 사항이다”라고 전했다. 

금호산업은 이후에도 현산측에 수차례에 걸쳐 구체적으로 재점검, 재혐의 내용을 요청했으나 현산이 무답으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입장문에서는 인수상황 재점검 요청 항목과 관련해 아시아나 항공 응대 내역을 일자별로 조목조목 증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금호산업은 “현산이 제기하고 있는 문제는 거래종결을 거부하거나 본건 거래계약을 해제할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며, 현산측이 본건 겨래종결을 위한 의무에 응하지 않는다면 자체책임을 면할수 없다”며 “다만,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의 경영을 위해 대응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기 위한 점검이라면 현산에 협조할 여지가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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