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vs 스가, 둘 중 한 명이 차기 총리로
물러나는 아베, 최장수 총리고 등극하고
어떤 총리가 와도 한일관계 개선은 쉽지 않아
일본 내 혐한 여론 잠재워야, 친한파 정치인 양성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뉴시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건강 악화를 이유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누가 총리가 되느냐에 따라 향후 한일관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누가 총리가 되든 한일관계는 아베 총리와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는 것이다. 핵심은 혐한 여론이다. 혐한 여론이 일본 내에 계속 만연하게 된다면 그 어떤 총리가 와도 사람만 바뀌었을 뿐 한일관계는 전혀 바뀌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건강 악화를 이유로 전격 사의를 표명하면서 일본 정가는 그야말로 누가 차기 총리가 되느냐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으로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와 고질적인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몰락하는 국가이다.

이런 이유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으면 일본은 계속 침몰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차기 총리가 누가 되느냐는 일본 국민에게는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됐다.

워낙 최장기 총리를 했기 때문에 후임을 생각하지 못했고, 내년 임기가 끝나도 재임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후임이 전혀 발굴되지 않았다.

여론은 이시바, 정치적으로는 스가

여론을 살펴보면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을 차기 총리로 일본 국민들은 꼽고 있다. 교도통신이 29일~30일 전국 유권자 1050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한 결과 이시바 전 간사장이 34.3%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14.3%), 3위는 13.6%의 지지를 얻은 고노 다로 방위상이 차지했다.

그 외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10.1%)과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7.5%)이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스가 장관을 꼽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적 호응이 높은 정치인이라고 해도 일본 정치 제도상으로는 총리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자민당에서 누구를 미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다. 아베 총리 후임이기 때문에 자민당으로서는 차기 총리로 이시바 전 간사장보다는 스가 장관을 선호하는 것이다.

하지만 주요 변수는 얼마든지 있다. 왜냐하면 코로나19 재확산이 일본 내에 강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국민들도 차기 총리에 바라는 것 중 하나가 코로나19 대응이다. 아베 총리가 워낙 코로나19 대응을 잘못함으로써 지지율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일본 국민의 꼽은 최우선 과제가 바로 코로나19 대응이다. 결국 핵심은 아베 총리와는 다른 코로나19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숙제를 차기 총리가 안고 있다.

또 다른 숙제는 바로 한일관계이다. 아베 총리가 지난해 7월 일본 부품소재 수출규제 등으로 촉발된 한일관계의 악화를 다시 되돌려야 한다. 이건 비단 한일관계 개선이 우리나라에 유리하기 때문은 아니고, 일본 산업계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서 필요하다.

쉽지 않은 한일관계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일본 부품소재 수출규제 등으로 인해 일본 반도체 부품소재 산업이 많이 위축됐다. 우리나라는 부품소재 다변화와 국산화로 오히려 수출규제 시점보다 더 나은 상황이 됐지만 일본은 반도체 부품소재 산업이 이대로 가면 고사 위기에 봉착할 것으로 예측된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좋지 않은 가운데 수출규제로 인해 반도체 부품소재 산업이 고사가 된다면 일본 경제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런 이유로 일본으로서도 한일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 다만 하루아침에 한일관계가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정치권은 내다보고 있다.

우선 외교 당국 간 만남이나 정상간의 만남이 그동안 있어왔지만 갈등의 실마리를 푸는 것에는 진전이 없었다. 이것이 차기 총리가 바뀐다고 해서 갑작스럽게 한일관계가 개선될리 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더욱이 2021년 10월 20일이 현 중의원 의원의 임기 만료이기 때문에 차기 총리는 1년짜리 총리이다. 1년짜리 총리가 갑작스럽게 한일관계를 개선시킬리 만무하다. 즉, 1년짜리 총리는 혁신형 총리이기 보다는 오히려 관리형 총리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약 스가 관방이 총리가 된다면 아베 버전 2가 되기 때문에 한일관계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혐한 여론 잠재워져야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혐한 여론이다. 일본 국민은 “한국은 반일로 일본을 괴롭히는 나라”라는 인식을 강하게 깔고 있다. 자신들은 사과를 했는데도 계속해서 사과를 하라는 것에 대해 분노한다는 일본 국민들도 많이 있다. 이에 혐한 시위가 일상화되고, 방송에서도 우리나라를 비난하는 것을 예능프로그램으로 할 정도로 혐한 여론이 강하다.

혐한 여론을 잠재우지 않는다면 한일관계는 개선될리 만무하다. 이런 혐한 여론은 아베 지지파로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즉, 아베 총리가 뒤로 물러난다고 해도 아베 버전 2가 총리가 되기 때문에 한일관계가 갑작스럽게 개선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혐한 여론을 잠재우고, 일본 국회에 친한파 국회의원들이 많이 포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런 이유로 장기적으로 친한파 정치인을 양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친한파 정치인을 많이 배출해서 국회를 장악하고 일본 행정부를 장악해야 한일관계가 개선된다는 이야기다. 이에 우리나라도 일본이 미국 정가에 친일파 정치인을 양성했던 것처럼 일본 정가 내 친한파 정치인을 양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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