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증 개선제 ‘마인트롤’ 제품 담당한 OTC마케팅부 손경철 PM
일시적 기분 변화 아닌 ‘질환’일 수 있지만…무기력증 인식 부족 장벽
한정된 유통 채널과 까다로운 제약법 준수는 의약품 마케팅만의 특징
제품 복용 후 증상 개선됐다는 후기 들을 때 마케팅 담당자로서 보람
평온한 녹색과 반음 올린 샵(#) 사용한 제품 패키지로 ‘심리케어’ 표현

히트 상품에는 수많은 이들의 보이지 않는 땀과 노력이 서려 있다. 세상에 없던 제품을 창조하는 개발자부터 소비자와의 접점 역할을 하는 마케터까지 하나의 제품에는 여러 직원들의 노고가 담기게 된다. <투데이신문>은 ‘Hit Makers’라는 코너를 통해 주목받는 제품과 콘텐츠 개발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정적으로 일하는 이들을 만나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하고 있다. 그 중 일반의약품(OTC) 시장에 특히 강세를 보이며 꾸준히 매출 신장을 이어가는 동국제약의 신제품 ‘마인트롤’과 관련한 마케팅 스토리를 공개한다. 

동국제약 OTC마케팅부 손경철 PM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동국제약은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친숙한 기업이다. ‘인사돌’을 필두로 ‘마데카솔’, ‘오라메디’, ‘훼라민큐’, ‘센시아’, ‘치센’, ‘판시딜’ 등은 모두 약국에서 한번쯤은 만나 본 ‘인기’ OTC(일반의약품) 제품이다.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최대 실적을 바라볼 정도로 각 분야에서 견조한 실적을 올리고 있는 동국제약은 신 시장 개척 분야에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연고 및 좌제 등 국소 요법이 주를 이루던 치질약 시장에서 지난 2017년 경구제 ‘치센캡슐’을 내놓으며 시장 자체를 확대했던 사례를 들 수 있다. 실제로 2017년 26% 남짓이었던 경구용 치질약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60%까지 상승했고, 치센은 치질약 시장 전체의 약 46%를 차지하게 됐다. 

동국제약은 이 같은 노하우를 살려 최근에는 무기력증 개선제 ‘마인트롤’을 통해 미개척 시장에 새롭게 도전장을 던졌다. 무기력증 증세는 현대인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세지만, 이를 일시적 증상으로 치부하고 방치하는 이들이 많은 점에 주목했다.

OTC마케팅부 손경철 PM은 바로 그 최전선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신제품 ‘마인트롤’ 마케팅을 담당하는 그는 해당 제품이 아직은 소비자 인식을 굳혀가는 단계라면서도 기존 동국제약의 노하우를 살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본지는 블루오션에 뛰어든 ‘마인트롤’ 마케팅 담당자 손경철 PM과의 인터뷰를 통해 제품 마케팅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Q. PM님이 동국제약에 입사하신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햇수로 16년째가 됩니다. 처음에는 ETC(전문의약품) 쪽 업무를 맡다가 2014년경 사업부가 분리되면서 OTC(일반의약품)사업부 쪽으로 이동하게 됐습니다. 의약품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ETC의 경우 의사의 진단과 처방을 통해 엄격히 관리돼야 하는 의약품이고, OTC는 경미한 증상에 대해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매 가능한 의약품입니다. 저는 ETC와 OTC 마케팅 모두 절반 정도씩 발을 담근 셈이 되네요.  

Q. 제약 마케팅에서의 PM(Product Manager) 역할은 무엇인가요. 

브랜드, 즉 제품에는 수명 주기라는 것이 있습니다. 도입과 성장, 성숙, 쇠퇴 순으로 이어지는데, 이 주기를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PM의 역할입니다. 좀 더 하위개념으로 말씀드리면 제품의 개발부터 생산, 판매 전 과정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Q. 마케팅 업무 외 개발 과정에도 참여하신다는 사실이 흥미로운데요.

물론 실질적 개발 업무는 담당 부서에서 맡게 됩니다. 다만 개발이라는 것이 여러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그 중 마케터는 시장 흐름에 대해 분석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제품을 발굴할 때는 미충족 수요(Unmet Needs), 증상자와 그 대안 유무 등 시장 상황에 대해 먼저 고려하게 됩니다.

마인트롤 제품사진 ⓒ투데이신문

Q. 현재 맡고 계신 ‘마인트롤’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유럽에서 개발된 식물성분이 함유된 무기력증 개선제인 마인트롤의 제품명은 마인드(Mind)와 컨트롤(Control)의 합성어입니다. 스스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절제하고 조절한다는 의미가 담겼어요. 체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의 분비 조절 작용을 통해 잠이 안 오고 의욕이 저하되는 무기력증은 물론 불안 및 우울증상 개선에 효과적인 제품입니다. ‘해피허브(Happy-herb)’로 알려진 세인트존스워트(St. John’s Wort, 성요한의 풀) 추출물이 함유됐으며 과학적인 임상연구를 통해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습니다. 

Q. 무기력증 개선제는 다소 생소한데 신제품으로 선정된 배경이 있나요.  

가장 큰 이유는 무기력증이 잠재력이 큰 미개척 시장, 즉 비어있는 시장에 속한다는 점이었어요.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무기력증은 유병률과 방치율이 높습니다. 방치율이 높은 이유는 아무래도 병원 방문에 장벽이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에는 조금 나아졌지만 아직도 정신건강의학과를 선뜻 방문하기 어려워하는 소비자가 많습니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가 인지하는 무기력증 관련 제품은 시장에 없는 상황이었기에 마인트롤을 신제품으로 선정하게 됐어요.

Q. 마인트롤이 특히 필요한 성별과 연령대가 따로 있을까요.

사실 무기력증은 연령과 성별에 상관없이 발생합니다. 25세 성인의 약 48% 경험했다는 설문 조사결과도 있구요. 특히 마인트롤은 남녀노소 12세 이상이라면 모두 복용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마인트롤 주요 타겟층은 40대 이상 중년 갱년기 남성인데요. 이는 무기력증 경험율이 높은데다 사회환경적 원인으로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고 방치율 또한 54%에 달하기 때문이에요. 특히 갱년기 남성은 무기력증 관리 방법으로 주로 운동이나 영양제 등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초기 관리를 놓치기가 쉽기 때문에 무기력증 활력 관리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알리고 있어요.

Q. 신시장의 신제품이니만큼 기존 마케팅과는 차별점이 있을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존 시장에서 후발 제품으로 출발하게 된다면 큰 차별점 없이 성분이나 제형, 가격 등에서 차별화를 하게 되는데요. 마인트롤처럼 신제품의 경우에는 통상 소비자 인식이 대중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비자 교육, 즉 질환과 증상에 대한 관리 필요성에 대한 홍보가 우선됩니다. 이후에는 약국으로의 저변 확대 및 약사 교육, 소비자 광고 및 홍보 등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동국제약 OTC마케팅부 손경철 PM ⓒ투데이신문

Q. 제품 마케팅에 있어 가장 중점적으로 피력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무기력증을 개선해주는 제품 특성상, 무겁고 심각한 용어를 지양하면서도 관심 유도가 가능한 영역으로 소비자를 끌어오고자 노력했습니다. 마인트롤이 불안 및 우울증상 개선에도 도움이 됨에도 불구하고 무기력증 개선제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불편함을 줄 수 있는 단어 대신 관심을 끌 수 있는 ‘무기력증’ 이라는 단어를 먼저 제시하고, 패키지 디자인 색상과 광고 등에도 신경을 써 편안함을 주고자 했습니다.

Q. 초록색에 샵(#,Sharp)이 박힌 제품 패키지 디자인이 눈길을 끄는데요.

편안한 심리상태에 도움이 되고자 케이스에 컬러테라피(Color therapy, 색깔 치료)를 적용해 봤습니다. 초록색은 심신을 평온하게 만들어준다고 합니다. 가운데 표기된 ‘샵’은 음악에서 음(Tone) 높이를 반음 올릴 것을 지시하는 기호입니다. 마인트롤 복용을 통한 무기력증 개선으로 삶의 질을 올려준다는 의미가 담겼습니다.

Q. 명화를 활용한 재미있는 광고도 눈길을 끄는데 어떤 취지로 계획하게 되셨나요.

고흐 명화는 증상에 대한 소비자 이해 및 공감을 위해 초기 신문광고 이미지에 활용됐었다가 이후 TV광고에서도 소재가 됐습니다. 처음부터 중년 남성이 나와 어두운 표정으로 고민을 말하게 되면 전체적 분위기가 다운될 수 있기 때문에 계획하게 됐습니다. 명화에서 사람의 대화로 전환되는 점에서 나름의 작은 반전도 있어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마케팅 작업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요.

패키지에 표기된 ‘샵’ 표기에 대한 일화가 있습니다. 제품 패키지 디자이너가 제품을 완성 후 회사 내에서 의견을 묻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 ‘샵’을 연령대 별로 다르게 불러서 흥미로웠던 기억이 있어요. 50대 이상에서는 ‘우물 정’, 30,40대에서는 ‘샵’, 그리고 20대 친구들은 해시태그(SNS 상에서 게시물의 분류와 검색을 용이하도록 만든 표기)라고 부르더라구요. 실제로 인스타그램에서 제품에 표기된 ‘샵’ 뒤에 ‘여보 힘내’ 라는 단어를 써서 남편에게 선물한 소비자 사례를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동국제약 OTC마케팅부 손경철 PMⓒ투데이신문

Q. 마케팅 PM으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요.

아무래도 의약품의 경우 식약처 허가사항 범위 내에서만 광고 및 홍보가 가능하고 광고 심의는 필수인 점이 있기에 마케팅 업무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온라인과 오프라인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을 가진 식품 등 타 품목에 비해 의약품은 약국이라는 단일 유통 채널 뿐이기에 더욱 그렇죠. 조금 식상한 이야기일수 있겠지만 이런 어려움 가운데서도 제품을 먹고 증상이 개선됐다는 후기를 들으면 가장 뿌듯합니다. 

Q. 코로나19 위기에도 깜짝 실적을 기록했는데 현재 성과는 만족스러운지.

그럼에도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TV광고 온에어 시점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자의 약국 방문이 감소해 예상한 성과를 내기 어렵게 됐습니다. 또 무기력증 질환은 비직관적인 증상인데다 증상자의 심리 문제에 대한 불인정 기재 또한 장벽이었습니다. 중장기적인 마케팅 활동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동국제약의 마케팅과 영업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시장을 잘 개척해나가겠다는 계획입니다.

Q. 향후 마인트롤의 목표 성과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는지요.

동국제약 OTC 분야에는 선전을 이어가며 안정적으로 매출을 뒷받침하고 있는 7대 브랜드가 있습니다. ‘인사돌’, ‘마데카솔’, ‘오라메디’, ‘훼라민큐’, ‘센시아’, ‘치센’, ‘판시딜’ 인데요. 이 계보를 이어 마인트롤이 OTC 8대 브랜드로서 자리 잡는 것이 현재 목표입니다.

Q. 마지막으로 소비자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의욕이 저하되고 불안감이 지속되면 무기력증일 수 있습니다. 무기력증은 일시적인 기분 변화가 아닌 원인 개선이 필요한 질환으로 적극적인 관리가 중요합니다.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많은 분들이 힘들고 지쳐있는 상황에서 보다 건강한 삶과 활력을 위해 심리케어가 필요하고 입증된 마인트롤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