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권 주자 목마름이 윤석열 현상으로
정치적 기반 없었던 안철수, 文대통령과 마찰
황교안 전철 밟을 가능성도, 콘텐츠 만들어야

윤석열 검찰총장 ⓒ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심상찮다. 10월까지만 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10%대 초반이었지만 국회 국정감사를 거치면서 20%대를 바라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와 함께 이제는 명실상부한 3자 구도로 재편됐다.

윤 총장은 검찰총장 퇴임 이후 국민에게 봉사할 기회를 찾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정치권에 입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제 윤 총장은 보수 야권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사실 윤석열 검찰총장을 키워준 것은 여권이다. 전 스타모빌리티 김봉현 회장이 옥중 입장문을 공개했고, 그에 따라 법무부 추미애 장관이 윤 총장 장모 사건까지 합해서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그리고 국회 국정감사에서 여권 의원들이 윤 총장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윤 총장은 반사이익을 얻었다. 야권에서는 차기 대권 주자가 탄생했다면서 환호를 했고, 그 환호는 이제 여론조사 지지율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윤 총장 지지율은 하루가 멀다 하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사실상 정치하겠다는 윤석열

현직 검찰총장이 차기 대권 주자로 불리면서 3자 구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왜냐하면 대개 현직 검찰총장은 ‘정권의 시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에 반기를 들면서 여권이 맹렬한 폭격을 가하고 있고, 야권은 윤 총장을 비호하고 있다.

이제 ‘윤석열=반(反)문재인’ 정서가 확실하게 굳혀지면서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윤 총장에게 보내는 환호는 엄청나다.

윤 총장이 反문재인 전선의 우두머리가 된 것은 사실상 야권이 그동안 차기 대권 주자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차기 대권 주자가 명확하게 보이지 않았다. 있더라도 2017년 대선에 출마했던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나 자유한국당을 이끌었던 황교안 전(前) 대표 정도다.

그러다 보니 차기 대권 주자에 목말랐던 보수 지지층이었다. 이런 보수 야권 지지층에 단비가 내렸는데 그것은 윤 총장이다. 사실 윤 총장이 처음 검찰총장 자리에 올랐을 때 기대를 많이 했던 진영이 집권 여당층이었다.

하지만 윤 총장이 집권 여당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판단하기 시작하면서 실망을 했고, 그에 따라 윤 총장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보수 야권 층으로부터 환호를 받기 시작한 것이다.

검찰 개혁 문제로 추미애와 충돌

지난해 7월 조국 전(前) 법무부 장관 때부터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법무부 장관 인사들과 충돌을 벌였다. 이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등 검찰개혁에 대한 저항이었다. 그러다 보니 법무부 추미애 장관과도 잦은 충돌이 이뤄졌고, 그런 충돌이 정치적 입지를 높이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이에 야권의 차기 대권 주자 반열에 오르게 되면서 윤 총장의 행보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윤 총장의 검찰총장 임기는 2021년 7월까지다. 윤 총장 자신은 임기를 채우겠다고 밝혔고, 검찰총장의 임기는 법적으로 보장받고 있기 때문에 윤 총장이 중도 사퇴를 하지 않은 이상 쫓아낼 수 없다. 따라서 2021년 7월까지 임기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

그 이후가 문제다. 만약 곧바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면 자칫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뒤를 따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안 대표가 지난 2012년 대선 출마를 선언했지만 아무런 기반을 갖고 있지 않았던 안 대표는 결국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마찰이 일어났고, 결국 후보직 사퇴까지 이어졌다.

안 대표가 후보직 사퇴까지 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정치적 기반이 약했기 때문이다. 윤 총장이 2021년 7월 임기를 마치자마자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고 해도 정치적 기반이 약하기 때문에 안 대표와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

황교안의 뒤는

또 다른 경우의 수는 황교안 전 대표와 같은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국민의힘에 들어가서 당 대표직을 역임하는 등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당 대표가 된다면 2022년 3월 10일 대선은 사실상 포기해야 한다.

따라서 당 대표직에 곧바로 자리를 앉는 것은 2022년 대선이 아닌 2027년 대선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윤 총장에게는 대선 출마도 쉬운 결정은 아니다. 무엇보다 가장 핵심은 윤 총장만의 콘텐츠를 만들어서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다.

2022년 대선에서는 반문 정서에 기대어 대선 출마가 가능하겠지만 정치적 기반이 약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도전이 된다.

따라서 장기적인 시각으로 대선에 도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윤 총장만의 색깔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많은 정치인들이 정치 입문 초기에는 상당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그 인기는 반짝인기가 될 수밖에 없었는데 그것은 자신만의 콘텐츠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2022년 대선보다는 2022년 지방선거부터 먼저 시작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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