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한 자당 후보 없는 국민의힘, 내년이 더 걱정
안철수의 광폭행보, 마치 야권 단일후보로 행동
고민 깊어지는 국민의힘, 안철수 경쟁 상대 발굴
내년 대선은 올해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 될 듯
윤석열, 견제? vs 경쟁? 고민되는 국민의 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로 우뚝 서자 국민의힘이 견제를 하기 시작했다. 당 지도부는 계속해서 안 대표에게 국민의힘으로 들어와서 기호 2번을 달 것을 요구했다. 급기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안 대표 없이도 승리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메시지가 아니라 국민의힘이 처한 현주소를 언급한 것이다. 안 대표에게 끌려 다니게 된다면 내년 대선도 끌려 다닐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실 국민의힘에게 있어 올해 4월 보궐선거도 중요하지만 내년 대선 역시 중요하다. 그래서 이번 보궐선거에서 주도권 싸움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선언 이후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또한 안 대표는 광폭 행보를 보이면서 여러 사람을 두루 만나고 돌아다니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마치 안 대표가 야권 단일 후보인 것처럼 행색을 하고 돌아다닌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아직 경선을 치른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고,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못 마땅한 모습이다.

기호 2번 달아야 한다는 국민의힘

국민의힘 지도부는 안 대표를 향해서 설사 야권 단일 후보가 된다고 해도 기호 2번을 달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대로 안 대표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된다면 기호 4번을 부여받기 때문에 국민의힘은 기호 2번을 달고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 대표는 그럴 생각은 없어 보인다. 만약 자신으로 야권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굳이 국민의힘으로 들어가서 기호 2번을 달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민의힘으로서는 더욱 초조한 상태다. 이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아예 단일화를 깰 각오를 하고 안 대표가 독자적인 후보로 나선다고 해도 삼자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물론 이것은 단일화 과정에서 표출되는 신경전이기도 하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한다면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안 대표와 별개로 독자적으로 후보를 낼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기호 2번의 후보가 배출되지 못한다면 그에 따른 정치적 후폭풍이 거세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공중분해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후보를 내지 못하는 정당으로 낙인 찍히게 된다면 그 당에서 활동할 정치인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당 지도부는 필사적이다. 필사적으로 후보를 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안 대표를 향해서 끊임없이 기호 2번으로 출마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안 대표 역시 콧방귀도 뀌지 않고 있다.

내년 대선이 더 걱정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내년 대선이 더 걱정이라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경우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의원이 신발끈을 메고 있다. 또한 오 전 시장이나 나 전 의원은 안 대표와의 경선에서 충분히 경선 경쟁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대선은 상황이 다르다. 현재 윤석열 검찰총장이 야권 후보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윤 총장은 정치에 뛰어들 생각이 있는지 명확하지도 않다. 물론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오는 7월 퇴임 이후 국민에게 봉사할 길을 찾아보겠다고 밝힘으로써 정치에 뛰어들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지만 7월 진짜로 정치에 뛰어들지는 미지수다. 또한 정치에 뛰어든다고 해도 야권 후보로 나설 것인지 여권 후보로 나설 것인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게다가 기호 2번으로 출마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즉, 윤 총장이 대선에 뛰어든다면 안 대표와 비슷한 길을 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가 광폭 행보를 보이는 동안 국민의힘에서는 오 전 시장과 나 전 의원이 충분히 몸을 풀고 있지만 윤 총장이 대선에 뛰어들 때 과연 국민의힘에서는 윤 총장과의 경쟁력을 갖춘 후보가 나타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윤 총장이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났고, 나머지 후보들은 한 자리 숫자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윤 총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면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은 그야말로 빛을 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고민 되는 국민의힘

이런 상황이 전개되면 국민의힘으로서는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자칫하면 야권 단일화 주도권을 올해는 안 대표에게, 내년에는 윤 총장에게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안 대표와 윤 총장의 상황은 비슷한 상황이다. 따라서 윤 총장도 안 대표와 비슷하게 국민의힘 외곽에서 끊임없이 흔드는 존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으로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경쟁을 해야 하는데 안 대표와 윤 총장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된다.

그렇게 될 경우 과연 안 대표와 윤 총장을 비판해야 할 것인지 아니면 야권 후보로 인정을 해주면서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만약 선거를 끝까지 끌고 가겠다면 삼자 대결이 되면서 국민의힘으로서는 어려운 경쟁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민주당은 자신의 영역을 확실하게 구축하고 있지만 국민의힘과 제3후보(안철수·윤석열)는 같은 보수층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즉, 같은 파이를 갖고 경쟁을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의힘으로서는 힘든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경쟁을 빨리 끝내지 않으면 공멸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주도권 다툼이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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