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라면의 재발견’ 한종수 작가
한국 사회 변곡점마다 등장한 라면
무궁무진한 변신, ‘글로벌 라면화’
한국적인 게 가장 세계적인 것 증명
식품을 넘어 문화로…영토 확장 中

‘라면의 재발견’ 저자 한종수 작가 ⓒ투데이신문
‘라면의 재발견’ 저자 한종수 작가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진선우 기자】 올 겨울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북극 한파가 전해지면서 유난히 찬바람이 많이 불고 매서운 추위가 이어졌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변덕스런 겨울철 날씨가 무색할 만큼 혹독한 추위가 지속되면서 따뜻한 국물 음식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 역시 많아졌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추운 겨울날, ‘간단함’과 ‘편안함’의 상징인 라면의 입지도 새롭게 확장되고 있다.

세계라면협회((World Instant Noodles Association, WINA)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작년 기준 한국의 1인당 라면 소비량은 연간 평균 75.1개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한 달에 평균 라면 6봉지 이상, 일주일에 한 번은 라면을 먹는셈이다. 이는 2위와 3위를 차지한 네팔(57.6개)과 베트남(56.9개)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한국인의 유별난 라면 사랑은 관련 업계에도 영감을 준다. 기업들은 이를 반영해 앞다퉈 새로운 라면을 끊임없이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 라면업계가 세계적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한국의 K라면 열풍은 식지 않고 세계인들로부터 뜨겁게 주목받고 있다. 또한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한 ‘집콕 문화’에 편승함과 동시에 쿡방·먹방이 인기를 끌면서 라면의 수요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문득 라면의 매력적인 냄새에 이끌려 한 젓가락 먹다보면 불현듯 누구나 드는 한 가지 궁금증이 있다. ‘과연 이 맛있는 라면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란 간단한 의문이다.

이 의문에 답을 제시하기 위해 한종수 작가는 도서 ‘라면의 재발견’을 집필했다. 한 작가는 라면을 ‘어디에서나 먹지만 어느 하나에 갇히지 않은 음식’이라 표현하며 라면에 담긴 사회·문화적 가치를 한 권의 책 속에 담아냈다.

이에 <투데이신문>은 지난달 25일 시청역 인근 카페에서 한종수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회의 요구에 부응했던 한국사회의 라면과, 그 라면이 이끌었던 삶의 변화를 추적해봤다.

Q. ‘라면의 재발견’ 책은 어떻게 출간하게 됐나요.

서점에 가면 라면과 관련된 책은 많은데 정작 라면의 역사를 다룬 책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라면이란 소재가 굉장히 평범한데 의외로 라면의 깊은 역사나 문화를 소개하는 책은 찾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요즘 미시사회에 관심도 많고 라면을 주제로 책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 ‘삼양원동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책을 집필하게 됐습니다.

책의 표지는 ‘삼양라면’의 봉지를 모티브로 해서 만들게 됐고, 책의 제목은 출판사에서 지었습니다만, ‘연대기’란 단어는 꼭 넣어달라고 얘기했습니다. 이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작고 흔한 이미지의 라면에 거창한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즉 언밸런스(Unbalance)함을 강조해 ‘라면’ 그 자체의 오랜 역사를 부각하고자 했습니다.

Q. 현재 대한민국의 ‘소울푸드’로 자리하고 있는 책의 소재인 라면과 관련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사실 특별한 기억은 없는데, 예전에 저 같은 경우엔 ‘라볶이’에 반한 적이 있었습니다. 대학 시절 안암동 근처에 ‘물구분식’이란 음식점이 있었는데 그곳의 라볶이가 참 맛있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자주 먹으러 갔고 졸업 후에도 한 달에 한 번은 꼭 갔던 것 같아요. 제가 88학번인데 그 당시 라볶이 가격이 1000원 남짓 됐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그 분식집이 없어졌는데 굉장히 아쉽습니다.

Q. 개인적으로 어떤 라면을 가장 좋아하시는지. 누군가에게 꼭 추천해야 한다면 어떤 라면을 가장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요즘에 저는 ‘삼양라면’, ‘맛있는 라면’, ‘신라면 건면’등을 즐겨 먹고 있습니다. 근데 신기한 점은 나이가 들수록 입맛이 변하더라고요. 어렸을 때는 ‘너구리’를 잘 못 먹었는데 나이가 드니까 ‘너구리’가 또 맛있더라고요.

책에도 언급한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팔리는 10대 라면’ 중 21세기 라면이 2010년도 이후에 출시한 ‘불닭볶음면’ 밖에 없더라고요. 나머지는 대부분 30~40년의 오랜 역사를 가진 라면이고요. 물론 맛이 다 똑같다고 할 순 없지만, 기본적으로 다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나이가 들면서 입맛이 조금씩 변하는데 그 맛의 공통된 교집합들이 있다 보니 10대 브랜드가 계속 유지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흔히 라면을 보면 스코빌 지수(SHU, 국제규격의 매운맛 측정지수)에 따라 매움의 정도가 달라지는데 저는 매운 라면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가끔 매운 라면이 싫어지면 덜 매운 다른 종류의 라면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Q. 책의 인용구 중 “You are what you eat(당신이 먹는 것이 바로 당신)”이란 독일 철학자 포이어바흐의 말이 무척 인상 깊었는데요. 음식 자체가 한 인간의 의식과 정서, 개인의 문화까지 함께 담고 있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작가님이 생각하는 라면이란 음식의 가치 혹은 철학을 함축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모든 사람은 다 똑같습니다. 의식주를 비롯해 일하고 쉬는 등 모든 행동 패턴이 동일합니다. 근데 개개인의 체력, 능력, 취향 등은 모두 다릅니다. 사람이란 존재는 ‘보편성’과 ‘특수성’을 한 몸에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편과 특수 사이에서 벗어나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 버리면 거의 실패를 하게 됩니다. 라면이란 것이 ‘편리성’, ‘맛’이란 기본 보편성을 가진 음식인데 그 라면에 특수성을 가미한 라면이 좋은 식품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철학이라 할 수 있지만 “라면은 성공한 음식이다”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어느 나라든지 그 나라 입맛에 따라 만들어 먹을 수 있기 때문이죠. 또 굳이 따로 스프를 개발하지 않더라도 기호에 맞게 먹을 수 있고요. 종합해보면 맛이고 조리법이고 무궁무진할 수 있는 식품이 바로 라면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전중윤 사장과 삼양식품 공장 ⓒ따비
전중윤 사장과 삼양식품 공장 ⓒ따비

Q. 한국 역사에서 라면이 의미 있게 등장했던 순간들이 다수 존재하는데, 이와 관련한 라면의 연대기를 소개해주신다면.

라면이란 식품은 누가 뭐라 해도 ‘산업화의 산물’입니다. 책에도 언급됐지만 우리나라는 60년대까지 원래 ‘식품’이란 말이 없었습니다. 삼양 역시 ‘삼양공업’이었고, 농심도 ‘롯데공업’으로 불렸습니다. 그 당시는 공업이란 단어가 하이테크놀로지(high technology)란 의미로 해석됐거든요.

그때는 대부분 주로 집에서 해먹는 것이 음식이었지 외식은 거의 드물었어요. 그러다 보니 ‘식품’이란 개념 자체가 없었습니다. 근데 그 개념을 만들게 된 결정적 계기가 바로 라면입니다. 우리나라의 어마어마한 식품 산업의 첫 시작이라 할 수 있죠.

게다가 저는 라면이 ‘민주화’에도 큰 공헌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그 당시 명동성당 동성회에도 라면 박스가 많이 들어오고 그랬거든요. 민주화에 참여했던 학생들을 포함해 노동자들도 라면이 없었다면 쉽게 일하지 못했을 겁니다.

한국 사회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는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이야기인데 그런 의미에서 라면은 그 둘을 잇는 매개체의 역할을 했던 음식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저는 라면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인물로는 86년 아시안게임의 ‘라면소녀’로 유명한 임춘애 선수와 함께 과거 용산역에서 라면을 끓여 먹었던 육영수 여사의 모습도 기억나네요. 사실 라면은 많이 먹으면 몸에 안 좋다는 인식 때문에 덜 먹을 뿐이지 라면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기에 지금도 여전히 회자되는 것 같습니다.

Q. ‘라면 종주국’이라 불리는 일본과 한국에서 가지는 라면의 의미가 서로 다를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선 일본의 라면은 우리나라의 자장면·짬뽕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큰 그릇에 제대로 우려낸 국물로 나오는 것이 일본의 라면인데 우리나라는 그런 라면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즉 우리나라의 라면은 인스턴트 라면이기에 일본의 라면과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경우 대한제국 당시 원두커피는 들어왔으나 극히 일부 계층만 원두커피를 즐길 수 있었고, 미군을 통해 믹스커피가 들어오면서 믹스커피가 대표적인 커피의 개념으로 자리했습니다.

이처럼 모든 음식은 타 국가로부터 처음 들어올 때 대중적인 형태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라면이 ‘서민음식’이란 상징성을 갖는 이유도 바로 이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을 사랑하는 일본 작가인 무라야마 도시오는 한국에서 판매하는 분식점 라면을 보고 처음에 충격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일본에선 분식점 라면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인스턴트 라면은 일반 라면에 비해 서자 개념으로 취급되거든요. 하지만 우리나라엔 그런 개념이 없잖아요. 그래서 같은 대상의 음식이라도 문화와 인식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맛의 경우도 일본 라면은 닭국수처럼 진하고 담백한 느낌의 라면이 대다수인 반면 우리나라 라면은 좀 더 매콤하고 독특한 맛의 라면이 많습니다. 

Q. 현대 사회에서 라면은 영화·예능·드라마 등 많은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소재로 활용되고 있는데요. 라면이 함축하고 있는 상징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라면은 ‘누구에게나 첫 요리’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상당수 사람에게는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는 요리가 라면밖에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 자체로 모든 것이 설명되지 않을까요? 그러다 보니 대한민국의 어느 영화에서나 라면은 편한 소재로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한 친구의 초등학교 동창이 부모님 모두를 여의게 됐어요. 그래서 반 친구들이 돈을 모아서 그 친구의 집에 갔는데 그 친구가 “밥(라면)이라도 먹고 가, 너희 없으면 나 혼자 먹어야 하잖아”라는 말을 했다고 하네요. 어떻게 그냥 갈 수가 있겠어요. 그 얘기를 들으면서 라면은 누구나 손님을 대접할 때 쉽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장례식장의 육개장이라고 볼 수 있죠.

또한 라면이 나오는 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내부자들>에서 배우 이병헌이 한 손으로 라면을 먹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라면을 한 손으로 먹잖아요. 그때 느꼈던 것이 ‘라면이 한 손으로도 요리가 되는구나’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일반 음식은 한 손으로 요리하기가 굉장히 힘든데 라면은 가능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뉴시스
ⓒ뉴시스

Q. 영화 기생충에서 소개됐던 짜파구리(짜파+너구리)와 함께 불닭볶음면이 큰 인기를 끌면서 전 세계적으로 K라면 열풍이 불고 있는데, 글로벌 라면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어떤 차별화와 도전이 필요할까요.

이 책의 공동저자인 김정현 교수님은 “아마 가장 치열한 시장이 음료시장과 라면시장이 아닐까”라고 이야기 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 신제품이 많이 나오는 시장이 드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은 우리나라 상표들을 보면 알파벳, 외래어 등 외국어가 굉장히 많이 사용되는데 영어 이름이 사용되는 라면 브랜드는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합성어인 ‘짜파게티’나 ‘짜짜로니’를 제외하면 영어로 된 브랜드를 찾기 쉽지 않을거에요. 그래서 이런 부분도 하나의 연구주제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의 말에 적절한 사례가 되는 것이 바로 라면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작가로서 저는 특정 단어를 다루고 가공하는 사람 중 한 명인데 우리말로 만들어진 라면이 세계적으로 많이 판매되는 모습은 좋은 현상인 것 같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말을 공부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더 늘고, 관심이 생겨 호기심에 먹어보는 사람도 있거든요. 어떤 맛의 라면일지 한글을 찾아보고 해석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 말이 알려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Q. 흔히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인식됐던 라면이 최근 소비트렌드가 변화하고 종류가 다양해짐에 따라 인스턴트 식품이 아닌 하나의 요리로 인정받고 있는데요. ‘라면의 요리화’에 대해 어떤 입장이신지 궁금합니다.

라면이 단순 식품이 아닌 요리가 된다는 점은 굉장히 좋은 현상이라 여겨지고, 책 뒤에도 라면 레시피들이 나오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대다수의 요리들이 오히려 ‘라면화’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비슷한 예로 부대찌개 전문으로 스프가 없는 면만 나오는 라면 브랜드가 있는데 저는 이처럼 각각의 요리 성격에 맞는 세분화된 라면이 개발될 것 같습니다. 즉 서양 요리, 동양 요리 등 국적별로 특정 음식에 맞춘 라면이 탄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Q. 라면은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조금 먼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3D 프린터가 물건을 만들잖아요. 저는 라면도 물건처럼 그렇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본인의 취향을 반영한 반죽을 3D 프린터에 넣어 본인만의 라면을 만들어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게 되면 라면회사들이 문을 닫을 수도 있겠지만 라면이란 음식은 지구가 없어지기 전까지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 라면에 대한 연구는 계속 이뤄지고 끊임없이 진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재해나 수해, 산불 등 위기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챙기는 것이 생수와 라면이잖아요. 그래서 라면의 진화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성장하는 산업 중 하나일 것입니다.

‘라면의 재발견’ 저자 한종수 작가 ⓒ투데이신문
‘라면의 재발견’ 저자 한종수 작가 ⓒ투데이신문

Q. ‘라면의 재발견’이란 책을 집필하면서 기억에 남거나 새로 알게 된 부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책을 집필하면서 식품 산업협회의 교수님들을 많이 만났는데 용어에 대해 말이 참 많았습니다. 푸드(Food)란 단어는 ‘음식’도 되고 ‘식품’으로도 해석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먹을 식(食)과 물건 물(物)자를 사용해 ‘식물’이란 말로도 사용될 뻔 했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식품이란 단어 자체가 생긴 지 오래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처음엔 ‘식품제조업협회’라고 불렀고 그 후 ‘식품산업협회’로 이름이 바뀌게 되는데, 초대 전중윤 회장이 만든 삼양식품은 회원 번호 1번이라고 하네요.

라면이 개발되기 전, 우리나라도 초반에 빵 산업을 시도해보려고 했습니다. 근데 입맛이나 정서적으로 빵이 주식이 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아 그 당시 빵 산업이 그렇게 성장하지는 못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라면을 ‘제2의 쌀’이라고 부르는데 빵을 ‘제2의 쌀’이라고는 인정하지 않더라고요. 빵과 라면 모두 밀가루가 주 원재료이기는 하나 보이지 않는 차이가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국물 문화’가 있기에 빵은 결코 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집필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책을 쓰면서 뿌듯했던 적을 소개하자면, ‘강남의 탄생’이란 책을 집필한 후 건축학과의 교수님들을 대상으로 이 책을 보여드린 적이 있었어요. 나중에 책을 읽고 오신 교수님 중 한 분이 “이렇게 좋은 소재가 있었는데 손을 안대고 있었네요”라고 웃으며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때 전문가로부터 인정받았다는 느낌이 들어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제 책이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많은 책 중 가능한 첫 번째 책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 로마와 관련된 이야기는 많지만 카르타고에 대한 이야기는 없더라고요. 이처럼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소재의 책 집필을 통해 그 분야가 개척됐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제가 쓴 주제를 시작으로 사회의 의미 있는 문제 제기가 됐으면 좋겠고, 그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특정 문제에 대해 다시금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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