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안금융경제연구소 김동환 소장
주식에 대한 편견 버리고 ‘경제 활동’으로 봐야
올해 주식 시장 ‘성동격서’…제조 강국 주목해야
전체 자산 비율 조정 ‘저평가 우량주’에 투자해야

지난해 우리 경제는 예상치 못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큰 타격을 받았다. 민간소비가 줄고 수출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누적된 사회 구조적 문제가 더욱 부각되는 등 다양한 요인으로 크게 요동쳤다. 부동산 시장은 이례적인 가격 폭등으로 불안감을 키우고 있고, 주식 시장에는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되며 새로운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지만 우리를 둘러싼 정세는 여전히 어수선하기만 하다.

각종 변수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2021년. <투데이신문>은 우리 삶의 질을 가를 수 있는 ‘부동산’과 ‘산업’, ‘금융’ 각 부문의 전문가 목소리를 통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해보고자 한다.

대안금융경제연구소 김동환 소장 ⓒ투데이신문
대안금융경제연구소 김동환 소장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이세미 기자】 “우수한 기업의 주식을 보유했다면 시간은 투자자의 편이다” - 피터 린치

윌스트리트의 주식 대가인 피터 린치의 말은 단순하게 들리는 듯하지만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어려운 말인지 실감할 것이다. 우수한 기업을 알아보는 안목과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기술, 이 두 가지가 결코 거저 얻어지는 것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주식투자 열풍이 거세지면서 많은 이들이 이 두 가지를 쟁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모인 커뮤니티 사이트만 봐도 투자에 각 입문한 초보부터 고수까지 주식을 공부하고 정보를 교환하느라 분주하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올린 주식 일지를 보고 있노라면 주식이란 ‘이론을 알아도 안 되고, 몰라서도 안 되는’ 정복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와도 같다. 그러나 이 와중에 어떤 이들은 승기를 잡으며 새로운 ‘성투(성공투자)’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으니 주식시장을 감히 함부로 예단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주식투자를 단순히 사회적 트렌드로 치부하기에도 복합적인 요인들이 다분하다. 특히 저금리·저성장·저물가의 시대에서 더 이상 물러날 곳 없는 서민들이 마지막 재테크 수단으로 ‘주식’을 선택했다는 점은 우리 사회에 많은 의미를 던진다.

주식이 대세로 떠오른 가운데 초보 주식 투자자들을 위해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방출하는 한 ‘스승님’이 있다. 구독자 121만명(2월 23일 기준)을 보유한 대표적인 경제 콘텐츠인 유튜브채널 ‘삼프로TV-경제의 신’의 대안금융경제연구소 김동환 소장이 그 주인공이다. 김 소장은 삼프로TV뿐만 아니라 도서 출판 및 다양한 방송 활동 등을 통해 주식에 대한 기초 강의부터 현 경제 시장에 대한 조언 및 진단을 아낌없이 제시하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본보가 만난 김동환 소장은 지난해 주식시장에 유입된 많은 개인 투자자들을 환영하면서도, 여전히 주식시장에 남아있는 불편한 시선과 잘못된 관행들에 대해 지적했다. 아울러 이제 주식을 단순히 사고 파는 행위라는 생각을 넘어 평생 좋은 기업과 동행한다는 마음으로 임해 다함께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달 7일 코스피 지수 종가 기준 첫 3000선 돌파를 알리는 한국거래소 전광판 ⓒ뉴시스
지난달 7일 코스피 지수 종가 기준 첫 3000선 돌파를 알리는 한국거래소 전광판 ⓒ뉴시스

부를 축적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 ‘주식’

Q.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을 평가한다면.

코로나19라는 큰 변화로 인해 경기가 굉장히 나빠졌고 증시도 폭락했는데 그런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정말 신기할 정도로 대거 유입됐다. 30년 가까이 주식시장에 있었지만 거의 처음 보는 광경이다. 심지어 이 열기가 올해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판단한다.

여기서 우리는 ‘왜 사람들이 주식을 선택했느냐’를 중요하게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먼저 너무 낮은 금리로 예금, 적금, 채권, 보험으로 더 이상 부를 증대시킬 수 없다는 강한 자각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감’이다. 주식 투자가 성행하기 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식을 펀드 매니저, 증권회사 직원, 외국인 기관 투자자들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디지털 콘텐츠 등이 광범위하게 많이 유통되면서 주식에 대한 좋은 정보들과 지식이 넘쳐 나고 있다. 그 결과 일반 개인들도 ‘주식을 사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본다.

또한 지난해 코로나19가 확대될 당시 국내 증시 하락이 발생했지만 우리에겐 IMF와 금융위기 때 겪은 학습효과 덕분에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과거 증시 하락장에도 좋은 주식은 수익이 나는 광경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다양한 요인들이 합쳐지면서 주식시장의 판이 바뀌게 된 상황이 됐다. 심지어 현재는 인류가 글로벌 팬데믹 상황을 타개할 가능성(백신)을 열면서 더욱 그 기대가 뜨거워지고 있지 않나. 코로나19에 대한 인류의 대응력이 주식시장에 또 다른 자신감으로 반영되면서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식시장이 경기는 좋지 않음에도 주식 붐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Q. 주식 열풍의 부작용으로 ‘빚투(빚 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서 투자)’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올바른 투자 방법과 당부할 점은 무엇인가.

구체적인 투자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조언을 하자면 주식투자를 너무 조급하게 안 했으면 한다. 조급해지면 실수가 나오기 쉽기 때문이다. 주식이 많이 올랐으니 지금 주식을 못 사면 영원히 못 산다는 조급함 때문에 투자 종목에 대해 확실한 검증이나 공부를 하지 않고 무조건 사람들을 따라 사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비교적 긴 내 경험에서 보면 주식은 계속 올라가는 것 같지만 또 어느 국면에서는 참혹할 만큼 빠지기도 한다. 지금 못 사서 안달 나게 되는 주식을 사면 갑자기 그 주식이 변심을 하는 경우도 있다. 

주식은 언제 사고파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주식을 사느냐가 중요하다. 어떤 경제적인 위기가 오더라도 본인이 버텨낼 수 있을 만큼 강한 자신감이 드는 주식. 다른 말로 ‘저평가 돼있는 우량주’라고 하는데, 가격에 비해 현재 가치가 저평가 되고 있는 좋은 주식을 사서 장기간에 걸쳐서 보유해야 한다. 그 회사에 동업한다는 마음으로 장기투자하기를 권하고 싶다.

주식에서 손실이 난 분들이 경계해야 될 두 가지 자세가 있다. 한 가지는 방치하는 것이다. ‘나는 주식하고 연이 없나 보다’ 하고 투자를 해놓고 방치를 하는데 이를 두고 흔히 ‘비자발적 장기투자’라고 재밌게 말하기도 한다. 이런 자세는 좋지 않다. 주식은 손실이나 이익이 나도 항상 관심을 둬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투자한 회사의 경영활동이 어떻게 진행되고, 그 회사의 이익이 증가하는지 감소했는지, 회사의 경영자가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탐구하며 관심을 줘야 한다. 이것은 하루 종일 호가 창을 바라보는 것과 다른 의미다. 

그 다음으로는 재산 손실로 인해 크게 상심해서 가지고 있는 주식을 다 팔아치우는 등 ‘다시는 주식을 안 하겠다’라는 생각으로 행동하는 자세다. 이는 주식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행동이다. 주식은 한 번 사고팔아서 큰돈을 버는 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손해 봤다고 바로 손절하는 태도는 버리는 게 좋다. 좋은 주식을 사서 자산 중 일부를 떼어 비율 조정하면서 투자하는 게 좋고, 경제 활동을 할 때까지 혹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주식을 한다고 생각하고 인내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손해를 보거나 이익을 볼 때 언제나 전체 자산에서 어느 정도의 비율이 주식에 투자됐는지 봐야 한다. 그렇게 접근하면 주식이 조금 덜 위험해 보이고 덜 조급해진다.

Q. 짐 로저스 등 많은 전문가들이 ‘한국 증시는 최고점으로 끝을 향해 가고 있다’라고 하던데 우려할 만한 상황인가.

참고만 하라. ‘(주가가)언젠가는 빠질 것이다’라는 얘기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그의 말처럼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굉장한 과열이다. 여러 가지 얘기들을 들어보고, 본인이 생각하는 바와 맞는 얘기를 취사선택하되 유명인의 말에 너무 휘둘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의도 증권가 ⓒ뉴시스
여의도 증권가 ⓒ뉴시스

주식≠투기, 잘못된 관행과 편견 여전해

Q.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 존재하는 문제점은 무엇인가.

우선 국민들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주식투자에 대한 인식이 별로 좋지 않음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상황들에 대해 말하고 싶다. ‘주식하면 패가망신한다’라는 말이나, ‘주식으로 번 돈은 불로소득’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한 가지 예로,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를 보면 재산 검증할 때 주식이 의외로 많을 경우 그 내용이 기사화 된다. 청문회에서도 ‘왜 주식이 많냐’라고 묻기도 한다. 더 재밌는 건 그 와중에 ‘주식을 하려면 삼성전자 우량주를 하지 왜 코스닥을 하냐’라는 질책을 한다는 것이다. 마치 코미디 프로그램 같다. 그 공직자가 직무수행 중 불법행위를 하지 않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본인의 재테크를 했음에도 단순히 주식이 많다는 것에 대해 핀잔을 주는 사회문화가 팽배하다.

사실 역사를 따져보면 과거의 정부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정치자금을 많이 만들면서 오히려 시장을 혼탁하게 만드는 주범이었을 때가 있었다. 이렇게 좋지 않은 추억들이 유전되면서 ‘주식은 위험하다’, ‘예측 불가하다’, ‘멀리해야 된다’, ‘재테크는 부동산이나 예금에 해야 한다’라는 강한 신호 같은 게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 등은 오히려 주식을 장려하는데 우리나라는 왜 주식을 사는 것을 두려워 하나.

주식은 기업에 투자하는 행위다. 기업은 그 투자금을 받아서 고용을 창출하고 고용을 창출하면 그 소득이 늘면서 다시 투자로 이어지고 그런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활동이란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오로지 주식투자를 사고팔고, 이익이나 손실 내는 것으로 생각하니까 위와 같은 편견이 생기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주식은 중요한 경제활동이다. 다행히 지난해부터 주식에 대한 인식 변화가 생기고 있는데 정부나 관련 부처도 이런 좋은 계기를 발판 삼아 주식투자를 잘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제도를 정비하고 보완했으면 좋겠다.

Q. 주식 거래 과정에서 부여되는 양도세 등 과세제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현재 양도세나 세금 문제는 정부가 시장에서 요구하는 대로 상당부분 받아들여 개선돼 추가로 크게 요구할 만한 것은 없다.  

다만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행위를 정부가 불로소득이라고 판단하고 과세를 하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하고 싶다. 이는 주식시장에 더 많은 특혜를 달라는 요구가 아니라, 주식투자를 함으로써 기업에 이익이 창출되고 경제가 활성화되는 좋은 영향을 인정하고 정부도 이같은 건전한 투자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을 했으면 하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여전히 대거 유입되고 있는데 투자자들의 성향이나 트렌드를 정부가 따라가지 못한다면 경제성장의 큰 기회를 놓칠 수 있다.

내가 말한 불로소득은 일단 노동을 통한 노동 소득이냐, 불로소득이냐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다. 주식 투자가 그만큼 중요한 경제행위를 통해 발생하는 소득이라는 것을 더 강조하고 싶다. 보통 불로소득이라고 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투기로 발생하는 수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주식투자가 굉장히 중요한 경제활동이라고 본다. 주식투자는 주식을 사고파는 행위이기도 하지만 큰 의미에서 보면 기업과 동업하는 것이다. 기업의 자본을 만들어주니까 말이다. 이 행위를 통해 발생하는 배당금과 자본차익은 값진 소득이다. 돈을 번 사람도, 잃은 사람도 그것을 지켜보는 정책가들도 이 모든 행위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불필요한 규제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본다.

개인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협회에서 운행을 시작한 공매도 폐지 홍보 버스 ⓒ뉴시스
개인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협회에서 운행을 시작한 공매도 폐지 홍보 버스 ⓒ뉴시스

Q. 현재 가장 큰 이슈는 ‘공매도 폐지’ 여부다. 어떻게 생각하나.

공매도 제도가 불필요해 보일 때도 있지만 한편에선 공매도 제도가 없으면 주식시장에 버블이 만들어진다고 우려하는 사람도 있다. 그 논점은 각각 일리가 있다. 다만 내가 더 주목해서 보는 것은 공매도의 필요 여부에 대한 것보다 우리나라 공매도 제도가 불공평하다는 점이다.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불리는 문제 말이다.

우리나라 공매도 거래대금의 개인 비중은 1% 정도다. 공매도가 개인에게 불편하게 돼 있으니까 1% 정도지 않겠나. 그동안 개인이 일부러 ‘나 공매도 절대 안 해!’ 이런 상황은 아니었다. 개인에게도 공매도 시장으로의 접근성이나 형평성 등애 대한 문제를 개선하고 마련해 줘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개인이 공매도하면 리스크가 크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투자자인 본인 스스로가 책임져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투자자들의 수준이 굉장히 높아지고 있는 점도 놓쳐선 안되는 포인트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공매도 개시 전 절차를 통해 단계적으로 열어야 할 것이다. 다만 기관투자자나 외국인 투자자들을 위해 너무 불평등하게 해놓은 제도를 빨리 정비하고 실시하는 게 좋을 것 같다.

Q. 만약 공매도가 부활할 경우 국내 증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공매도 부활로 주가가 폭락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더러 있는 것 같다. 근데 사실은 주가를 결정하는 것은 공매도도 있지만 경제의 방향성과 그 증권시장에 있는 기업들의 실적이 더 중요하다. 기업의 실적이 좋으면 주가는 올라가게 돼 있다. 다만 공매도가 제도 정비 없이 열리게 되면 중·소형주 중에서 이유 없이 공매도 세력에 의해 가격 자체가 왜곡되는 것들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 주식을 갖고 있는 분들을 억울할 수 있다. 자신은 잘 모르는 정보나 수급에 의해서 주가가 늘어나 있거나 빠져있는 상황이 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본질적으로 공매도 제도가 주가에 아주 좋은 영향을 주는 존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매도 때문에 주가가 폭락할 것이다’라는 것도 좀 과한 우려로 보인다. 공매도 대상이 될 만한, 즉 공매도의 타깃이 될 만한 주식투자는 조심하는 게 좋다. 타깃은 본질가치에 비해서 버블이 형성돼 있는 그런 주식일 것이다. 실적은 안 좋은데 주가가 계속 높아지는 종목들은 피해야 한다. 다만 가치에 비해서 가격이 훨씬 더 싸져있는 주식은 괜찮다. 오히려 저평가 된 좋은 주식들은 공매도 시장이 열리면 훨씬 더 매력이 커지게 된다. 원론적인 예기지만 저평가된 우량주에 투자하는 것이 공매도 제도가 열렸을 때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다. 이건 언제나 사실이다.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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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식시장은 ‘성동격서’의 해

Q. 코로나19로 인해 작년에 주식시장이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종식 이후엔 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보는가.

어떤 사람들은 종식 이후에 주가가 빠질 거라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코로나19가 인류에서 떠날 무렵이 되면 굉장한 주가 차별화가 일어날 것이다. 현재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보조금을 주는 등 돈을 풀고 있다. 이건 누구의 잘못도 아닌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국민을 살려야 하기 때문에 주는 돈이다. 그런데 이제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면 정부의 지원금이나 시중에 풀려있는 돈의 힘으로 버텨냈던 상황이 없어지게 된다. 

그때는 재무구조가 엉터리거나 비즈니스 모델이 깨져있거나 구조조정을 제대로 못한 기업들은 훨씬 힘들어질 것이다. 반면 그동안 튼실하게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재무적으로도 안정적인 회사라면 이 회사들이 훨씬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현재는 좋은 회사와 나쁜 회사가 같이 흘러가고 있다면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는 정말 좋은 회사가 어디인지 확연하게 드러난다는 뜻이다.

바닷가에서 수영을 하고 있는데 썰물이 돼서 물이 빠지면 누가 옷을 제대로 갖춰 입고 수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지금은 물(유동성)이 다 차있기 때문에 누가 제대로 옷을 입고 수영하고 있는지 잘 모른다. 물이 빠져버리면 그것을 알아채는 시기가 분명히 올 것이다. 그럼 좋은 기업의 주가는 올라가고, 안 좋고 위험한 기업의 주가는 빠지는 등 주가 차별화가 일어나게 될 것으로 본다. 

Q. 코로나19 종식 이후 가장 주목해야 될 부분은 무엇인가.

올해는 아무래도 백신이 풀리면서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았던 반도체나 자동차, 철강 등 동행하는 경기 관련 주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현재 우리나라는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움직임으로, 유럽은 예전부터 진행됐고 미국의 경우 바이든 정부가 들어와서 친환경 정책을 과감하게 시행한다고 선포했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에너지 전환, 생산과정에서의 친환경 소재 등 기후에 관한 인프라와 이런 것들에 대한 투자는 전 세계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거기에 들어가는 핵심적인 부품 소재 장비나 완제품을 만드는 회사들에 대한 투자에 대해선 장기적으로 우호적일 것으로 보인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Q. 올해 주식시장은 어떤 분위기일 것 같나.

성동격서(聲東擊西)의 해라고 말하고 싶다. 성동격서란 동쪽에서 소란을 피운 다음 서쪽을 공격한다는 뜻으로, 주된 목표의 반대쪽을 먼저 치는 공격 전술을 이르는 사자성어다. 올해는 아주 소란스럽거나 왁자지껄한곳 보다는 조금 덜 주목받는 것을 보라고 말하고 싶다. 아마 많은 투자자들이 어디가 왁자지껄하고 소란스러운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으로 따지면 미국이 제일 소란스럽고, 산업은 ‘언택트’라고 표현하는 플랫폼 기업, 전기차 기업들이 소란스럽다. 거기엔 이미 많은 투자자들이 몰려있다는 뜻으로 가치에 비해 가격이 올라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나는 아시아의 제조업 강국인 한국, 중국, 대만에 주목하라고 말하고 싶다. 

지난 1년 동안 글로벌 팬데믹 상황에서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나라들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다. 이 선진국들은 서비스산업이 가장 발달한 나라들인데, 이제 서비스 산업은 시들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나라들에서 셧다운이 오랫동안 지속되다 보니 그나마 있던 제조업 기반도 상당히 많이 와해돼 있는 상황이다. 동시에 창고에 쌓아둔 제고들이 많이 소진됐다. 선진국들 사이에서 창고에 소진된 제고들을 다시 쌓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 결과 글로벌 제조 강국인 나라들의 주가가 크게 오를 것으로 본다. 실제 앞서 말한 한국, 중국, 대만 이 나라들은 최근 들어 주가가 더욱 오르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투자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젊은 세대가 주식시장에 들어와서 새롭게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거듭 말하지만 주식투자는 샀다 팔았다만 계속 반복하며 단기 차익을 내는 일회적인 행위가 아니다. 평생 좋은 기업에 동업한다는 마음으로 비중을 조절하고 평생 같이 가는 친구, 반려자라고 생각하고 대해야 한다.

우스갯소리로 정말로 주식을 사랑한다면 수익이 나는데 ‘주식을 이용해 먹어야겠다’라고 생각하면 주식이 이것을 듣고 있다가 떨어뜨린다는 말이 있다. 그러니 주식을 내 재테크의 평생 반려자라고 생각하고 긴 안목으로 투자했으면 좋겠다. 젊은 세대가 너무 급하게 영끌, 빚투 등을 하면서 무리한 투자를 한다면 꼭 탈이 나는 것을 명심하라. 천천히 시작해도 기회는 반복되며 좋은 주식은 언제든지 있으니 조바심 내지 말고 충분히 공부하고 준비해서 시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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