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아직도 대북 전략을 제대로 세우지 않은 가운데 곧 대북 전략에 대해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트럼프식 대북 접근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이는 대북 강경책으로 선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여러 곳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강경책을 구사할 것이라는 징조는 나타나고 있다. 우리 여당 의원들을 향해서 “환상 갖지 말라”고 일갈한 것도 이런 일환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트럼프 행정부처럼 즉흥적이면서 다소 유화적인 정책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 우리 정부다.

하지만 오바마 시대로 돌아가지도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즉, 트럼프 행정부보다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서겠지만 오바마 행정부와 같이 대북 초강경 노선을 유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다.

하지만 아직 정권 초기이기 때문에 대북 기조를 완성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곧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식 대북 접근 안돼

바이든 행정부 관료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트럼프 행정부식의 대북 접근은 안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즉흥적이면서도 파격적인 대북 접근을 하면서 오히려 예측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측 불확실성은 결국 한반도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고, 비핵화에 대해 별다른 진전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악수하는 사진을 촬영한 것 이외에 별다른 결실을 얻지 못했다는 점을 최대 부각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이 김 위원장을 악수만 하기 위해 만나지는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완전히 다른 대북 정책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 대북 정책은 오바마 행정부로 회귀하지 않지만 대북 강경 노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북 강경 정책이 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과 미국의 하원의원들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온택트 간담회를 열고 대북 문제에 대해 논의를 했다.

이 자리에서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대북 정책에 있어서는 팩트에 집중해야지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우리 여당 의원들을 향해서 말했다.

대북 정책 환상 갖지 말라

미국 주요 인사가 우리 여당 의원들을 향해서 대북 정책에 환상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지적한 것은 사실상 트럼프 전 대통령식의 대북 접근법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운 접근법을 내놓을 것인데 그것은 대북 강경 노선이 될 것이라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유엔본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대해 세계 평화와 안전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하면서 대북 문제에 있어 동맹국들과 함께 북한 비핵화를 계속 압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주유엔 미국 대사가 대북 문제에 대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이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게 만든다.

즉,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비핵화 문제 등에 대해서 보다 강경한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물론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이 김 위원장을 만나 악수를 하는 등의 행동을 보이고 싶지만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다소 완화한 그런 대북 강경 정책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선택, 그리고 우리 정부의 고민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강경책을 구사한다면 아마도 북한으로서는 크게 반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CNN은 북한이 핵무기 보관장소로 보이는 지하 시설 입구에 은폐용으로 추정되는 구조물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이는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강경책을 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으로서는 미국과 더 이상 대화가 안된다고 판단되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때에는 미국 본토에만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면 도발로 규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에 대해서도 도발로 간주하고 강력 규탄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그렇게 되면 우리 정부로서도 상당히 골치 아픈 상황이 전개될 수밖에 없다. 우리 정부는 계속해서 북미 대화가 순조롭게 이뤄지기를 간절히 바라겠지만 현실에서는 북미 대화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반도는 바이든 행정부를 맞이해 점차 얼어가는 분위기다. 봄이 왔지만 봄이 아닌 상황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