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절한 문구로 광고되고 있는 칭따오 논알콜릭 ⓒ제보자 제공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소량의 알콜이 포함된 칭따오 비알콜 맥주가 마시고 운전해도 문제가 없다는 식의 부적절한 광고문구로 홍보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칭따오 측에서는 사측의 광고가 아닌 식당 측의 과실로 설명했지만, 동일 제품의 자사 체험단 후기에서도 ‘무알콜’이라는 단어가 발견되는 등 소비자 혼란을 방치했다는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10일 제보자 A씨에 따르면 최근 한 프랜차이즈 식당에 방문해 메뉴를 보던 중 비알콜 제품인 ‘칭따오 논알콜릭’ 제품에 대해 ‘운전하시는 아빠 엄마! 이젠 걱정 뚝!!’이라는 문구가 포함된 POP 광고를 목격했다.

칭따오 논알콜릭 제품은 소량의 알콜이 포함된 비알콜 제품이기에 임산부나 운전자에게 권장하기 어려운 제품이다. 그러나 해당 제품은 마치 무알콜 제품인 양 오해할 법한 문구와 함께 버젓이 음식점 식탁에서 노출됐다. 

A씨는 “동석한 일행이 해당 광고를 보더니 무알콜 맥주니까 운전해도 된다고 하는 것 아니겠냐며 마셔보겠다고 주장해 곤란했다”며 “알콜이 소량이지만 엄연히 들어있는데도 이런 광고를 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맥주병 앞을 자세히 본 후에야 0.05% 알콜이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무알콜, 비알콜에 대해 관심 있게 보고 구분할 수 있어 다행이지 이를 모르는 소비자들은 소량이지만 알콜을 섭취하는 거 아닌가. 음주운전에 대해 엄격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업체의 무책임한 광고가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무알콜 맥주에 대한 소비자 오인 위험성은 지난 2015년부터 제기됐다. 그해 국정 감사에서 모호한 표현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무알콜’ 표기에 대해 식약처는 알콜이 전혀 없는 ‘무알콜’과 소량 함유된 ‘비알콜’로 세분하기로 했다. 

아울러 알콜이 소량 함유돼 있는데도 ‘무알콜’로 표기하는 등 식품 분류를 오인하게 만드는 광고에 대해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무알콜’과 ‘비알콜’ 음료는 모호한 광고문구 등으로 소비자의 혼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와 관련 칭따오맥주를 수입‧유통하는 비어케이 측은 해당 광고가 식당에서 자체적으로 제작된 것으로, 본사와의 협의가 없이 진행된 건이라며 선을 그었다.

비어케이 관계자는 “상세 내용 확인 결과 해당 POP 광고는 음식점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한 문구와 디자인의 POP이며 로고 또한 현재 사용하는 것과 다르다”며 “해당 업장에서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생긴 오류이며, 향후 정확한 정보전달과 함께 잘못된 정보는 즉시 수정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제품이 ‘무알콜’ 맥주로 오인 받은 것은 비단 이번 사례뿐이 아니다. 현재 네이버쇼핑이나 쿠팡에 ‘칭따오 무알콜’을 검색하면 수십 건에서 수백 건의 판매처가 검색되는 상황이다. 심지어 칭따오로부터 제품 지원을 받아 체험 후기를 작성한 블로그에서도 ‘무알콜’이라는 표현이 발견됐다. 

이에 비어케이 관계자는 “블로거 등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체험단 콘텐츠는 칭따오 논알콜릭 런칭 초반 당시 무알콜 맥주에 대한 일반적 기준에 따라 ‘무알콜’, ‘비알콜’ ‘논알콜릭’ 등의 용어가 혼재 사용됐다”면서도 “그 이후 무알콜과 비알콜 구분에 대한 이슈에 공감하고 엄격하게 관리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칭따오 논알콜릭은 0.05%의 소량의 알코올을 함유하고 있는 비알콜맥주로서, 앞으로 소비자들이 정보를 혼돈, 오인하는 일이 없도록 제품 외의 광고물 등의 검수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칭따오 논알콜릭 광고 내용에는 잘못된 내용이 표기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소비자가 칭따오 블로그 체험기와 음식점 식탁 등에서 직접 접하는 정보가 심각한 오인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은 우려로 남는다.

소비자시민모임 이수현 실장은 “소비자들은 식당에서 성분보다는 광고문구 등에 주목하게 되기에, 칭따오 측에서 모니터링에 더욱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잘못된 문구를 사용한 식당 또한 칭따오 입장에서는 소비자이기에, 무알콜과 비알콜에 대해 오인하지 않도록 좀 더 적극적이고 정확한 정보전달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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