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신춘호 회장 ⓒ농심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농심 창업주인 율촌(栗村) 신춘호 회장이 향년 92세로 영면에 들었다. 

27일 농심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 오전 3시 38분 지병으로 별세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이며, 발인은 오는 30일 오전 5시다.

1930년 12월 1일 울산에서 태어나 1965년 농심을 창업한 신 회장은 56년간 농심을 이끌며 신라면과 짜파게티, 새우깡 등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제품을 개발했다.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는 광고 문구로 익숙한 ‘농심라면’(1975년)을 시작으로 현재 국내 라면 시장에서 점유율 1, 2위를 달리는 ‘신라면’(1986년)과 ‘짜파게티’(1984년) 등 인기 라면 제품을 연이어 내놨다.

1985년 이래 국내 라면 사업에서 36년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농심의 지난해 라면 매출은 2조868억원이며, 이중 신라면 수출액은 4400억원을 넘겼다.

고인은 라면 이외에도 1971년 우리나라 최초의 스낵인 ‘새우깡’을 개발했다. 새우깡은 1995년 ‘오징어 먹물 새우깡’부터 ‘코코아 새우깡’(1996년), ‘매운 새우깡’(2000년), ‘쌀 새우깡’(2004년) 등 반세기 동안 다양한 모습으로 소비자를 만나 왔다.

고인은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이다. 일본에서 활동하던 신격호 회장을 대신해 국내 롯데를 이끌었지만 1965년 말 라면 사업 추진을 놓고 형과 갈등을 겪은 끝에 독립 그룹을 세웠다. 아울러 라면 업체인 롯데공업의 사명을 1978년 농심으로 변경하면서 롯데와는 완전히 결별했다.

앞서 고인은 별세 이틀 전인 지난 25일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되지 않으면서 경영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난 상태였다.

차기 회장으로는 고인의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총에서 사내 이사로 선임됐던 신 부회장은 1997년 농심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데 이어 2000년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사실상 농심 경영을 도맡아 왔다.

신 부회장은 농심의 최대주주인 농심홀딩스의 최대주주로서, 지난해 9월 말 기준 신 부회장의 농심홀딩스 지분은 42.92%다. 

한편 농심에서는 신 회장의 세 아들인 신동원 부회장과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을 중심으로 승계 작업이 진행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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