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며칠 전 인터넷에서 값비싼 원피스를 주문했습니다. A씨가 회사에 있을 때 택배 기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아파트 1층의 경비실에 물건을 맡겨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택배기사는 경비실에 물건을 맡기고 경비일지에 그 사실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A씨가 퇴근 후 경비실에 방문해보니 원피스를 담은 택배박스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코로나의 장기화로 택배거래가 더욱 활발해지며 무인택배함이 없는 경우에는 집 대문 앞에 택배를 두고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집을 비운 상태에서 택배가 도착해 후에 찾아봤는데 분실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 누구에게 책임 있는 것인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얼마나 배상받을 수 있는지, 얼마나 걸리는지 등 알기 어려운 답답한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Q. 경비실에 맡겨달라고 부탁했는데 택배를 분실한 경우, 누구에게 책임이 있나요?
이 경우 분실책임은 본인에게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택배이용에 있어서 먼저 물품 판매업체는 구매자에게 물품이 도달하도록 하는 운송계약을 택배업체와 체결합니다. 그리고 택배업체는 물품을 구매자의 손에 전달하는 것으로 계약의 이행을 완료하게 됩니다. 하지만 처음 지정한 배송 목적지에 있지 못해서 택배기사를 통해 경비원이 물품을 수령하는 것을 용인했다면 이것으로 판매 업체와 택배업체의 의무는 다한 것이 됩니다.
그리고 지난 2017년 9월부터 개정된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경비원의 업무는 시설의 방범·화재 등 위험 방지에 한정되기 때문에 택배가 분실되더라도 경비원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즉, 경비사무소가 경비업체와 별도의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택배가 분실되더라도 경비원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다는 것이죠. 택배기사가 먼저 고객에게 경비실에 둬도 되는지 묻고 수령인이 이에 동의한 경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Q. 만약 택배 기사가 수령인의 동의 없이 문 앞에 물건을 둬 물건이 분실되었다면?
이 때에는 택배기사가 자신의 의무를 이행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택배회사를 상대로 분실에 대한 배상 책임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택배 표준약관은 대면배송이 원칙이기에 택배업자는 수령인에게 직접 물건을 전달해야만 합니다.
만약 제3자가 대신 받아줬다면 이 사실을 수령인에게 알려야 하며, 집에 아무도 없으면 택배를 전해주려는 일시, 택배회사 명칭, 전화번호 등이 적힌 '부재중 방문표'을 집 문에 게재한 후 물건은 택배사업소에 보관해야 합니다. 만약 동의 수령인의 동의 없이 방문표를 작성하지 않고 물건을 문 앞에 두고간 후 택배 분실됐다면 이에 따른 분실책임은 택배기사에게 있습니다.
택배기사의 책임이 있는 경우에는 택배회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손해배상금은 운송장에 기재된 운송물의 가액을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만약 운송장에 운송물의 가액을 기재하지 않은 경우에는 손해배상한도액인 50만원을 배상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혹시 모를 택배분실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운송장에 운송물의 종류, 수량 및 가액을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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