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근 지음│356쪽│148*213mm│1만9500원│나남출판

ⓒ나남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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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류(激流)였다, 지난 4년은. 문재인 정권은 그 정권교체를 ‘촛불혁명’으로 명명했다. … 대통령과 정권 실세는 아직도 촛불정신을 시시때때로 내세우지만 4년이 흐른 이 시점에서 그 장 대한 이미지는 촛농처럼 녹아내렸고, 마음의 울림도 잔불처럼 사그라들었다. 기대보다 우려가, 희망보다 좌절이, 환성보다 비난이 커진  것이다"

【투데이신문 박세진 기자】  신간 <정의보다 더 소중한 것>은 한국의 대표적인 사회학자이자 칼럼니스트인 송호근 교수의 문재인 정권 4년에 대한 종합 진단서이다. 박근혜 탄핵 시기에서 최근까지 중앙일보에 게재한 칼럼을 저본으로 하고 있지만, 수십 편의 글을 주제와 논리 흐름에 맞춰 대폭 손질해 하나의 일관된 스토리를 만들어 냈다.

언론에 기고한 글을 단순히 집대성한 보통 칼럼집과 달리 원문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보완을 통해 상당 부분을 오늘의 관점에서 새로 썼다는 점에서 칼럼집의 새로운 전범을 제시하고 있다. 학자의 이성적 성찰을 문학적 감성으로 풀어 내는 특유의 글쓰기 스타일을 선보여 온 송 교수의 절창(絶唱)에 귀 기울이다 보면 문재인 정권 4년의 실상이 확연히 드러난다. 

송 교수는 <정의보다 더 소중한 것>에서  문재인 정권이 진정한 좌파 정권이라면 고용과 분배에 정치적 역량을 쏟았어야 한다 고 강조한다. 좌파가 확대한 고용과 복지를 우파가 경제성장을 통해 수습하는 유럽식 복지국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재정·분배·고용이 ‘황금삼각형(golden triangle)’을 이루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역점을 두었어야 한다는 논리다. 즉, 고용안정과 고용창출이 적폐청산을 내세운 ‘내로남불’식 정의구현보다 더 소중하다는 것이다. 

프롤로그 △촛불은 왜 격류가 되었나를 시작으로 △제1부: 문재인 정권의 정신구조 △제2부: 사약(賜藥), 엎질러지다 △제3부: ‘뻥 축구’ 실험실 △제4부: 북과 반일의 합주 △제5부: 코로나와 보낸 지옥의 시간들 △에필로그: 정의의 강은 천천히 흐른다를 끝으로 송교수의 시대진단을 낱낱이 경험할 수 있다.

2016년 겨울, 광화문광장. 수십만 개의 촛불이 저녁 어둠을 밀어 올렸다. 시민 불복종의 지류가 모여 대하를 이뤘다. 시민주권의 명령에 의해 박근혜 정권이 물러나고 촛불정권이 들어섰다. 그리고 4년, 우리의 삶은 얼마나, 어떻게 바뀌었는 지 이 책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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