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7주기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박세진 기자】 대한민국 전역을 슬픔에 잠기게 한 세월호참사가 발생한 지도 어느덧 만 7년이 됐다. 

304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참사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져 가고 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그럼에도 반드시 잊어서는 안 될 ‘2014년 4월 16일’. 이를 위해 시민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다시 또 안산에 모였다.  

16일 오후 3시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는 세월호참사 7주기 기억식과 4.16생명안전공원 선포식이 열렸다. 이번 7주기 기억식과 4.16생명안전공원 선포식은 해양수산부가 주최하고 4.16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이하 4.16가족협의회)와 4·16재단이 공동 주관했다. 

이날 행사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유가족과 시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전해철 행안부 장관·문성혁 해수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 여야 정치인 등 100여명만 참석했다.

내빈들의 추도사로 1부 7주기 기억식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유은혜 부총리는 “7년이 지났지만 세월호참사의 진실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며 “국가 차원의 온전한 진실 규명이 필요하고, 문재인 정부는 진실이 규명되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다시는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저버리지 않도록, 안전한 세상을 만드는 그날까지 한 발 한 발 나가야 한다”며 “그것이 살아남은 우리의 숙제”라고 강조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영상 추도사를 통해 “세월호 고통 속에서 안전의 중요성 깨달았다”며 “정부는 반드시 세월호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다. 세월호의 진실은 아직 바다 깊은 곳에 묻혀 있다”면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기간 연장과 세월호참사 특검을 추진해 남겨진 의혹을 끝까지 밝혀내겠다”라고 약속했다.

세월호참사 생존학생 장애진씨 ⓒ투데이신문

이어 가족 대표 추도사와 생존학생이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 낭독이 이어졌다. 

세월호참사 당시 안산 단원고 2학년 1반 학생이었던 장애진 씨는 “살아서 진상규명을 해야겠다고 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7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아직 세월호는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항상 물음표만 남겨진다“며 “‘기억, 책임, 약속’ 저는 약속이라는 말 안에 기억과 책임이 포함돼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는 약속, 진상규명하겠다는 약속 꼭 지켜달라“고 말했다.

4.16가족협의회 대표로 추도사를 맡은 김종기 운영위원장은 정부와 국회를 향해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참사로 아이들을 하늘로 더나보낸지 벌써 7년이 됐다“며 아무리 둘러봐도 사방으로 찾아봐도 내 목숨 같은 우리 아들딸을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금이라도 ‘학교 다녀왔습니다’하고 집으로 들어올 것만 같은데, 눈에 선한데, 꿈속에서라도 그랬으면 좋겠다. 엄마 아빠가, 어른들이 진상규명하고 명예회복 해주리라 믿었는데 7년이 된 지금까지도 왜 안 되고 있냐고 말할 것 같아 아이들 눈을 볼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야가 협력해서 세월호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지 지켜보겠다”며 “내년 8주기에는 피해자 가족은 물론 모든 이들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외치지 않도록 해달라”고 문재인 정부의 참사 진상규명 약속 이행과 진상규명을 위한 성역 없는 새로운 수사를 요구했다.

희생자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마음을 담은 공연들도 이어졌다. 가수 권진원과 서울예대 학생들은 함께 ‘사월, 꽃은 피는데’를, 팝페라 가수 임형는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불렀다. 또 4.16 합창단이 ‘너’를 합창했고, 한국작가회의 신현수 사무총장이 자작시 ‘팽목항에서’를 읊었다.

1부 막바지에는 오후 4시 16분에 맞춰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사이렌이 1분간 울렸다. 참석자들은 모두 함께 묵념하며 희생자들을 기렸다.

 4.16생명안전공원 선포식 ⓒ투데이신문

이어진 2부 행사에서는 4.16생명안전공원 선포식이 진행됐다. 

‘4.16 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에 따른 추모사업(추모공원 조성, 추모기념관 건립 등)을 시행 근거로 세워지는 4.16 생명안전공원은 2024년 준공을 목표로 , 2만3000㎡ 부지에 9962㎡ 규모의 건축물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유족과 관계자들은 4.16생명안전공원 발자취 영상을 시청한 뒤 행사 2부 '4.16 생명안전공원 선포식'을 위해‘나를 생각해 주세요’라는 꽃말을 가진 노란 팬지가 담긴 화분을 들고 화랑유원지를 걸어 공원 조성 터로 향했다.

참석한 내·외빈이 장소를 옮겨 공원이 조성될 부지에서 노란 리본 모양의 화분과 함께 기념식수를 식재하는 것으로 이날 7주기 행사는 모두 마무리됐다.

세월호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 ⓒ투데이신문

7년째 아물지 않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유가족들은 진상규명을 위해 달려온 기간이 마치 희망고문처럼 느껴진다고 말한다. 이들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한 처방은 성역 없는, 차별 없는 진상규명 뿐이다. 

‘진실만이 비극을 막고, 생명이 소중한 사회를 앞당겨 줄 것’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처럼, 정부는 유가족들을 위해, 나아가 국민을 위해 세월호참사의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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