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주홍 지음│312쪽││138*2000mm│1만5000원│시대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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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다 판에서도 가끔 그런 비슷한 경험을 한다. 땀 뻘뻘 흘리며 종일 몸을 쓰다 보면 어느 순간 무념무상에 든다. 그럴 때면 겉치레 다 걷어내고 오직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다. 그런 날, 땀으로 흠뻑 젖은 몸을 씻고 침대에 누우면 뭐랄까. 침대에서 5센티미터쯤 둥둥 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가볍고 산뜻하고 유쾌해지는 기분이랄까” 

【투데이신문 박세진 기자】 ‘근로자’가 아닌 ‘노가다꾼’이라 불러달라는 한 청년이 있다. 낮에는 집을 짓고 밤에는 글을 짓는다는 지은이 송주홍씨가 그 주인공이다. 

공부는 안 해도 책은 읽었으며, 아주 자연스럽게 ‘국문과’로 진학했다. 이후 세상을 위로하는 글을 쓰기 위해 대전과 서울에서 기자로 일했다. 그 뒤로도 출판과 홍보 관련 일을 하며 살았다. 평생을 글과 함께했던 그가 서른 둘, 대뜸 모든 걸 정리하고 노가다 판에 들어섰다. 

지은이는 노가다꾼들과 함께 일하면서, 무거운 벽돌을 나르며 몸을 짓누르는 ‘중력’을 이겨내고, 시멘트가 굳지 않게 물로 시간을 사기도 하며, 거푸집에 들이붓는 콘크리트의 거대한 ‘압력’에 맞서 싸운다.

신간 <노가다 칸타빌레>는 그가 노가다 판에서 겪은 수많은 이야기를 정갈하게 담은 책이다. 공사장 잡부로 일하다가 어엿한 목수가 되기까지, 한 청년이 현장에서 겪은 일들과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프롤로그 △직업에 귀천은 없다면서를 시작으로 △1부 노가다 입문: 나는 노가다꾼이다 △2부 노가다 현장: 사람과 풍경 △에필로그 현장을 기록하는 노가다꾼으로, 조금 더 살아보려고요 △노가다 현장 용어 사전을 끝으로 한 청년이 노가다판에서 겪었던 경험들을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노가다꾼’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고 그들이 느끼는 고충에 대해 공감 할 수도 없다. 책의 저자는 거친 노가다판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낀 현실을 가감 없이 반영해 독자들에게 새로운 성찰 거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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