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세대·Y세대 넘어 MZ세대로
X세대, 기성세대 반발해 나와
Y세대, 컴퓨터 기반으로 소통

MZ세대, 모바일 통해 세상 교류
결과보다 과정 중요시하는 그들
보수와 진보 구분 않는 세대로

ⓒ게티이미지뱅크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MZ세대(밀레니엄+Z세대)가 화두가 되고 있다. 이는 정치권뿐만 아니라 기업과 사회에서도 MZ세대에 대한 논의가 진지하게 이뤄지고 있다. MZ세대는 기존 X세대와 Y세대와는 다른 세대라는 의미로 MZ세대라고 부른다. 나이로는 2030세대이다. 그들은 기성세대와는 또 다른 세대다. 그리고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또 다른 사회적 변혁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정답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왜냐하면 기성세대의 눈에는 그들의 모습은 바람직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MZ세대는 1980년부터 2004년생까지 일컫는 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부터 2004년까지 출생한 Z세대를 합친 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MZ세대는 2019년 기준 약 1700만명으로 국내 인구의 약 34%를 차지한다. 원래 MZ세대는 유통업계가 주목한 계층이다. 그들은 세계관의 확장에 두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곰표’ 브랜드는 기성세대는 대한제분의 밀가루 상표로 인식하지만 MZ세대에게는 ‘곰표 밀맥주’ 등 브랜드의 확장 즉 세계관의 확장으로 이어진다. 지난 2019년 펭수 캐릭터가 주요 방송사를 넘나들면서 세계관을 키워갔고, 방송인 유재석씨가 ‘유산슬’ 등으로 세계관을 넓혀가는 것이 MZ세대의 특성과 연결된다.

성과 위주 기성세대에 반발

MZ세대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X세대부터 이야기를 해야 한다. X세대는 캐나다 작가 더글러스 쿠프랜드가 1968년 전후 태어난 신세대를 가리켜 처음 사용한 용어다. X세대란 부모가 이룩해놓은 복지 상태를 포기한 첫 세대라는 의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성세대에 반발해서 나온 세대로 1970년생이면서 1990년대 대학을 다닌 사람들이다. 1987년 민주화운동 이후 성인이 된 세대로 기성세대의 사고방식을 거부하면서 탄생한 세대다. 그 대표적인 주자가 바로 서태지와 아이들 등으로 대변되는 문화이다. 기성세대가 ‘수직적 사고방식’을 가졌다면 X세대는 ‘수평적 사고방식’을 가졌다. ‘너’와 ‘나’는 별개의 인물들이고, 그리고 그것이 하나로 뭉치면 ‘사회’를 이룬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때문에 기존에 수직적 사회 문화를 거부하고 수평적 사회 문화를 지향하지만 근본적으로 ‘사회질서’ 자체를 거부하지는 않는다. ‘공정’을 이야기하지만 그 공정은 ‘결과에 대한 평등’에 기반한다. 기성세대가 ‘성과’를 위해 개인의 희생은 감내하는 세대였다면 X세대부터는 ‘성과’도 중요시하지만 ‘결과에 대한 평등’을 중시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사회질서’ 자체를 거부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 전체적으로 결과에 대한 평등을 중시한다. 분명 기성세대에 비하면 수직적 시각에서 탈피를 해서 수평적 시각으로 가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사회적 질서를 무너뜨리려고 하지 않는 세대가 바로 X세대이다. 이런 이유로 평소에는 지극히 개인적인 모습을 보인다. 패션 등에서는 기성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고,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패션을 추구하지 않고 나만의 개성을 강조한 패션을 추구한다.

다만 사회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공통의 목소리를 낸다. 86세대가 민주화를 추구하기 위해 개인적인 희생 등을 감내하면서 민주화를 이뤄냈다면 그 이뤄낸 민주화를 통해 자신의 개성을 추구하고 있지만 그 민주적 사회질서를 파괴하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다보니 사회적 문제에 있어서는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경향이 뚜렷하다. 다만 그의 목소리는 오프라인에 국한된다. 이에 노동조합 등이나 정치조직 등에 가입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등 기성세대와는 확실히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컴퓨터 보급이 낳은 세대

1990년 컴퓨터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Y세대가 출현했다. 미국으로 이야기하면 전후 베이비붐 세대가 낳은 2세로 컴퓨터에 능수능란한 세대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X세대는 기성세대와는 다른 무엇인가를 추구하려고 하는 경향이 강하다면 Y세대는 ‘디지털 기기’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세대를 말한다. 하지만 Z세대와는 달리 모바일 세대가 아니라 컴퓨터 즉 데스크톱에 익숙한 세대를 의미한다. 사실 X세대와 Z세대의 낀 세대이기 때문에 명확히 Y세대가 어떠한 세대라고 규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X세대보다는 다른 문화나 인종 등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는 세대이다. 이는 1989년 여행자유화 조치 이후 해외여행을 자유롭게 하거나 유학 등이 자유롭게 이뤄지면서 다른 문화나 인종을 받아들이는데 기존 X세대보다는 더 자유로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은 말을 배우기 전에 TV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고 호기심, 패션 등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크며, 데스크톱 등을 통해 다른 문화를 스스럼없이 받아들이는 세대다.

Z세대는 1996~2010년 태어난 인물들로 인터넷을 폭넓고 활발하게 이용하는 것은 물론 휴대폰도 이른바 스마트폰을 어릴 때부터 사용한 세대다. Y세대가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고정된 장소에서 데스크톱이라는 것을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하기 때문에 Y세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정보를 온라인과 오프라인 두 군데서 습득을 했다면 Z세대는 정보를 본격적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습득하는 세대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인간관계를 맺으며, 온라인 쇼핑을 활용한다. 모바일을 통해 그들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세상과 소통한다. 막강한 정보력을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언제든지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다. 이는 X세대 혹은 Y세대와는 또 다른 공동체이다.

X세대가 기성세대에 대한 반발 심리에서 탄생한 세대이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사회적 기본질서가 무너지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 그래서 공공의 이익에 위반되는 것이라면 개인주의에 대해 철저하게 배격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Y세대도 비슷하다. 하지만 MZ세대는 다르다. 철저한 ‘개인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기존 세대와 ‘공정’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기성세대는 ‘결과에 대한 평등’을 강조하고 있다. 사회적 기본질서를 위배하는 그런 공정이 아니라 ‘결과의 평등’을 내세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결과의 평등’ 면에서 공정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X세대나 Y세대가 바라보는 ‘공정’이다. 하지만 MZ세대가 바라보는 ‘공정’과는 완전히 다르다. 이들은 ‘경쟁의 공정’과 ‘그에 따른 결과에 대한 공정한 보상 체계’를 원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결과의 평등을 공정으로 삼는 시각에서 바라보면 ‘당연한 결과’이고 반드시 해야 하는 결과물이다. 하지만 MZ세대에게는 불공정이 된다. 왜냐하면 공정한 경쟁 속에서 공정한 보상 체계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렇게 된 이유는 사회적인 상황과도 연결된다.

IMF에 쓰러지는 그들

1997년 우리나라는 IMF를 맞이했다. 1997년까지 우리나라는 고속성장 속에 풍요를 누렸다. X세대까지만 해도 자신이 사회에 나가서 기업에 들어가면 당연히 정년까지 보장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IMF 이후 정년 보장은 사라졌다. 한 직장에서 정년을 채운다는 것은 이제 불가능해지게 됐다. 정년 보장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직장이 늘어나기 시작해 취업은 더욱 힘들어졌다. 취업도 힘든데다 비정규직은 늘어나고, 게다가 정년조차 보장되지 않으면서 ‘미래’보다 ‘현재’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X세대와 Y세대까지만 해도 지금 당장 불이익을 얻더라도 미래를 위해서 그 불이익을 참고 희생을 하지만 MZ세대는 당장의 불이익은 불이익이다. 그리고 그 불이익을 받는 것에 대해 못 참아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인천공항공사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당장은 구직자들에게 불이익이지만 미래의 관점에서는 이익이 된다. 그러나 당장 인천공항공사에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로서는 불이익이 되기 때문에 공정하지 못한 처사가 되는 것이다. 즉, 기성세대가 바라보는 ‘공정’과 MZ세대가 바라보는 ‘공정’의 시각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이것을 문재인 정부가 인지하지 못한 채 과거의 시각으로 ‘공정’을 바라보기 때문에 MZ세대와의 간극이 발생한 것이다.

페미니즘의 경우에도 양성평등이라는 ‘미래’를 바라보면 ‘공정’한 처사가 되지만 20대 남성들에게는 당장 ‘자신에게 불이익’이 되기 때문에 불공정한 것이 된다. 여성이 그동안 사회진출의 불이익과 사회진출 이후 받는 불평등 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양성평등 정책 실시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20대 남성들로서는 ‘사회진출의 기회’가 줄어드는 불이익이 발생하며, 사회진출 이후에 받는 불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불공정’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런 간극을 좁히지 못한다면 MZ세대와 기성세대는 또 다른 세대 갈등이 될 수밖에 없다. 즉,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

MZ세대는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약하다. 어차피 ‘정년’도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굳이 하나의 조직에 매몰될 필요가 없다. ‘미래’보다 ‘현재’를 중시하기 때문에 현재의 ‘공정한 보상 체계’를 받기를 원한다. 올해 초 IT기업들에서 발생한 성과급 지급 논쟁의 경우에도 MZ세대는 SNS를 통해 여론몰이를 한다. 그들은 당장의 불이익을 받는 것이 눈앞에 보인다면 불공정하다고 판단하고 여론전을 펼친다. MZ세대는 과거와 다른 공동체 의식을 갖고 있다. 필경 기성세대와 MZ세대도 공동체 의식을 갖고 있다. 하지만 기성세대의 공동체 의식은 고정된 공동체 의식이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그 지역이 나아가 ‘사회’가 되고, 사회가 나아가 ‘국가’가 된다. 따라서 국가주의가 어느 정도 용인이 되는 세대가 바로 기성세대이다. 반면 MZ세대의 공동체 의식은 ‘인터넷’ 상에서의 공동체 의식이다. 그 공동체는 언제든지 깨질 수도 있다. 커뮤니티도 하루에 수십개 생기고 없어진다. 따라서 굳이 공동체에 뼈를 묻을 이유가 없다. 그러다보니 공동체를 위해 희생하는 정신이 약하다. 조직에 희생하는 그런 문화가 사라진 것이다. 그렇기에 조직이나 공동체보다는 자신의 이익에 대해 민감할 수밖에 없다. ‘조직’보다 ‘나 자신’을 위하는 세대가 바로 MZ세대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기성세대의 접근 시각을 달리해야 한다. 물론 아예 공동체 의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성세대보다 공동체 의식이 약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커뮤니티 공동체

또한 기성세대는 ‘지역’ 중심의 공동체 문화를 형성했다면 MZ세대는 ‘인터넷 커뮤니티’ 기반 공동체를 형성했기 때문에 자신의 관심 분야로 공동체를 형성한다. 즉, 지역 중심 공동체의 경우 다양성이나 다원화보다 단일화의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MZ세대는 다원주의가 팽배하다. 즉, 절대적 가치가 하나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가치가 존재한다. 이런 이유로 기성세대는 ‘이념주의’가 강하다면 MZ세대는 이념을 넘어 ‘실용주의’를 기반으로 한다. 하나의 가치를 갖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가치를 갖고 움직인다. 이런 이유로 예컨대 ‘안보’를 과거에는 ‘진보’와 ‘보수’로 나눠 진보는 북한과의 대화를 통한 평화를 구축하는 방식이고 보수는 막강한 군사력을 통해 북한의 도발을 견제하는 방식을 추구했다면 MZ세대에게 안보란 다양한 방식의 다양한 수단을 통해 평화를 구축하는 것이다.

MZ세대에게 ‘보수’냐 ‘진보’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경제나 정치에도 마찬가지다. 이에 MZ세대를 보수라고 칭하기도 어렵고, 진보라고 칭하기도 어렵다. 박근혜 정부 당시 촛불혁명을 일으킨 세대도 MZ세대이지만 문재인 정부를 배척하는 것도 MZ세대다. 그것은 이념에 따라 움직이는 세대가 아니라 ‘다원주의’를 바탕으로 움직이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기성세대는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보수와 진보의 가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면서 지키고자 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MZ세대에게는 보수와 진보를 나누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자신에게 이익을 주면 진보이고, 보수이다.

따라서 하나의 선거에서 진보정당을 선택했다고 해서 끝까지 진보정당을 고수하지 않는다. 한번 보수정당을 선택했다고 해서 끝까지 보수정당을 고수하지 않는다. 지난해 총선 때 MZ세대는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했지만 올해 재보선 때에는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그것은 MZ세대에게는 더 이상 진보와 보수로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어느 정당이 더 잘나간다고 해서 내년 대선에서 승리를 한다는 보장은 없다.

다만 MZ세대에게 불이익을 주는 정당이 있다면 그것은 내년 대선에서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MZ세대는 ‘미래’보다는 ‘당장의 현실’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념에 따라 움직이는 그런 세대는 아니다. 그것이 MZ세대의 성격이면서 MZ세대가 기성세대와 다른 점이다. 기성세대가 MZ세대를 바라보면 이해를 할 수 없다고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기성 정당은 MZ세대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