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보좌관 이승환 작가, 문인협회 정식 회원 됐다
최연소 보좌관·보좌진협의회장부터 작가 타이틀까지
“입선 전혀 예상 못했다..과분한 평가 감사하게 생각”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면 희망도 없다. 내 세계를 깨지 못하면 누군가에게 먹힐 뿐이다. 변해야 한다. 빛을 밝히려면 어둠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2년 전 이맘 때 쯤. JTBC가 시즌제로 방영한 리얼 정치드라마 ‘보좌관’에서 주인공인 장태준(이정재 분)은 보궐선거 공천을 따내기 위해 ‘호구(虎口)’로 들어가며 자신의 심경을 이렇게 묘사했다.

국회의원 야망을 품은 태준은 공천권을 쥔 송희섭 법무장관(김갑수 분) 앞에 무릎을 꿇으며, 자신의 공천과 송희섭의 국회의원 시절 비리를 맞바꾸는 거래를 통해 원하던 ‘금배지’를 단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위험한 도박을 벌이며 권력의 정점을 향해가는 ‘슈퍼 보좌관’의 치열한 생존기를 그린 드라마. 현실과 다소 괴리감이 컸지만 공감되는 스토리 또한 많았다.

극중에서 태준은 국정감사 피감기관들로부터 ‘가을독사’로 불린다. 국감이나 예산심의가 열리는 가을은 보좌관들의 ‘파워’를 제대로 실감할 수 있는 계절이다. 의원이 직접 다뤄야 할 게 너무 많다보니 이들의 지휘아래 대부분의 일들이 처리되기 때문이다.

과거 어느 보좌관이 비협조적인 피감기관 관계자들을 다잡기 위해 ‘1.5톤 트럭분량의 자료를 요구했다’는 풍설은 유명한 일화다. 보좌관의 위세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일례다.

요즘 보좌관 중엔 석·박사나 공인회계사, 변호사 같은 전문자격증 보유자들도 상당하다. 이 세계도 그만큼 전문화되면서 보좌진의 발언권은 예전보다 더 세지고 있다.

대한민국 야망(野望)의 본산. 드라마에서처럼 ‘복마전’은 아니지만, 국회는 적어도 최고의 정객들이 대망을 위해 경쟁하는 각축장임엔 틀림없는 것 같다.

그런데, 긴장과 치열함이 일상인 이런 곳에서 독사 같은 예리함이 요구되는 보좌관 직을 수행하며 투데이신문 직장인 신춘문예를 통해 한국 문단에 이름을 올린 특이한 이가 있다.

대체 누군지 궁금해졌다. 요즘은 일반인들도 쉽게 책을 낼 수 있는 시대이긴 하다. 국회의원들은 후원금 통장이 비거나 선거가 임박하면 앞 다퉈 출판기념회를 연다.

하지만 바쁘기로 악명 높은 국회의원 보좌관이, 그것도 틈틈이 책까지 내가며 당당히 문인협회에 입적했다. 물론, 보좌관도 당연히 작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 해도 정말이지 특이한 케이스가 아닐 수 없다.

필시 보좌관 업무를 설렁설렁하는 사람일 게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정신없이 돌아가는 ‘국회시간’을 쪼개 신춘문예 공모전에 도전하겠다는 발상을 할 수 있겠냔 말이다.

이 사람, 만나봐야겠다.

현직 보좌관인 이승환 작가 ⓒ투데이신문 
현직 보좌관인 이승환 작가 ⓒ투데이신문 

◇신춘문예 공모전 공고에 설레고 흥분

-투데이신문 직장인 신춘문예는 어떻게 알게 됐나요?

“정말 우연한 기회를 통해 접하게 됐어요. 어느 날 신춘문예, 직장인, 수필, 이 세 단어가 신기하게도 눈에 딱 들어왔죠. 공모전 공고를 보는 순간 엄청 설레고 떨렸습니다.”

-왜요?

“국회 일이라는 게 글이나 말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업무잖아요. 그러다보니 글을 쓰는 관련 활동은 계속하고 있었던 거고, 어차피 하는 일의 연장선이라 생각하니 부담도 적고 약간은 흥분되고 그렇더라고요.”

-자신감이 넘쳤네요.

“아뇨. 그런 건 아니고요 하하. ‘(여의도)정치문법’이란 게 일반 문법과 굉장히 다르잖아요. 뭔가를 밝혀내야하고, 강하게 주장도해야 하고. 또 필요에 따라선 싸우기도 해야 하거든요. 때론 정쟁 요소를 던져야할 때도 있고.”

-그런 것과 공모전이 무슨 관계가 있나요?

“이런 식(정치 언어)의 단어와 생활방식으로 이뤄진 글을 쓰고 접하다보면 늘 상 어딘가 마음이 ‘피폐해지는’ 느낌. 그런 게 있거든요. 그런데 직장인 신춘문예는 있는 그대로 분야에 딱 맞춰 쓰고 싶은 글을 쓸 수 있으니 자유롭잖아요. 때마침 운명처럼 이런 기회가 주어졌으니 ‘이거다’ 싶은 마음에 들떴죠.”

-공모전을 통해서 그런 걸 해소하고 싶었다는 뜻인가요?

“사실 글은 틈날 때마다 조금씩 써두고 있었어요. 그런데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전’이란 주제가 눈에 딱 들어오니까 그동안 써 둔 글 중에 해당될 수 있는 글이 있겠다 싶었죠.”

-가벼운 마음으로?

“하하. 그렇죠. 어떻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정말 큰 욕심 없이 도전해보자 했던 건데, 너무 과분한 평가를 받아 정말 감사하죠. 수필은 특별한 목적을 갖고 쓰는 건 아니거든요. 요즘은 일상의 기록이나 기억을 쉽게 소비하는 시대잖아요. SNS 같은 건 휘발성도 강하고,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 평소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그런 기억들을 글로 남겨 두고 싶은 생각을 많이 하면서 살거든요.”

-작년엔 책도 냈던데요.

“국회의원은 물론 국회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욕심이 하나 있어요. ‘국민생활에 기여할 수 있는 정책을 하나쯤은 만들고 싶다’, 그런 생각이요. 그런데 그런 것들은 갑자기 나오는 게 아니잖아요. 그동안 틈틈이 기록하고 모아 둔 내용들을 정리하다보니 책으로 한 번 내봐도 괜찮겠다 싶더라고요.”

인터뷰를 위해 찾은 의원회관은 거짓말 좀 보태서 시골 장터를 연상케 할 정도로 분주했다. ‘젊은 보좌진’들의 넘치는 활력은 여의도가 주는 생동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체험’ 현장이었다. 인터뷰 중에도 벌컥벌컥 문이 여닫혔다.

-이렇게 바쁜데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 국민들에게 큰 영향을 준 정책들은 뭐가 있을까. 국회 일을 하면서 관련 있는 내용들을 많이 다루고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관련 자료를 접하게 되고, 또 시민들이 이런 ‘상식’을 알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출판까지 하게 된 거죠. 그렇게 쌓아둔 자료들을 살펴보니 스토리가 굉장히 재미있더라고요. 자료들을 정리하니 몇 가지로 압축됐고요. 이런 정책이 어떻게 시작됐고, 누구에 의해서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어떤 과정을 통해 추진돼 왔는지 이런 내용을 알리고 싶었어요.”

투데이신문과 인터뷰 중인 이승환 작가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과 인터뷰 중인 이승환 작가 ⓒ투데이신문 

◇현대사 영향 컸던 7개 분야 정책 다룬 책 내놔

-관련 자료가 꽤 많았을 것 같은데요.

“개인적으로, 공부하듯 틈틈이 시간 날 때마다 기록해 모아두는 습관이 있어요. 그렇지만 사실 엄청 힘들었어요. 책 나오기 전 몇 개월 동안은 매일 아침 6시에 출근해서 업무 시작 전까지 하루 3시간 정도를 원고정리에 집중하고 그랬었거든요.”

그가 지난해 출간한 ‘시민의 상식’은 산림녹화와 해외여행 자유화, 건강보험, 초고속 인터넷 등 그동안 우리나라 국민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정책 일곱 가지 분야를 다룬 책이다. 어느 하나 단순한 지식만으론 채우기 어려운 내용들로 구성돼 있다. 정책이 만들어져 시행되고,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수십 년 기록들이 꽤 상세히 수록돼 있다. 모르긴 해도 자료수집에만 몇 해는 걸렸을 거 같다. 알아두면 괜찮을 상식이라 한 권쯤은 가지고 있을만하다.

-정식 문인협회 회원이 됐어요. 등단 이후 좀 달라진 게 있나요?

“사실 변화가 좀 있을 거라 살짝 기대도 했고 ‘노력’도 했었는데, 그동안 너무 바빠서 짬이 전혀 안 났어요. 공모전 발표가 3월이었는데 발표 직후 곧바로 서울시장 보궐선거(4월 7일)에 투입됐거든요. 그렇게 시간이 훌쩍 지나갔어요. 또 보궐선거 끝나자마자 전당대회가 시작됐고요. 그러다보니 오늘까지 오게 됐어요. 이제 한숨 좀 돌리나 했는데, 6월 국회가 시작되면서 곧바로 대정부질문 준비에 돌입했죠. 국회 일이 이렇습니다. 하하.”

-글쓰기를 병행하려면 나름의 노하우가 있어야겠어요.

“사실 힘들죠. 그래도 요즘은 좋은 장치들이 많아요. 글을 쓰고 책을 만드는데 도움 되는 앱(APP)도 여럿 있거든요. 개인적으론 여기에다 평소 관심 있는 글이나 도서, 영상, 스크랩 등을 시간 날 때마다 전부 모아둡니다. 그런 다음 나중에 재편집 과정을 통해서 하나하나 정리하며 글도 쓰고 원고정리도하고 그러죠.”

-당선작 <바라나시 여의도>를 통해 하고 싶었던 얘긴 뭔가요?

“15년 전 인도 갠지스 강 인근 바라나시 마을을 두 번 여행한 적이 있어요. 한 달가량 머물렀었는데, 거기서 직접 경험하고 느꼈던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한쪽에선 사람이 죽어나가는데, 다른 한쪽에선 죽기 위한 준비를 하고, 또 다른 쪽에선 그 상황에서 먹고 살기 위해 구걸하는. 아주 이질적인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던 느낌을 얘기하고 싶었어요. 지금 10년째 생활하며 마주치고 있는 여의도 사람들의 일상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었죠.”

-그런 모습이 충격적이진 않았었나 봐요.

“처음엔 그랬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이질적 감정은 이방인들만의 시각일 뿐이란 걸 느꼈어요. 그들에게 있어선 그게 당연한 일상이고 삶일 뿐이었던 거죠. 그런 일상을 외부의 시선으로 재단하려 하지 말고, 선의로 포장하려고 들지도 말고, 있는 그대로 보는 게 중요하다는 걸 나중에 깨달았어요. 지금의 여의도 상황도 마찬가지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여의도 사람들 역시 바라나시의 일상처럼 그냥 익숙한 생활을 하는데, ‘외부 사람들’ 눈에는 이질적으로 비쳐질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이요.”

무엇이 그를 그곳으로 향하게 했을까. 인도인들은 삶의 끝을 갠지스 강에서 장식할 수 있길 바란다. 그곳에서의 화장은 곧 윤회의 시작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갠지스는 ‘천국과 지옥’이 공존하는 현실 세계일뿐이다. 너무 이른 나이에 겪은 감당키 어려운 고통을 지우고 싶었던 마음에서였을까.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매일 펼쳐지는 그곳에서 그는 무엇을 느끼고자 했을까. 15년이 흐른 지금 그의 얼굴엔 따뜻한 미소만 가득했다.

지난 4월, 인도 갠지스강과 야무나강이 합류하는 곳에서 힌두교 신자들이 나브라트리 축제 의식을 치르고 있다. ⓒ뉴시스

◇바라나시에서 세상 보는 눈을 떴다

-요즘 청소년들의 ‘문해력’이 심각하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고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패스했어요. 대학도 독학사고시로 혼자 공부했고요. 20대 때 3000권정도 책을 읽었는데, 따로 글쓰기 교육 같은 걸 배우거나 하진 않았어요. 경험을 돌이켜보면 결국 많은 책을 읽는 게 문해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넘쳐나는 영상 때문에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하다고도 하잖아요.

“맞아요. 저 역시도 영상을 통해 정보를 얻기도 해요. 청소년들은 물론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 등을 통해서 정보를 얻으려고 하죠. 그런데 그런 영상들은 대부분 조회 수 올리는 게 우선이기 때문에 자극적인 내용이 많고 상업적 목적이 대부분이죠. 제대로 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정보가 아닌, 지식을 습득하려면 역시 책을 통하는 수밖에 없는 거죠.”

-책 읽는 재미를 느끼는 게 중요하단 생각이 드네요.

“책 한 권을 정독하는 게 아니라 한 사람(저자)을 정독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10대 당시 ‘피터 드러커’ 저서가 27권 가량 번역돼 있었는데, 그걸 다 읽었어요. 그렇게 해보니까 저자가 얘기하고자 하는 관점의 흐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겠더라고요. 이 방식이 모두에게 좋다할 수는 없지만 한 번 해 볼만 해요.”

-사회를 보는 시각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을 것 같아요.

“10대 때는 세상이 두려웠어요. 내가 과연 이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하는 그런 마음이 저를 지배했죠. 그런데 20대 때는 분노가 생기더라고요. 왜 세상은 이럴까. 왜 뜻대로 안 되는 걸까 하는 그런 분노요. 그래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도 많이 했어요. 여행은 정말 경험을 통해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아주 훌륭한 도구라는 생각이에요. 지금은 20대 때와 또 달라요. 뭐랄까 사회에 대한 애정이 생겼다 할까. 뭐 그런...”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졌는지요?

“지금, 경제와 코로나 등으로 모든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잖아요. 그럼에도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고요. 여기서 정치나 기업의 역할을 찾아 이야기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야 된다는 걸 깨닫게 되는 거죠. 이런 모든 게 그동안 축적하고 쌓아온 것들로 인해 나타나는 변화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요. 그러면서 많은 걸 이해하려하고, 인정할 건 인정하고, 기여할 수 있거나 바꿀 수 있는 것들은 바꾸려고 노력해요.”

-독서문화 향상 정책 같은 건 없나요?

“20대 국회 때 정병국 전 국회의원실에서 일 했었어요. 그때 의원님을 도와서 군 병영도서관 운동을 오래했었거든요. ‘100권 읽고 전역하기 운동’ 같은 그런 거요. 군대 다녀올 나이 전후로 읽을 수 있는 독서의 중요성 같은 걸 생각하면 그런 운동은 계속해서 양성하고 지원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쉽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구독서비스’ 앱(APP) 같은 것도 많잖아요. 그런 콘텐츠를 이용한 독서 장려 정책 같은 것도 지원이 가능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쓰던 논문을 접고 국회로 왔다면서요?

“처음엔 국회 경험을 한 번 해보려고 무급 인턴 지원을 했었어요. 그렇게 시작해서 유급 인턴 생활을 했고, 나중에 정병국 의원실에서 보좌관으로 일하게 됐어요. 정 의원실에서 낸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했는데, 의원님이 함께 해보자 해서 덜컥 논문을 포기하고 본격적인 보좌관 생활을 시작하게 된 거죠. 당시 최연소 보좌관에 최연소 보좌진협의회장까지 해보기도 했었어요.”

◇문인협회와 정치 쪽 가교역할 할 수 있다면 큰 의미 아닐까 생각

-작가로서의 꿈도 있나요?

“거창한 건 없고요. 딸이 지금 여섯 살 됐어요. 이제 막 글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나중에 딸아이가 읽을 수 있는 따뜻한 글을 좀 남겨주고 싶다는 마음은 있어요. 또 지금 정치권에 문단활동 하는 사람이 없거든요. 기회가 주어진다면 문단 쪽과 정치 쪽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면 그것도 큰 의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은 해요.”

-청소년기를 힘들게 보낸 것 같아요.

“그 부분도 언젠가 기록해둬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언젠가 얘기할 기회가 있겠죠...”

나중에 무죄를 받긴 했지만, 그는 고등학교 재학 당시 집단 패싸움으로 발생한 사망사건에 휘말리면서 구치소 사교육을 받아야만 했다. 출소 이후 견뎌야하는 삶의 무게는 가혹했다. 교복 대신 막노동복과 원단시장 배달 옷을 번갈아 입으며 독하게 공부했다. 고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치고 대학도 독학사고시로 졸업했다. 이후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국가연구 장학생으로 정치외교학을 공부했다. 또래들보다 빠른 학업과정을 거치며 20대를 책과 여행으로 보냈다.

-그들(청소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 거 같네요.

“형식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저의 경험을 말해주고 싶어요. 요약하면 세 가진데요. 먼저, 책을 많이 읽기를 권해요. 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경험도 필요하고요. 많은 여행 경험 도전도 추천하고 싶어요. 앞서도 언급했지만, 책 한권이 아닌 ‘저자 정독’을 해봤으면 해요. ‘내가 당신 책을 모두 읽어봤다’면서 만나길 원한다는 이메일이라도 보내면 안 만나 줄 작가가 어디 있겠어요. 사실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이겠지만 실제 실행에 옮겨보면 큰 공부가 될 거라 생각해요.”

-말처럼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잖아요?

“물론 쉽지 않아요. 하지만 그렇게 또 거창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요즘 매주 국회의원 공부모임이 있는데, 강사섭외를 하거든요. 시즌이나 타이밍에 맞는 분을 모시는데, 많은 분들이 ‘어떻게 섭외 했냐’고 물어요. 사실 다른 거 없어요. 모시고자하는 분의 글이나 작품을 모두 읽고 연락처를 찾아 요청 드리는 거죠. 강연 요청 이유를 설명하면 대부분 수락해주세요. 유명 인사도 많지만, 국회라고 개인연락처를 다 아는 것도 아니거든요. 그때마다 검색도하고 이메일도 찾아 연락하고 그래요. 그냥 일반 사회조직 활동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매사를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그냥 해보는 거죠 뭐.”

보좌관 직무를 설렁설렁하게 할 것이란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는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다. JTBC 보좌관 제작팀이 촬영 전 리얼 보좌관들의 ‘생생스토리’와 현실적 조언을 듣고자하는 ‘티저영상’ 제작현장에도 그가 있었다. 역설과 혼돈의 도시 바라나시에서처럼, 냉정과 이성의 도시 ‘바라나시 여의도’에서 그는 오늘도 사람들 마음속을 여행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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