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여성영화 보고싶은 마음에서 출발해
창작자들에 수익 70% 돌려주는 선순환 구조
‘성평등&다양성’ 카테고리로 차별화 서비스
여성 영화 소개만으로도 사회 변화 일으켜

ⓒ퍼플레이

【투데이신문 김다미 기자】 인터넷 기반 콘텐츠 제공 서비스인 OTT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토종 OTT 웨이브, 티빙을 비롯해 한국 내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 수를 보유한 넷플릭스, 영화 전용 OTT 플랫폼 왓챠와 올해 국내에 상륙 예정인 디즈니+까지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OTT 플랫폼에 대한 구독자의 선택 폭이 넓어진 만큼 플랫폼들은 각자의 강점을 가지고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그 중 ‘퍼플레이’는 좀처럼 만나보기 힘든 여성영화들을 전문적으로 제공하며 ‘퍼플레이’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퍼플레이는 2017년 법인을 설립한 후 2019년 정식 웹 사이트를 오픈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동안 여성 감독들의 작품과 여성 이야기를 담은 영화는 관객들과 만나기 어려웠지만, 퍼플레이가 등장한 후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보유 구독자 수 2만명 중 여성 회원이 90%에 육박할 정도로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OTT 플랫폼인 퍼플레이. <투데이신문>은 퍼플레이 조일지 대표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퍼플레이의 성장과정과 여성영화, 여성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퍼플레이 조일지 대표 ⓒ퍼플레이

여성영화 갈증 해소 위해 탄생

Q. 안녕하세요, 퍼플레이가 정식 서비스를 출시한 지 햇수로 3년이 됐는데 퍼플레이를 설립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퍼플레이의 시작은 소박하고 단순했습니다. 여성영화제에서 좋은 영화를 보고 지인에게 추천을 해줬는데 막상 그 작품을 볼 수 있는 곳이 없었어요. 좋아하는 영화를 자유롭게 보고 싶다는 갈증을 해소하고 싶었죠. 2016년 비슷한 생각을 가진 페미니스트 친구 6명이 모여, 여성영화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상하기 시작했어요. 뻔한 여성 캐릭터와 스토리 전개, 남성 중심 서사의 영화들이 주를 이루는 영화시장에서 ‘내가 보고 싶은 다양한 여성영화를 원하는 때 쉽게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로부터 퍼플레이가 탄생했습니다. 2017년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 지원으로 본격적인 발걸음을 뗄 수 있었죠. 여성영화 스트리밍 서비스를 반드시 만들겠다는 집념으로 일하다 보니 2021년 3월 사회적기업 인증까지 받게 되었네요.

Q. 퍼플레이를 설립하면서 어렵거나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애초에 큰 자본 없이 시작한 스타트업이라 자본력, 기술력, 인력 등 많은 부분이 힘들었죠. 글로벌 기업들은 막대한 자본으로 기술력과 인력을 무장하고 사업을 진행하지만, 저희는 그러지 못해 힘에 부치는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관객들은 넷플릭스, 유튜브 등을 경험하면서 기술 만족도 커트라인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도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인지도를 쌓으며 가입자도 계속 늘리고 있고요. 여성 감독 및 스태프, 여성 관객들이 보내주시는 믿음과 신뢰에 큰 힘을 얻고 있기도 하고요. 이제 본격적인 발걸음을 뗀 만큼 저희의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사회문제도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수익을 위해 나아가고자 합니다. 많은 분이 퍼플레이를 찾고 영화를 즐겨주시면 이 목표를 빠르게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웃음).

Q. OTT 플랫폼 중 최초로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았는데요.

OTT와 사회적 기업은 어떻게 보면 잘 안 어울리는 단어죠. 현재 대부분의 OTT 플랫폼은 ‘유통자’ 친화적인 구조예요. 소비자가 늘어날수록 유통사가 성장하기 때문에 유통자 입장에서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자극적인 시리즈 작품 등을 선보이게 되죠. 하지만 퍼플레이는 창작자들에게 수익의 70%를 돌려주고, 그걸 기반으로 여성 감독들이 더 좋은 작품을 많이 만듦으로써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선순환 구조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이 퍼플레이만의 강점이자 차별점이라고 생각해요. 이러한 저희의 비전이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 아닐까 싶습니다.

Q. 지난 4월 퍼플레이 서비스를 2.0 업그레이드 했는데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궁금합니다.

1.0 버전의 사용성은 유지하되 고객들의 시청 데이터 분석과 의견을 반영하여 편리성을 강화했습니다. 기존보다 세분화된 큐레이션, 건별 결제방식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퍼니 충전 시스템(일정 비용 결제 후 차감하는 전용 포인트 시스템), 친구에게 관람권 선물하기, 댓글란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넷플릭스, 왓챠 등 다른 OTT 플랫폼에는 없는 ‘성평등&다양성’ 카테고리를 만들고, 각 영화에 벡델 테스트, F등급, 퀴어 등 아이콘을 부여해 차별화한 것도 내세울 만한 특징입니다. (벡델 테스트는 영화의 성평등을 가늠하는 지수, F등급은 감독, 캐릭터 등 여성이 작품에 얼마나 주체적으로 개입했는지를 가리키는 지표) 이밖에 ‘영화인 DB 정보’도 한층 업그레이드해 감독, 배우 등 국내외 알려지지 않은 여성 영화인의 정보를 한자리에서 접할 수 있습니다.

Q. 온라인 매거진 퍼줌을 운영 중인데 해당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퍼줌은 퍼플레이에서 운영 중인 여성영화 웹매거진입니다. 인터뷰를 비롯해 영화 제작기, 리뷰, 평론 등 여성 영화, 감독, 배우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싣고 있지요. 여성 영화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그래서 영화를 만들고 또 그 영화를 보는 여성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한데 모을 수 있는 곳을 생각했고, 그 결과 퍼줌이 탄생했습니다. 또한, 퍼플레이 서비스작을 보다 깊고 자세하게 소개하고 싶다는 마음도 반영됐고요.

ⓒ퍼플레이

젠더 이분법에 도전하고 성평등 가치 담은 영화 제공

Q. 현재 여성 주연의 영화들이 국내외로 많이 개봉했는데 한국 영화에서 여성 캐릭터와 외국 영화의 여성 캐릭터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한국 영화와 외국 영화의 여성 캐릭터 간 차이가 그리 크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해외에서는 퀴어 영화나 다양성 영화가 만들어지는 데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가 형성돼 영화 스토리나 캐릭터에도 그런 것들이 반영되는 것 같아요. 작품 수도 국내와 현격히 차이가 나고요.

그런데 최근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국내 영화들을 생각해보면 그 캐릭터의 면면들이 굉장히 다채로워졌음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김보라 감독의 <벌새>를 시작으로 <우리집>(윤가은), <아워 바디>(한가람), <메기>(이옥섭), <찬실이는 복도 많지>(김초희), <야구소녀>(최윤태), <디바>(조슬예), <내가 죽던 날>(박지완),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종필) 등을 보면 그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죠. 이외에 독립단편 등을 살펴보면 말할 것도 없고요. 앞으로 많은 여성 감독들이 그려나갈 여성 캐릭터들이 정말 기대되고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도 <캐롤>이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과 같이 여성들의 깊고 진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보고 싶어요.

Q. 여성영화는 흔히 ‘페미니즘’으로만 대변되는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대표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꼭 페미니즘을 다뤄야만 여성영화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여성의 욕망이나 날것의 본능 같은 것들을 다뤄도 여성영화가 될 수 있고, 또 오로지 재미만을 추구하는 유쾌한 코미디 영화도 여성 캐릭터를 통해 이야기된다면 얼마든지 여성영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때로는 여성영화에 더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게 될 때가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좀 더 열린 시각에서 작품들을 바라봐주셨으면 합니다.

Q. 그렇다면 여성영화 전문 OTT 플랫폼인 퍼플레이가 정의하는 ‘여성영화’ 무엇인가요.

퍼플레이가 말하는 여성영화는 여성 감독이 만든 영화,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젠더 이분법에 도전하고 성평등한 가치를 담은 영화입니다. 이런 다양한 여성영화를 지속적으로 선보인 후에는 성평등 영화와 다양성 영화로 분야를 확장하고, 이를 여러 언어로 시청할 수 있게 만들고 싶어요.

Q. 퍼플레이는 어떤 기준을 최우선에 두고 작품을 선정해 서비스하나요.

여성 영화제나 인권영화제, 독립영화제, 단편영화제 출품작이나 독립영화배급사의 추천을 받기도 하고, 저희 쪽으로 직접 연락을 주시는 감독님들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 방면에서 저희 서비스와 가치가 맞는 영화들을 선정해서 서비스하고 있어요. 현재 서비스작 중 90% 이상이 여성 감독의 작품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여성 감독 작품을 무조건 서비스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여성 감독이 만들었어도 성인지 감수성이나 페미니즘 시각이 부족할 수 있고, 남성 감독이 만들었더라도 젠더 감수성이나 성평등 이슈가 담겨있을 수 있잖아요. 여러 부분을 고려해 서비스작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Q. 퍼플레이에서 많은 단편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데, 단편영화를 제공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여성 감독의 장편 진출 비중이 아직 너무 적고, 단편의 수가 훨씬 많습니다. 그래서 이는 저희의 선택으로 인해 나타난 결과라기보다는 불가피한 결과였던 것 같아요. 앞으로 여성 감독들의 장편 작업이 더 활발해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그럼 저희도 더 많은 여성 감독들의 장편을 서비스할 수 있는 날이 오겠죠?

Q. 구독자 남녀 비율과 회원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현재 보유 중인 2만여명의 회원 중 여성이 전체의 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원분들의 특성상 성별에 따라 반응이 크게 다르진 않은 것 같아요.

지금도, 우리는 포스터 ⓒ퍼플레이

온라인 극장, 함께 하는 영화제와 시너지 효과

Q. 다양한 영화제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퍼플레이가 진행하는 온라인극장의 차별성은 무엇인가요.

‘콘텐츠를 통한 성평등한 문화 확산’을 미션으로 하는 퍼플레이는 그동안 다양성에 기반을 둔 영화제들과 파트너십을 이어왔습니다. 작년에는 한국퀴어영화제, 카라동물영화제 등의 온라인 상영관 역할을 했고, 올해는 5월 말 디아스포라영화제(디아스포라는 분산과 이산의 뜻으로, 문화다양성과 관련된 영화들을 다룬다) 온라인 상영을 진행했으며,현재는 제21회 한국퀴어영화제와 <우리는 매일매일> 개봉을 응원 프로젝트인 ‘지금도, 우리는’ 온라인 극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디아스포라영화제의 이혁상 프로그래머는 한 영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온라인 상영관 플랫폼으로 퍼플레이를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기도 했어요. “디아스포라영화제는 파트너도 굉장히 섬세하게 설정하는 편이다. 올해 ‘디아스포라 인 포커스’ 주제도 성소수자와 관련이 있다 보니, 다양성에 기반을 둔 파트너를 선정하는 것이 영화제의 색을 더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처럼 퍼플레이는 페미니즘, 퀴어, 사회적 소수자 등 지향하는 가치관이 뚜렷하고, 저희의 뜻에 동의하는 분들이 회원으로 함께해주시다 보니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저희의 차별점을 알아봐 주신 곳들에서 협의를 제안해주고 계시고요. 앞으로도 퍼플레이는 다양한 영화제들과 협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니 관심 갖고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 아직 상영 중인 온라인 극장 작품 중 대표님이 추천하고 싶은 영화는 무엇인가요.

강유가람 감독의 다큐멘터리 <우리는 매일매일> 개봉을 응원하기 위해 퍼플레이에서 [지금도, 우리는]이라는 이름으로 특별상영관을 운영 중이에요. (7월 14일 운영 종료) <우리는 매일매일>은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 페미니즘의 부흥을 이끌었던 ‘영페미니스트’들의 활동을 기록한 작품이에요. 영화는 현재 저마다 다른 삶을 사는 다섯 명의 영페미니스트를 비추며 현세대 페미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여성들에게 용기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보고 나면 힘이 불끈 솟아나고 ‘연결’과 ‘연대’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되실 거라 생각합니다.

또한 <모래>(2011), <진주머리방>(2015), <시국페미>(2017) 등 강유가람 감독의 필모그래피와 함께 신진 여성 감독들의 작품을 #학교 #생존 #연대 등의 키워드로 묶어 서비스하는 중입니다. 이중에서 뭐 하나 콕 집어 추천하기가 참 어려운데요.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한 주제로 할 수 있는 기회이니, 여건이 된다면 모든 섹션을 봐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퍼플레이 메인 페이지 ⓒ퍼플레이

여성 감독 약진·여성 중심 서사 늘어 반가워

Q. 코로나 이후 관객들은 주로 스트리밍 서비스 앱을 통해 영화를 관람 중인데 퍼플레이는 웹으로만 영화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혹시 앱 출시 계획이 있나요.

퍼플레이는 2017년 법인을 낸 뒤 앱을 먼저 출시해 2년간 결함 테스트를 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앱 개발에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고, 손 봐야 하는 것들이 많더라고요. 쉽지 않은 여러 상황 때문에 지금은 웹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1~2년 안으로 앱 서비스를 다시 선보일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Q. 요즘 사회가 여혐, 남혐 논란으로 시끄럽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묵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문화예술분야가 할 수 있는 게 많은데, 퍼플레이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퍼플레이는 여성 혹은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이들의 이야기를 하는 영화를 소개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지금의 사회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생각해요. 미디어의 힘은 정말 강력하잖아요. 다양한 가치와 존재를 주제로 하는 영화를 보고 이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사회는 느리게나마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여, ‘남혐’이라는 단어에 대해 살짝 짚고 넘어가고 싶은데요. ‘혐오’의 사회적 의미 안에는 단순히 ‘싫어하고 미워한다’는 뜻 외에 ‘멸시, 차별, 객체/타자화’ 등의 내용도 담겨있어요. 따라서 ‘혐오’의 대상은 주로 사회적 소수자가 되곤 해요. ‘백인혐오’ ‘남성혐오’라는 말이 어불성설인 이유죠. 이런 점에서 ‘남혐’이라는 말이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을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Q. 퍼플레이가 영화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영화계 이야기도 안 할 수가 없는데, 한국 영화계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갔으면 하나요.

최근에 여성 감독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고, 여성 중심의 서사가 늘고 있어 기쁘고 반갑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 영화인이 설 자리는 남성들에 비해 좁은 것이 현실이에요. 소위 ‘대형 블록버스터’와 같이 자본이 대거 투입되는 상업영화에는 여성 감독들에게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고 있죠. 그렇다면 기회 부족으로 경험을 쌓지 못한 여성 감독들은 어디서 어떻게 재능을 펼쳐야 할까요? 남성 감독들은 흥행에 실패해도 그다음 기회가 여러 번 주어지지만, 여성 감독들은 기회를 얻기가 하늘의 별 따기와 같아요. 여성 감독의 수가 남성보다 월등히 적다 보니 감독 개인의 성과가 ‘여성’의 성과로 대표되어 평가되죠. 그래서 그것부터 이미 불공평하다고 생각하고, 여성들에게도 보다 관대한 기준을 적용해주었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여성 감독에겐 큰 영화 못 맡긴다’와 같은 해묵은 고정관념을 버려야 할 필요가 있어요. 그런데 이러한 인식은 하루아침에 고쳐지는 것이 아니고, 말로써 해결하기도 쉽지 않죠. 구체적인 정책이나 제도가 필요한 이유예요. 한국 영화계가 앞으로 여성 감독들의 재능을 발굴하고 키워나가는 데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발 벗고 나섰으면 합니다.

Q. 퍼플레이는 평소 만나보기 힘든 영화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길에서 퍼플레이는 영화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나요.

퍼플레이를 통해 영화를 서비스하기로 한 많은 여성 감독들의 생계에 도움이 되고 싶고, 나아가 그들이 다음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싶어요. 여성영화가 더 이상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것으로 통용되는 사회가 되는 데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글로벌 기업들에 비하면 저희는 그저 작디작은 OTT 서비스 기업에 불과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저희가 갖고 있는 진정성과 가치 실현 의지만큼은 그 어느 기업보다 크다고 자부합니다. 이런 자부심을 바탕으로 사회 문제도 해결하면서 수익도 창출하는 방안을 꾸준히 모색해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여러분들이 퍼플레이를 많이들 찾아주시면 이 목표는 보다 빨리 이룰 수 있을 것 같아요. 여성영화에 부디 많은 관심과 지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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