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의 산업은 1990년대부터 2021년 지금까지 그 열기가 이어져 내려올 정도로 한국에서 대중문화를 선도해 나간다. 아이돌 인기를 방증하듯 초등학생의 장래 희망 1순위가 아이돌이던 때가 있었고, 현재도 10위권 안에 항상 순위를 올린다.

아이돌 산업은 점점 발전해 현세대 아이돌은 실력과 예술성뿐만 아니라 예능, 드라마 등 다방면에서 활약한다.

그러나 아이돌 산업의 수요층은 많아도 데뷔하는 모든 아이돌이 살아남지는 못한다. 매년 수십여 팀의 아이돌이 데뷔하고 그만큼의 아이돌팀이 사라지는 험난한 아이돌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제 실력은 기본, 그룹만의 매력과 소통능력을 필수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아이돌의 기본 실력은 과거에 비해 상향 평준화돼 더이상 아이돌 보컬, 아이돌 래퍼로 불릴 시기는 지났다. 대부분의 아이돌 멤버는 자기가 맡은 하나 이상의 분야에서 실력을 뽐내고 있다.

상향 평준화로 뛰어난 실력이 더 이상의 셀링 포인트가 되지 않는 만큼 아이돌은 그룹만의 새로운 색을 찾아야 했다. 어떤 그룹들은 멤버가 앨범을 직접 프로듀싱하고, 어떤 그룹들은 그룹 내 다양한 유닛을 활용하기도 한다. 많은 아이돌은 그룹만의 매력을 보여주며 팬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아이돌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능력은 소통능력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행사가 사라지면서 소통능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실시간 라이브 소통과 채팅 서비스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소통하며 팬들과 유대감을 다지고 있다.

<투데이신문>은 우리가 좋아했고, 좋아하고, 좋아할 아이돌 그룹이 가진 남다른 매력, 실력, 차별성, 소통방식까지 낱낱이 살펴봤다.

‘Psycho’(사이코) 티저 이미지 ⓒSM엔터테인먼트

【투데이신문 김다미 기자】 오마이걸이 데뷔 이후 차근차근 인지도를 쌓아왔다면 SM엔터테인먼트 소속 레드벨벳(Red Velvet)은 2014년 데뷔부터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첫 활동을 시작했다. 데뷔곡 ‘행복 (Happiness)’이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실시간 차트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레드벨벳은 그해 하반기 가요계 핫 이슈였다. 그 후 레드벨벳은 ‘Ice Cream Cake’(아이스크림케이크), ‘러시안 룰렛 (Russian Roulette)’, ‘빨간 맛 (Red Flavor)’, ‘Bad Boy’(배드보이), ‘Psycho’(사이코) 등 대부분의 타이틀 곡이 높은 음원 순위와 음악방송에서 여러 번 1위를 수성할 정도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2014년 8월 1일에 데뷔한 레드벨벳은 5인조 걸그룹으로 오마이걸과 마찬가지로 전원 한국인으로 구성돼있다. 레드벨벳의 팀명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강렬한 컬러 레드(Red)와 고혹적이고 부드러운 느낌의 벨벳(Velvet)에서 연상되는 감각적인 이미지처럼 색깔 있고 세련된 음악과 퍼포먼스로 대중을 매료시키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아이돌 세계에서 인기를 얻으려면 여성 팬을 모아야 한다는 속설이 있다. 남성 팬보다 여성 팬의 결속력이 좋고, 충성도와 구매력이 높기 때문이다. 레드벨벳은 팀명처럼 레드 콘셉트와 벨벳 콘셉트를 번갈아 활동한다. 대중들에게는 레드 콘셉트로 매력을 어필하고, 마니아 층에게는 벨벳 콘셉트로 매력을 어필해 SM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소녀시대, 에프엑스(F(x))와 마찬가지로 여성 팬들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레드벨벳은 데뷔 후 지금까지 한국에서 총 3번의 단독 콘서트를 열었으며,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높은 대중성뿐만 아니라 큰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증명해 냈다.

레드벨벳 멤버 프로필 사진출처=SM엔터테인먼트

단체, 유닛 그리고 솔로까지

레드벨벳은 멤버 개개인 뛰어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가수 활동뿐만 아니라 연기, 라디오 DJ, 예능 등 여러 방면에서 멤버들이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레드벨벳의 가장 큰 장점은 가수로서 역량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특히 슬기, 웬디, 조이는 유닛 앨범이나 솔로 앨범을 낼 정도로 능력치가 뛰어나다.

먼저, 슬기는 SM엔터테인먼트의 프리 데뷔 시스템인 ‘SM 루키즈’에 공개될 정도로 이미 완성형 아이돌이었다. 특히 연습생 생활 7년을 거치며 노래뿐만 아니라 춤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뛰어난 춤 실력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아이린과 유닛을 이뤄 발매한 ‘놀이(Naughty)’에서 고난도의 터팅 안무(손과 팔을 이용한 안무)를 선보이며 메인 댄서로서 기량을 맘껏 뽐냈다. 슬기는 보컬로서도 훌륭한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타이틀곡 ‘Rookie’(루키) 활동 당시 무대 도중 음향 문제로 마이크를 교체하며 라이브 무대를 인증한 사건이 있었는데, 이때 춤을 추며 노래를 안정적으로 소화할 만큼 보컬 기본기가 탄탄하다.

웬디는 레드벨벳의 메인 보컬로 소녀시대 태연, 에프엑스 루나의 뒤를 잇는 보컬로 알려져 있다. 데뷔 전 네이트판에 올린 빅뱅의 ‘판타스틱 베이비’ 커버 게시글이 인기글에 오르고, 데뷔전에 부른 비욘세의 ‘Halo’ 커버 영상이 유튜브 조회 수 500만뷰에 육박할 정도로 보컬리스트로서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웬디는 레드벨벳 멤버 중 가장 먼저 솔로 앨범 ‘Like Water’를 발매했다. 맑고 단단한 음색을 가진 웬디는 솔로 앨범을 통해 본인이 가진 강점을 드러냈다. 레드벨벳의 통통 튀는 콘셉트와는 다르게 차분한 노래들로 구성돼 안정적인 보컬을 선보이며 레드벨벳 웬디와는 다른 솔로 가수 웬디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솔로 앨범 타이틀 곡  ‘Like Water’는 멜론, 지니, 벅스에서 높은 음원 순위를 기록했으며, 음악방송 1위 후보로 올라갈 만큼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조이도 올해 레드벨벳에서 두 번째로 솔로 앨범 ‘안녕 (Hello)’을 발매하며 보컬리스트로서 기량을 입증했다. 명곡을 리메이크한 노래들로 채워진 솔로 앨범의 타이틀 곡 ‘안녕 (Hello)’은 원곡(박혜경-안녕)과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해주고 조이의 청아한 음색으로 인기를 끌며 각종 음원차트에서 높은 순위에 안착했다. 또한, 죠지의 ‘바라봐줘요’ 커버 영상은 300만뷰를 넘길 정도로 보컬리스트로서 인정받았다. 조이는 데뷔 초반 그룹 내 포지션이 리드 래퍼와 서브 보컬이었지만 꾸준히 연습하며 실력을 쌓아 솔로 앨범까지 발매할 정도의 보컬리스트로 성장했다.

아이린과 예리는 그룹 활동뿐만 아니라 연기에서도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아이린은 영화 ‘더블패티’에서 주인공을 맡았고, 예리는 웹드라마 ‘블루버스데이’에서 주인공 ‘오하린’역을 맡아 방영 예정 중이다. 또한, 예리는 ‘스물에게 (Dear Diary)’라는 자작곡을 발표하며 가수로서 능력뿐만 아니라 작곡과 작사를 통해 프로듀싱의 역량을 보여줬다.

‘빨간 맛’ 보고 ‘피카부’

레드벨벳의 콘셉트는 상큼하고 통통 튀는 ‘레드’ 콘셉트와 매혹적이고 부드러운 느낌의 ‘벨벳’ 콘셉트로 활동하고 있다. 두 콘셉트를 분명하게 나눠 활동할 때도 있지만 현재 레드 콘셉트와 벨벳 콘셉트를 적절하게 섞어 활동하고 있다.

레드 콘셉트로 대표되는 노래는 ‘Ice Cream Cake’, ‘Dumb Dumb’(덤덤), ‘빨간 맛 (Red Flavor)’ 등이 있으며, 벨벳 콘셉트는 ‘7월 7일 (One Of These Nights)’, ‘피카부 (Peek-A-Boo)’, ‘Bad Boy’(배드보이) 등이 있다.

신나는 리듬이 특징인 레드 콘셉트의 노래들은 팬들뿐만 아니라 대중에게도 뚜렷한 인상을 남겨 레드벨벳을 여름 시즌 송의 강자인 ‘서머퀸’으로 떠오르게 했다. 그중 2017년 7월에 발매한 여름 미니앨범 1집의 타이틀 곡 ‘빨간 맛 (Red Flavor)’은 음악방송 5관왕과 멜론 음원차트 1위를 달성할 정도로 그해 여름을 강타하고 여전히 여름 되면 많은 사람이 찾는 곡이다.

레드 콘셉트가 높은 인지도를 쌓아준 곡이라면 벨벳 콘셉트는 레드벨벳의 마니아층을 만들어준 콘셉트다. 2018년 1월에 발매한 정규 2집 리패키지 앨범의 타이틀 곡 ‘Bad Boy’는 벨벳 콘셉트로 만들어진 곡이다. 이 노래 또한 음악방송 5관왕과 음원차트 1위를 달성하면서 2018년 겨울을 레드벨벳으로 물들였었다.

이렇게 레드벨벳은 레드 콘셉트와 벨벳 콘셉트를 활용하여 팬덤과 대중들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정규앨범 ‘The ReVe Festival’ Finale의 타이틀곡 ‘Psycho’는 레드벨벳 콘셉트의 정점을 찍었다고 할 만큼 부드러우면서 매혹적인 곡이다. 멤버의 부상으로 활동을 할 수 없었던 악재 속에도 불구하고 음악방송 활동 없이 9관왕과 멜론, 지니, 벅스 등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1위를 석권했을 정도로 팬덤과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레드벨벳의 뮤직비디오 중 9개의 뮤직비디오가 1억뷰를 넘고 9개 중에서 2억뷰를 넘은 뮤직비디오가 4개일 정도로 독특하고 신비로운 콘셉트를 잘 활용하고 있다. 레드 콘셉트의 타이틀 곡 뮤직비디오는 독특한 콘셉트와 색감을 잘 활용해 노래의 느낌을 살렸으며, 벨벳 콘셉트의 타이틀 곡은 어두운 색감을 이용해 신비로운 느낌을 주며 매혹적인 콘셉트를 살렸다.

레드벨벳은 선배 그룹인 소녀시대, 에프엑스와는 다른 독자적인 콘셉트로 대체 불가한 ‘레드벨벳’이란 브랜드를 구축했다.

레드 콘셉트의 ‘빨간 맛 (Red Flavor)’ 무대와 벨벳 콘셉트의 ‘Bad Boy’무대 유튜브 캡처 ⓒ
스브스케이팝

러비와 눈 맞추고, 손 맞대는 레드벨벳

레드벨벳의 팬덤은 ‘ReVeluv’(레베럽)으로 레베럽보다 애칭인 ‘러비’로 많이 쓰이고 있다.

레드벨벳은 브이라이브뿐만 아니라 공식 SNS 계정, 개인 SNS 계정과 ‘버블’을 활용해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브이라이브와 인스타그램 라이브방송 기능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소통한다. 멤버들은 주로 개인 SNS 계정에 사진과 영상을 올리며 팬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슬기는 라이브 오디오 쇼 네이버 NOW에서 ‘슬기.zip’에 출연하며 팬들과 소통하고, 웬디 또한 SBS 라디오 프로그램 ‘영스트리트’ DJ로 활동하며 대중과 러비를 매일 만나고 있다.

레드벨벳은 유튜브 공식계정에서도 활동기 때마다 다양한 콘텐츠를 찍으며 팬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조이는 솔로 활동을 진행하며 브이로그를 올렸고, 웬디 또한 팬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콘텐츠를 찍기도 했다. 예리는 지난해 ‘예리한 방’ 웹예능 토크쇼를 찍으며 팬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그밖에 ‘아이컨택캠’ 등 무대 뒤 레드벨벳의 일상생활을 볼 수 있는 콘텐츠를 게시했다.

‘예리한 방’ 유튜브 캡처 ⓒ덤덤 스튜디오

데뷔 8년 차에 접어든 레드벨벳은 데뷔부터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걸그룹으로 팬덤 규모는 앨범을 10만장 이상 판매할 정도로 크며, 컴백할 때마다 높은 음원 순위와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할 만큼 대중적이다.

한때 레드 콘셉트만 대중들에게 관심을 받았지만, 뚝심 있게 레드와 벨벳 두 콘셉트를 유지하고 다양한 도전을 통해 레드벨벳만이 할 수 있는 신나면서도 부드러운 콘셉트로 대중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레드벨벳은 이렇게 수많은 도전을 통해 계속해서 성장해 나가는 그룹임을 알 수 있다.

레드벨벳의 데뷔곡 ‘행복 (Happiness)’은 매해 1월 1일 그해의 행복을 바라는 많은 사람이 감상해 역주행하는 곡이다. 올여름 컴백을 앞둔 레드벨벳에게 이번 컴백이 ‘행복’이 가득한 활동이 되길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