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여야의 신경전, 어디까지 가나
양당 구도로 결국은 양강 후보로 재편
범여권 후보 vs. 범야권 후보의 싸움으로
與, 정권재창출 색깔 옅어질 가능성 높아
野, 정권교체 넘어 세대교체 색깔 보여줘야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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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이제 대선일이 200여일 밖에 남지 않았다. 여야 모두 정권교체와 정권재창출을 놓고 치열한 달리기를 시작했다. 200여일 정도의 대선 일정 속에서 수많은 이슈가 나오고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겠지만 핵심 대선 구도는 ‘정권교체’와 ‘정권재창출’이다. 여당은 정권을 빼앗길 수 없다는 입장이고, 야당은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신경전이 대선 경선을 지나 대선 본선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자면 가장 핵심은 유권자들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정권교체 열망이 얼마나 있는지 그리고 어떤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정신을 이어받고 있는지에 대해 명확해야 한다는 점이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SBS 의뢰로 지난달 28~29일 전국 성인남녀 1004명에게 내년 대선 결과 예상을 물은 결과, ‘정권교체론’은 54.8%로 ‘정권 재창출’(37.5%)을 압도했다. 하지만 정권 말기에는 어떤 정권이든 정권교체론이 더 우세한 것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는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있다. 다만 지난 2월 여론조사보다 ‘정권교체론’은 8.8%p 상승한 반면, ‘정권 재창출’은 8.0%p 감소한 수치다. 이번 조사는 무선 90%·유선 10% 전화면접조사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12.3%였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또한 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6월 30일~7월 2일 사흘간 실시해 4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권 교체 필요성에 ‘야당 후보가 당선돼 정권이 교체 되어야 한다’ 응답이 52.3%로 가장 높았다. ‘여당 후보가 당선돼 정권이 유지 되어야 한다’는 응답은 38.1%를 기록했다. 아울러 ‘기타’ 3%, ‘모름·무응답’ 6.5%였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2021년 5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성별·연령대별·권역별 가중값을 부여했다. CATI 전화면접조사 100%로 유선(15%)과 무선(85%) 무작위 추출 전화조사(RDD) 방식이다. 응답률은 13.0%다. 자세한 사항은 글로벌리서치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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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교체? 정권재창출?

매번 대선 때마다 ‘정권교체’와 ‘정권재창출’ 구도로 재편되는 이유는 우리나라는 양당 구도로 선거를 치르기 때문이다. 물론 대선 때나 총선 때 등 각종 선거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선거에 뛰어든다. 하지만 선거가 진행되면서 양강 구도로 재편되면서 수많은 군소후보들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다. 그리고 여당과 제1야당에게 그 초점이 집중된다. 이런 이유로 대선 때만 되면 정권교체와 정권재창출로 구도가 재편된다. 이는 곧 1위와 2위 즉 당선인과 낙선인의 표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장 압도적인 표차이를 보인 때는 2008년 대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정동영 전 의원의 대결 구도에서였다. 당시 500만표의 격차를 보였는데 사실상 친노 지지층이 투표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진영 논리가 적용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진보층에서도 상대 진영으로 정권교체를 원하는 유권자들이 있고, 이는 보수층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정권교체와 정권재창출을 내걸어도, 이것이 진영 논리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후보의 자질과 역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 2008년 대선으로 투영됐다.

그만큼 대선은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프레임은 간단하다. 정권교체와 정권재창출 사이에서 유권자들은 고민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어느 후보로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정권교체’와 ‘정권재창출’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는 것이다. 2008년 대선 당시 친노 지지층은 정동영 전 의원이 대선 후보가 되면서 이는 정권재창출이 아니라 ‘정권교체’로 바라봤다. 그렇기 때문에 투표를 속속 포기를 하게 됐고, 이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이는 올해도 마찬가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 경선을 치르면서 수많은 후보가 나오며, 그리고 여당과 야권 후보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누가 여당 후보가 되느냐 누가 야권 후보가 되느냐에 따라 정권재창출과 정권교체의 명분을 얻게 된다는 점에서 대선 경선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4.7 재보선에서 이미 정권심판을 한번 받았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야권의 정권교체론이 설득력을 잃을 수 있다. 게다가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후보로 ‘누구’를 내세우느냐에 따라 정권교체의 설득력이 더욱 약화될 수도 있다. 중도층의 입장에서 볼 때 ‘특정 후보’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내세운다면 과연 그것을 ‘정권재창출’로 볼 수 있겠냐는 것이다. 무엇보다 친문 색채가 약한 후보가 대선 후보가 된다면 ‘정권재창출’ 의미가 상당히 퇴색될 수도 있다. 다만 이로 인해 강성 친문 지지층이 투표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면 야권은 정권교체의 열망이 상당히 높다는 점에서 어떤 후보가 선출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야권 후보 단일화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특히 제3지대가 형성돼서 3자 대결로 재편될 경우 야권은 그야말로 난감한 상황에 내몰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국 더불어민주당은 정권재창출을 다소 퇴색시키는 전략으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물론 6명의 후보가 문재인 정부를 계승하겠다고 밝혔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계승한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 6명의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정신 등을 계승하지만 더 발전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이는 친문 지지층을 의식하는 동시에 중도 외연의 확장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보인 셈이다. 당 경선에서는 친문 당원들이 많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 정신 계승 등을 언급했지만 본선으로 들어가면 아마도 문재인 정부의 색채를 지우는 작업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본선에서 야권이 정권교체를 들고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대선 후보 역시 자신을 선택하는 것이 정권교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문재인 정부와는 또 다른 색깔의 정부가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문제는 이를 유권자들이 어떤 식으로 받아들일 것인지 여부다. 이에 야권은 야권 후보를 선택하는 것만이 진정한 정권교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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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전략은

야권은 보다 강력하게 정권교체를 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4.7 재보선에서 정권심판론을 들고 나와서 큰 재미를 본 야권이기 때문에 내년 대선에서도 정권교체를 강력하게 주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정권 말기에 부는 정권교체 바람을 타고 야권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이 정권교체의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할 것이다. 다만 정권교체의 중심에 누가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당연히 국민의힘 깃발 아래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국민의힘 외곽에 있는 후보들에게 국민의힘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8월말 경선 버스가 떠나가기 때문에 그 이전에 국민의힘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에 입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비교를 하면서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신경전은 오는 11월 야권 단일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이 생각보다 험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최근 들어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 보다는 11월 야권 단일화로 갈 것이라는 예측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최 전 원장이 국민의힘 입당을 하면서 두 사람의 신경전은 그야말로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일각에서는 이런 치열한 신경전이 야권에 나쁘지 않은 구도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고 있다. 왜냐하면 국민의힘 깃발 아래서 정권교체가 되는 것에 대해 불편하게 생각하는 야권 유권자들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유권자들을 끌어오기 위해서라도 제3지대에 후보가 남아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문제는 야권 후보가 ‘정권교체’만 제시하게 된다면 유권자들이 실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 이유는 이미 지난 4.7 재보선이 정권심판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사실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4.7 재보선이 일종의 씻김굿 역할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4.7 재보선을 통해 회초리를 한 번 맞았다. 이런 이유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내년 대선에 당선되는 것을 두고 ‘정권재창출’로 판단하는 유권자들의 시각이 많이 약화됐다는 점이다. 따라서 야권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바로 ‘정권교체’ 목소리를 너무 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아무런 콘텐츠도 없이 무조건 ‘정권교체’만 내세우게 된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정권교체를 뛰어넘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단순히 문재인 정부를 심판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논리만으로는 유권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정권교체를 뛰어넘는 시대정신을 제시해야 한다. 유권자들이 정권교체를 외치는 야권의 모습만으로는 투표를 하지 않는다. 야권에 투표하기 위해서는 야권만의 시대정신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anything but 문재인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즉, 무조건 문재인 정부의 반대 정책 등을 내세워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야당이 지난해 총선에서 패배를 한 이유가 바로 ‘anything but 문재인 대통령’만 내세웠기 때문이다. 당시 자유한국당이 어떤 미래 비전을 갖고 있느냐를 유권자들은 따지고 물었는데 자유한국당은 무조건 ‘anything but 문재인 대통령’만 외쳤다. 그러다보니 참패로 이어진 것이다. 따라서 내년 대선에서도 ‘anything but 문재인 대통령’만 외친다면 패배는 자명하다. 더욱이 더불어민주당은 ‘정권재창출’ 색채를 옅게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야권 대선 후보가 무조건 ‘anything but 문재인 대통령’만 외친다면 그 선거는 참패할 수도 있다. 핵심은 정권교체를 뛰어넘는 세대교체 등의 시대정신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87년 운동권 세대를 퇴출시키고 새로운 세력을 정치권으로 끌어오기 위해서는 ‘헌법 개정’과 ‘선거법 개정’ 등을 공약으로 내걸어야 하는 기존 공약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새로운 공약과 정책 등을 내놓아야 한다. 이는 정권교체를 넘어 세대교체를 내세워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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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전략은

다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야권 후보들이 단순히 ‘정권교체’만 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자는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오히려 정권교체를 놓고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경쟁을 하는 구도가 되면서 정권교체의 바람이 퇴색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년 대선도 양강 구도로 재편될 것이 분명하지만 어떤 진영이 ‘정권교체’를 넘어서는 시대정신을 제시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됐다. 왜냐하면 유권자들은 기성 정치권에 대해 염증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성 정치권을 교체하는 시대정신을 내놓아야 한다. 그것은 본인의 살을 깎는 정신이 될 수도 있다. 기성 정치권을 교체하자는 것은 곧 자신도 교체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권교체’를 넘어 ‘세대교체’를 내놓는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런 시대정신을 내놓게 된다면 유권자들이 표를 줄 가능성은 매우 높다.

다만 내년 대선에서 단순히 ‘정권재창출’과 ‘정권교체’의 대결로 굳어지게 된다면 유권자들은 크게 실망을 하면서 이들에 대한 심판론을 제기할 것으로 예측된다. 핵심은 대선 주자들이 이런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고 대응하느냐 여부다. 이는 여권이나 야권이나 모두 마찬가지. 유권자들의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는 것이 대선 주자들의 운명이다. 앞으로 대선 경선을 치르고 본선을 치르기 위해서는 시대정신을 찾아야 한다. 이제는 그 작업을 해야 하는 시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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