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와 반페미의 공방, 대선 국면으로

4.7 재보선 이전에는 온라인 완장질
4.7 재보선 이후 오프라인 완장질로

안산 선수로 촉발된 젠더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정치권도 젠더 갈등에 동참, 대선 정국은 혼란으로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 안산이 1일 오후 2020 도쿄올림픽을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산 선수의 숏컷 논란이 페미니즘 공방으로 불똥이 튀었다. 4.7 재보선 이후 불거진 이른바 ‘반페미니즘’ 정서가 ‘과도한 경계선’을 넘으면서 그동안 숨죽였던 ‘페미니즘’이 다시 부활했다는 평가다. 이런 젠더 갈등의 한복판에 서 있는 정당이 바로 국민의힘이다. 게다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까지 페미니즘 공방에 뛰어들면서 국민의힘은 그야말로 아사리판이 됐다. 젠더 갈등이 대선 정국을 강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동안 숨죽여 있던 반페미니즘 정서가 4.7 재보선을 계기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그들은 완장을 찼으며 방망이를 들고 온라인 곳곳을 누비면서 페미니즘 흔적을 찾으려고 했다.

GS25가 이른바 집게손가락 이미지를 사용하면서 반페미들은 ‘남성혐오(남혐)’이라고 규정하고 여론전을 펼쳤다.

GS25는 결국 사과를 해야 했다. 그러자 반페미들은 더욱 기승을 부리면서 ‘남혐’의 규정을 넓혀나가면서 ‘오조오억’ 등의 단어도 남혐이라면서 재단을 하기 시작했다.

해방 후 혼란스러운 정국

이는 흡사 해방 후 혼란스러운 정국과 비슷하다. 우익단체 청년들이 완장을 차고 몽둥이를 들고 다니면서 빨갱이를 색출한다면서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준 것과 비슷하다.

빨갱이의 조그마한 흔적이라도 보이면 무조건 “너는 빨갱이”라면서 몰아세웠고, 결국 집단 린치를 가했다.

그렇게 해방 정국은 혼란을 거듭했다. 젠더 갈등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반페미들이 온라인상에서 완장을 차고 몽둥이를 들고 다니면서 조금만 ‘남혐’ 흔적이 보이면 무조건 “너는 페미니스트”라면서 몽둥이를 휘두르고 있다.

이에 기업들도 막대한 피해를 보았고, ‘남혐’으로 몰린 기업들은 사과해야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도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완장을 차고 인터넷을 돌아다니면서 흡사 정의의 사도인양 곳곳에서 몽둥이를 들고 나서는 나서며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다 보니 ‘페미니즘’ 정서가 인터넷 상에서 사라졌다. ‘양성 평등’을 조금이라도 외치면 무조건 ‘페미니스트’로 찍어서 여론의 몰매를 맞게 했다.

이는 4.7 재보선 이후 변화된 인터넷 환경이었다. 4.7 재보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대거 당선이 됐다. 그리고 정치권에서 분석하기로는 이대남(20대 남성)의 표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은 이대남을 위한 정책이나 비전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러자 반페미들이 인터넷에서 완장을 차기 시작했다. 흡사 자신의 세상이 도래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안산 선수 파문으로 역전

하지만 반페미들이 건드리지 말아야 할 영역을 건드렸다. 2020도쿄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안산 선수의 숏컷을 문제 삼았다. 반페미들에게 숏컷은 ‘페미니즘’의 상징이었다. 그런 이유로 안 선수가 ‘페미니스트’가 아니냐고 낙인을 찍었고, 급기야 금메달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도 넘은 완장질에 여론은 급격히 식었다. 안 선수 전까지만 해도 남혐 논란에 대해 반페미들을 여론이 지원을 해줬다.

페미니즘이 국민적 정서를 무시하고 자신의 영역에 갇혀서 자기들만의 주장을 펼친다면서 반페미들의 손을 들어줬던 여론이 갑작스럽게 바뀌게 된 것이다.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건드렸다. 급기야 여론은 이 완장질에 등을 돌렸고, 그러자 이번에는 페미니즘의 반격이 시작됐다.

안 선수를 건드리지 말라는 여론이 빗발치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반페미들의 설 자리는 점차 잃어가는 모습이었다.

페미니즘은 그동안 ‘반페미’ 정서를 너무 방치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4.7 재보선 이후 반페미 정서가 급속도로 번져 나갈 때 제어를 했었어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한 것이 안 선수 파문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국민의힘이 갑작스럽게 젠더 갈등에 참전했다. 양준우 대변인은 “핵심은 남혐 용어”라면서 반페미에 손을 들어줬다. 여기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페미가 저출산의 원인”이라고 규정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서울 강북권 원외 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온라인 갈등이 대선 정국 속으로

이런 국민의힘 행보는 온라인상에서 완장질하면서 돌아다니던 젠더 갈등을 대선 정국으로 끌어들였다는 평가다.

대선 기간 내내 이 문제는 계속 거론될 것으로 보이며, 이것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킬레스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젠더 갈등은 오래된 문제이기도 하지만 최근 들어 급부상한 문제이기도 하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젠더 갈등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온라인상에서 서로가 서로에 대해 비방을 넘어서는 수준이 됐다. 4.7 재보선 이전에는 온라인상에서 머물렀던 젠더 갈등이지만 4.7 재보선 이후 오프라인으로 완장질이 이어졌고, 급기야 이제는 정치권에서도 젠더 갈등이 표출되고 있는 모습이다.

젠더 갈등이 투표로 조직화한다면 정치권은 더욱 젠더 갈등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페미와 반페미들은 결국 낙선운동과 당선운동을 펼칠 것이고, 그것이 조직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아사리판이 펼쳐질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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