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과 경선’ 동시 수행, 현실적으로 불가능..
윤석열·최재형, 국민상식 역행 망언 중단 해야
다시 띄운 승부수··지지포럼에 현역 최다 참여
‘국가찬스’ 사회혁신으로 국민기회 시대 열 것
공공투자형 ‘반반주택’은 주거 문제 정책 답안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투데이신문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국회의원 3선 경력의 재선 제주도지사였던 원희룡(57)의 ‘촉’은 늘 여의도를 향했다. ‘대한민국의 모든 길이 통하는 그곳’은 그가 꿈꾸는 세상의 퍼즐을 완성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그는 열아홉 나이에 ‘전국구’ 인물이 됐다. 초중고 당시 1등을 놓친 적이 없어 원‘일’룡으로 불렸던 그는, 1982년 처음 치러진 대입학력고사 전국 수석과 서울법대 수석입학으로 원희룡이라는 이름 석자를 처음 세상에 알렸다.

비결이 뭐였었냐는 질문에 그는 “어렸을 때 아버지가 서점하다 망했는데, 창고에 책이 엄청 쌓여 있었다. 그 책들만 보면 기분이 좋았다. 아주 자연스럽게 많은 책을 읽게 됐다. 전기불도 안 들어오고 텔레비전도 없다보니, 책 읽는 게 놀이였고 ‘자기주도학습’이었던 셈”이라며 사뭇 상기된 모습으로 설명한다.

자신의 ‘수석인생 노하우’를 아버지의 사업 실패 결과에서 얻었다고 말하는 그의 표정에선 ‘장난기’마저 묻어나온다. 물론, 집 안에 많은 책이 있다고 누구나 같은 결과를 내는 건 아닐 테다.

그랬던 그였지만, 대학 생활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역시 달랐다. 몸에 밴 학습능력 때문이었는지, 야학과 노동운동으로 점철된 7년의 대학생활 끝에 도전한 사법시험도 2년 만에 수석 합격하며 또 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공직 임무 수행도 거침이 없었다. 검사 임용 후 전국을 돌며 불법금융조직과 마약사범을 소탕하는 등 거악 척결에 앞장섰다. 그러나 ‘검사 원희룡’의 삶은 그리 길지 않았다. 3년 만에 ‘법복’을 벗어 던진 그는 당시를 “입만 열면 거짓말을 일삼는 조폭이나 마약사범을 매일 상대하다보니 힘들고 허망했다. 이러다 본연의 인간성마저 달라질 수 있겠다 싶었다”고 회상한다.

그는 부산에서 검사를 그만뒀을 때 마약 담당 변호사를 했었더라면 돈 좀 벌지 않았겠냐는 질문에 “그것 때문에 힘이 들어 그만뒀는데, 돈을 이유로 같은 일을 다시 할 순 없었다. 그래서 서울로 올라와 PC방 담당 전문변호사를 했다. 다가올 정보통신 시대가 전망됐고, 미래지향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어쩌면 처음부터 ‘맞지 않는 (검사)옷’을 입었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대학시절 전두환 군사정권에 항의하다 유기정학을 받았고, 노학연대(노동자와 학생 연대) 유인물을 배포하다 구속 직전까지 가기도 했었다. ‘노동자나 일반 민중들의 의식이 깨어나 적극적으로 나서야 민주화가 된다’는 신념으로 구로공단 교회에서 야학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교복을 입은 원희룡이 서울법대 수석합격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사진=유튜브 The Weekend, '80년대 대학입시풍경'서 갈무리
교복을 입은 원희룡이 서울법대 수석합격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사진=유튜브 The Weekend, '80년대 대학입시풍경'서 갈무리

그러나 ‘검사스러워지는 삶’이 싫어 택한 변호사 생활도 오래가진 못했다. ‘법무법인 춘추’를 설립한지 2년이 채 안 되던 1999년, ‘젊은 피 수혈’에 열을 올리던 정치권으로부터 정계입문 제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선택의 기로에 선 그는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보수를 이루겠다’며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이후 2000년 16대 총선을 시작으로 서울 양천갑에서 내리 3선을 기록했다.

그를 정계에 입문시킨 사람은 다름 아닌 김부겸 국무총리다. 여야 모두로부터 입당 제의를 받은 그는 당시 한라나당 소속이었던 김 총리의 권유를 받아들여 16대 총선에서 나란히 국회에 입성했다. 그때 연을 맺게 된 사람들이 당내 소장개혁파 멤버였던 ‘남·원·정’의 남경필 정병국 등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는 현재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때까지 그는 실패를 모르고 살았었다. 재선 직후 치러진 전당대회 차석을 차지하며 당시 박근혜 대표에 이어 최연소 최고위원에 올랐고, 2007년엔 한나라당 대선 경선서 이명박·박근혜 후보에 이어 3위의 성적을 올리며 '40대 대권주자' 반열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당시 함께 경쟁했던 홍준표 후보는 4위였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19대 총선(2012년) 불출마’라는 배수진을 치며 도전한 2011년 당대표 선거에서 그는 홍준표 유승민 나경원에 이어 4위로 처지며 여의도 중앙정치무대를 떠나야 했다. 이후 해외를 다녀오는 등 2년 동안 야인의 길을 걸었다.

그러던 그가 재기에 성공한 건 2014년 6회 지방선거를 통해서다. 당시 제주도지사에 출마해 60%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됐다. 2018년 도지사 재선 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이라는 ‘거센 북풍’에도 불구, 과반을 넘기며 대구·경북을 제외하곤 유일하게 당선된 보수후보가 됐다.

그가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대권 도전’을 위해 모든 걸 걸었다. 지난 11일 그는 7년간 제주도정을 이끌던 지사직을 던졌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지난 11일 제주도청에서 열린 퇴임식을 마치고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지난 11일 제주도청에서 열린 퇴임식을 마치고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제주의 아들 원희룡의 (대권)도전을 지켜봐달라”며 청사를 나선 그는 같은 도지사직을 유지한 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유력주자 이재명 경기지사를 겨냥해 “지사직을 유지하면서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 임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행태”라고 직격했다.

현재 그의 시계는 내년 3월 9일에 맞춰져 있다. 14년 만에 다시 도전하는 그의 ‘대권 플랜’은 어느 때보다 치밀하고 긴박하다. 13일 찾은 국회 인근의 ‘원희룡 캠프’는 철저히 그의 일정과 시간에 맞춰 돌아가고 있다. ‘일사불란’한 캠프 구성원들의 움직임은 긴장감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접점이었다. 분 단위로 쪼개진 인터뷰 중에도 그의 휴대폰은 쉴 새 없이 울렸다.

그가 꿈꾸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그가 구상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들어봤다.

 

◇윤석열 최재형 모두 국민상식 반하는 망언 중단해야

-지지율이 답보 상태다.

“찬바람이 불면 가을의 전설이 시작될 거다. 그걸 실현시키는 전략을 하나하나 실천하고 있다.”

-(‘지사직 사퇴’라는)배수진을 쳤다. 경선 참여를 위해선 선출직 모두 사직해야한다고 보나.

“그렇지는 않다. 국회의원직까지 내려놔야 한다는 건 지나치다는 생각이다. 개인의 선택 문제라고 본다. 그러나 행정조직의 수장인 경우는 좀 다르다. 안정적으로 직을 수행하기 어렵고, 누가 봐도 개인의 선거운동에 해당하는 활동에 행정예산을 악용하는 등의 폐단은 지적받아 마땅하다.”

-그래서 ‘지사 찬스’라고 한 건가.

“그렇다. 이재명 지사는 도지사직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는 거다. 결국 경선과정에선 지사 찬스를 쓰고, 실패했을 때를 대비해 ‘지사 보험’을 들겠다는 것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 경기도지사로서 갖고 있는 30조에 가까운 예산과 방대한 홍보비, 지휘권 등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나는 지사직 사퇴 문제를 양심과 공직윤리 문제로 본다. 도정과 경선을 동시에 수행한다는 건 현실적으로도 가능하지 않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6일 더불어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인 이상민 의원의 지사직 사퇴 요구에 "'대선 경선 완주'와 '도지사 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도지사직을 사수하겠다"고 밝혔었다. 이 지사는 "도지사직은 경기도민이 맡기신 책임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정치적으로 불리해 선거운동을 많이 하겠다고 사퇴하는 게 말이 되냐"고도 했다. 이와 관련, 매일경제·MBN이 지난 12일 알앤써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절반 이상이 이 지사가 지사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본보와 인터뷰 중인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투데이신문
본보와 인터뷰 중인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투데이신문

-두 번째 도전이다. 40대 때와는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그렇다. 2007년엔 당내 3위를 했다. 당시 1,2위를 한 두 분은 이미 대통령을 지냈으니 이번엔 내 차례다. 하하. 2007년엔 넘치는 패기를 무기로 거침없이 도전했다. 그러나 지금은 거기에 더해 경륜까지 갖췄다. 제주지사 7년을 통해 행정경험까지 구비하게 된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충분한 미래비전을 준비할 수 있었다.”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하하. 지난 시간은 누구보다 검증에 강하고, 민주당에 단 한 번도 패배한 적 없는 경쟁력을 마련하는 시간이었다. 대한민국 미래 30년 먹거리도 준비해 두었다. 나는 두 번 실패하는 사람이 아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최근 윤석열 최재형 두 후보의 ‘설화(舌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두 분 모두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계신다. 시대에 동떨어지고 국민상식에 반하는 것은 물론, 공정에도 어긋나는 망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럼에도 당내에선 ‘줄 세우기’로밖에 볼 수 없는 행동들이 나타난다. 두 후보에게 부탁드린다. 새로운 가족이 되겠다고 오셨으면, 지지층 확산은 고사하고 탄핵 이후 얼마 남지도 않은 유산 다툼만 벌이는 행태는 중단하기 바란다. 준비가 안 돼 있다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해도 되는 상황은 아니지 않나. 국민 삶을 챙기고,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누가 문재인 정부보다 더 잘할지에 대한 경쟁으로 초점을 옮겨야 한다.”

지난달 국민의힘에 나란히 입당하며 대권 도전을 선언한 윤석열 최재형 두 후보의 잇단 ‘실언’이 연일 이슈가 되고 있다. 윤 후보는 13일에도 코로나19 대책 마련을 얘기하면서 '우한 바이러스'란 표현을 사용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우한 바이러스는 세계보건기구가 혐오와 차별을 유발할 수 있으니 피해 달라고 한 표현이다. 윤 후보는 그동안 '주 120시간', '대구 민란', ‘부정식품’, ‘후쿠시마원전수’ 등의 발언으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었다. 최재형 후보도 지난 12일 국민의힘 초선의원 대상 강연에서 "국민의 삶을 정부가 모두 책임지겠다는 게 바로 북한 시스템"이라는 발언으로 당 안팎의 비난을 사고 있다.

 

◇임기시작 즉시 긴급재정명령 ‘100조 기금’ 마련...소상공 자영업자 지원

-원희룡의 ‘브랜드’는 뭔가. 이재명, 하면 ‘기본’이란 단어가 떠오르는데.

“원희룡의 브랜드는 '국가찬스'다. 지도자는 자신의 인기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포퓰리즘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한 혁신 정책을 준비해야 한다. 국민들에게 부모 찬스나 기득권 찬스가 아닌, 미래를 위한 국가찬스를 제공할 것이다. 대한민국이 제주도 가난한 촌부의 아들에게 기회를 주었듯 계층 간 이동이 가능한 사회, 다음 세대가 더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학교교육과 평생학습 체제로 이어지는 순환 고리를 만들어 경제와 산업, 노동, 금융혁신을 통한 일자리 창출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다. 이를 통해 형성되는 주택과 토지, 조세 혁신은 내집마련의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이것을 국가찬스라 한다. 반반주택도 그 중 하나다. 국가찬스를 통해 국민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고, 다음 세대가 더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

‘국가찬스’는 ‘국가가 나서서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앞장서겠다’는 개념으로, 원희룡 후보의 대선공약 브랜드다. 현 정권에서 불평등 현상으로 지적돼 온 부모찬스·형제찬스 등 집안의 부와 권력을 이용한 기회의 불평등을 꼬집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100조원 프로젝트’가 1호 공약이다. 어떤 내용인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거다. 정부 예산을 무차별적으로 뿌려서는 안 된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현금살포는 무책임한 포퓰리즘 정책이다. 무엇보다 정부 예산은 가장 필요하고 시급한 곳에 집중적으로 투입해야 효과가 높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했을 때 소상공·자영업자들의 연간 영업손실 총액이 대략 100조원 규모다. 이들이 벼랑 끝에 몰려 있다. 당연히 이들을 살리는 것이 최우선 돼야 한다.”

-얼핏 들으면 ‘자영업자만 위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건 오해다. 우리나라 경제인구의 25%에 달하는 소상공, 자영업자가 무너지면 결국 국민경제 전체가 망가지게 된다. 이들을 돕는 것은 대한민국 경제 전체를 살리는 거다. 그러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긴급재정명령을 통해 ‘소상공 자영업 경쟁력 강화 기금 100조’를 마련할 것이다. 첫해에 영업 손실액의 50%를 보전하는 데 사용하고, 이후 4년간 매년 10조원을 투입해 낙후된 업종이나 기존 업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쓸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이들 업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일 예정이다. 상환 계획도 독일의 ‘메르켈 모델’처럼 정밀하게 마련해 장기적 재정건전성을 유지할 것이다.”

국회는 지난달 24일 본회의에서 35조 원 규모의 2차 추경안을 처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피해지원과 관련, “추경 집행을 통해 신속히 피해를 지원하고 금융 부담과 애로를 덜어드리는 등 다각도의 지원책을 강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버틸 수 있는 한계에 봉착했다’며 코로나19 방역 대책 수립 전환 등을 촉구하고 있다.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금융권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이 마련됐던 것처럼 “정부가 금융정책을 통해 대출만이라도 쉽게 받을 수 있게 규제를 풀어달라(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고 요구한다. 권순우(60) 한국자영업연구원장은 “코로나가 끝나면 자영업 문제도 해결될 거라고 오해할까 봐 우려스럽다. 자영업자들을 궁지로 몰아넣은 건 코로나가 아닌 역대 정부의 자영업 홀대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본보와 인터뷰 중인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투데이신문
본보와 인터뷰 중인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투데이신문

◇공공투자형 내집마련 정책인 ‘반반주택’은 주거정책 해결 답안

-구체적인 ‘청년정책’이 궁금하다.

“이건 내가 할 말이 많다. 청년정책과 관련해선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가들과 호흡을 맞추며 아주 오랜 시간 준비해왔다. 앞으로 순차적으로 발표하겠지만, 준비하고 있는 여러 청년 정책 가운데 가장 반응이 좋은 게 ‘반반주택’이다.”

-반반주택? 생소하다.

“정부와 개인이 각각 절반씩 투자해 내 집을 마련하는 일종의 ‘공공투자형 내집마련’ 정책이다. 대규모 임대주택을 지어 거기 들어가 사는 방식이 아니다. 9억 원 이하 주택이면 청년이 희망하는 곳에 집을 사고, 팔고 싶을 때 팔 수 있는 선택권을 전적으로 거주자에게 주는 거다. 이 제도를 무주택 신혼부부 대상으로 실시한 다음 전체 무주택자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다른 청년정책은 뭐가 있나.

“‘청년교육카드’ 정책이다. 만 18세 청년들에게 1인당 2000만원을 총 10년에 걸쳐 쓸 수 있도록 ‘교육전용카드’를 제공할 것이다. 이 카드를 활용할 경우,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사회에 진출하는 청년들은 창업·창직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대학에 입학하면 등록금으로 쓸 수 있고 직업 준비교육이 필요하다면 교육훈련비로도 사용할 수 있다.”

-‘청년 기본소득’과 어떤 차이가 있나.

“‘반반주택’과 ‘청년교육카드’를 합치면 대략 10조 원가량의 예산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이 비용은 기본소득 예산의 절반 정도밖에 안 된다. 이게 바로 선택과 집중을 하느냐, 생각 없이 세금을 낭비하느냐의 차이다.”

-과거 함께 했던 ‘소장개혁파’ 세력의 지원과 지지는 어떤가.

“얼마 전 ‘희망오름포럼’ 창립식에 많은 동료 의원들이 참석해주셨다. 나는 20년 전부터 일관되게 보수정당 개혁을 주장해왔다. 그분들은 나와 함께 오랫동안 개혁을 위해 힘써온 분들이다. 대한민국이 나아갈 미래 비전을 끊임없이 제시해왔다고 자부한다. 20대 때는 민주화 운동에 헌신해보기도 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두루 경험한 개인적 삶은 대한민국 역사의 축소판이라 생각한다. 이런 요인들을 정치개혁의 대표주자로 지지해주는 게 아닌가 싶다.”

지난달 7일 출범한 희망오름포럼은 원희룡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의 정책연구모임이다. 현역의원 34명이 발기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날 출범식엔 모두 47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사퇴’ 후 공식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원희룡 지사가)대통령 후보의 자질을 다 갖췄다"며 추어올렸다.

-주로 어떤 조언들을 하나.

“이분들 역시 이제는 보수 개혁주자가 국가운영의 중심에 설 때가 됐고, 그런 사이클이 돌아왔다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공감한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외부의 힘에 의존할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당을 혁신시켜 수권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 뜻을 함께 하고 계신 분들의 힘까지 모아 반드시 정권교체에 성공하겠다. 참여해주시고 지지해주셔서 든든하고 감사하다.”

 

◇게임 ‘셧다운제’, 하루빨리 폐기해야

지난 2011년 게임 셧다운(shutdown)제 시행일에 맞춰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 사이버패트롤 회원들이 플래시몹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011년 게임 셧다운(shutdown)제 시행일에 맞춰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 사이버패트롤 회원들이 플래시몹을 하고 있다. ⓒ뉴시스

-게임 실력도 ‘수준급’으로 알려져 있다. ‘셧다운제’ 폐지 입장은 뭔가.

“오래전부터 셧다운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셧다운제는 하루빨리 폐지돼야 한다. 셧다운제 시행 10년이 남긴 건 규제로 인한 게임산업 위축 결과뿐이다. 게임 이용시간 증가가 청소년 수면부족이나 게임중독을 야기했다는 인과관계는 없다. 국가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밤12시 게임을 강제 종료시키는 일이 국가가 개입해야 할 일인가. 가정과 부모의 자율권 보장 측면에서 요청할 경우에만 접속을 제한하는 선택적 셧다운제로 가야 한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 스타트업 기업 육성 등을 얘기 하면서 규제로 게임산업의 발목을 옥죄는 건 모순이다.”

-폐지 반대여론도 적지 않다.

“물론, 청소년들의 게임과몰입이나 폭력성 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때문에 청소년 게임문화 개선이나 게임산업 규제, 게임산업 진흥 문제도 반드시 함께 논의해야 한다.”

-게임 정책 전담 ‘대통령직속기구 설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게임 정책 전반을 담당하는 논의기구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여러 부처간 조율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통령직속기구보다는 국무총리실 산하가 적합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는 사후 자신의 뼈는 제주도에 묻힐 거라 했다. 그러나 노후의 삶을 제주에서 지낼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는 듯했다. 그가 마지막 퍼즐조각을 찾아 ‘꿈’을 완성시킬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거 하나는 ‘국가천재 원희룡’이라는 이름 석자만은 동시대를 살아온 많은 이들의 뇌리 속에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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