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전략, 이재명 결집으로 이어져
이재명에게 더블스코어로 뒤쳐진 이낙연

지난 5일 청주 CJB컨벤션센터에서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세종·충북 순회경선이 열렸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지난 5일 오후 청주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세종·충북 경선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이재명 후보가 과반 이상 득표를 했고, 이낙연 후보가 더블스코어로 뒤쳐졌다. 이낙연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게 다소 밀릴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더블스코어로 뒤쳐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표 차이가 엄청났다. 친문 지지층이 이낙연 후보가 아닌 이재명 후보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이낙연 후보의 선거전략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는 대전·충남에 이어 세종·충북 경선에서도 이재명 후보에게 더블스코어 차이로 패배를 했다. 양강 구도를 펼치겠다고 했지만 양강구도가 아니라 1강 1중 4약의 구도가 됐다. 이낙연 후보로서는 따라잡아야 할 간극이 더욱 커졌다.

오는 12일 일반 국민 64만명이 참여하는 1차 슈퍼위크와 20만명의 선거인단이 분포한 호남 경선에서 반전의 카드를 마련하겠다는 것이 이낙연 후보 캠프의 전략이지만 그 전략도 쉽지 않아 보인다.

더블스코어

충청권 누적 득표율은 이재명 후보가 54.72%, 이낙연 후보가 28.19%이다. 충청권 선거인단이 전체 10%에 불과하지만 충청 민심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다는 점과 첫 경선 결과라는 점에서 다른 경선 결과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호남 표심은 “될 사람에게 밀어준다”는 인식이 강하다. 다시 말하면 충청권에서 더블스코어로 표심 차이가 난다면 호남 표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초 뚜껑을 열기 전에는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의 표차이가 얼마 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확연히 차이가 있다. 그것은 이낙연 캠프의 선거전략이 잘못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이낙연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국무총리를 역임했기 때문에 친문 인사이다. 그런 점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친문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낙연 후보가 1위를 하거나 이재명 후보와 표차이가 얼마 나지 않았어야 했다. 하지만 친문 대의원이나 권리당원이 이낙연 후보가 아닌 이재명 후보를 선택했다는 것은 ‘친문 마케팅’이 소용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아마도 ‘위기의식’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역전 현상이 벌어졌고, 일부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계속해서 1위를 달리면서 당내에서 위기감이 팽배했다. 이대로 가면 정권재창출을 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다.

이낙연은 계속해서 네거티브 전략으로

이런 가운데 이낙연 후보와 캠프는 계속해서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했다. ‘검증’이라고 표현했지만 누가 봐도 네거티브 전략이었다.

그러다보니 이낙연 후보에게는 反이재명 지지자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가 지난달 27~28일 TBS 의외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지지후보가 최종 후보가 되지 못할 경우 같은 당의 최종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민주당 지지층(66.2%)이 국민의힘 지지층(75.5%)보다 낮게 나타났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을 세부적으로 보면, 이낙연 후보 지지층 중에서는 45.2%만 ‘같은 당의 최종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는 야당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지층(79.6%)은 물론 같은 당 후보인 이재명 후보 지지층(68.6%)에 비해 월등히 낮은 수치였다.

이낙연 후보 지지층 중 다른 당 후보를 지지하거나 아무도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41.7%에 달해 이재명 후보 지지층(23.8%)에 비해 크게 높았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이낙연 후보에게는 反이재명 지지자들이 집중됐다. 그것은 외연확장에 상당한 방해꾼이 될 수밖에 없다.

反이재명 지지층이 이낙연 후보로 몰리게 되면서 이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깎아내리는 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고, 그것이 다시 反이재명 지지층을 모으는 악순환이 되고 있다. 하지만 反이재명 지지층을 모으는데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었다.

전략 수정 불가피 하지만

이같은 경선 결과를 받아본 이낙연 후보와 캠프는 선거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바꿀 수도 없는 상황이다.

왜냐하면 이낙연 후보 지지층은 反이재명 지지층이기 때문이다. 이런 지지층을 놔두고 갑작스럽게 네거티브 중단 등의 선거전략을 내놓는다면 크게 실망한 反이재명 지지층은 떨어져 나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되는 사람을 확실하게 밀어준다는 대세론이 힘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번 충청권 경선 결과가 다른 지역 경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면서 되는 사람에게 표를 몰아주자는 열풍이 불 수도 있다.

이낙연 후보로서는 더욱 초조해지는 시간이 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이낙연 후보와 캠프가 처음부터 선거전략을 잘못 짰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온다. 네거티브 전략은 물론 이낙연 후보 본인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드러내는 선거전략을 내놓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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