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군 성폭력 피해자 아버지 이모씨
딸 성폭력 피해 처음 아냐…2년 전에도 ‘쉬쉬’
공군, 가해자 감싸기 바빠…급기야는 부실수사
진상규명 믿고 기다렸건만 돌아온 건 배신뿐
군,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스스로 진실 밝히길
감춰진 진실·책임자 처벌 위해 특검 도입해야

고(故) 이예람 중사 아버지 이주완씨 ⓒ투데이신문<br>
고(故) 이예람 중사 아버지 이모씨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단순히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에서만 보지 말고, 최고 상급자까지 보고와 조치 과정을 포함한 지휘라인 문제도 살펴보고, 엄중하게 처리하라”

상사의 성폭력 피해를 입고 끝내 사망한 공군 제20전투비행단(이하 20비) 이예람(당시 24세) 중사의 죽음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3일 이같이 주문했다.

그로부터 5개월여가 흐른 지금 이 중사의 아버지 이모(59)씨는 아직도 딸을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다. 그는 딸의 빈소가 마련된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여전히 머물고 있다. 딸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도, 책임자에 대한 처벌도 어느 하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데, 이대로 모든 걸 정리해버릴 순 없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이 중사 죽음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약속했다. 하지만 부실수사에 대한 잡음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피해 사실을 즉시 알렸으나 윗선 보고는 늦어졌고, 가해자 조사도 열흘 이상이 흘러서야 비로소 진행됐다. 피해자가 피해 상황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를 확보해 직접 군사경찰에 제출했지만 군사경찰대대가 이를 누락한 것으로 드러나며 공군 수사라인 축소·은폐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2차 가해자로 지목된 피고인은 첫 재판이 열리기도 전에 사망했다. 게다가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초동 수사 책임자들에 대해 불기소를 권고했고, 공군 수뇌부 대상 통신영장이 무더기로 기각됐다.

무력화에 대한 우려는 현실이 됐다. 국방부의 최종 수사 결과 핵심 관련자들이 줄줄이 불기소되며 결국 제대로 된 책임자 처벌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씨는 예상한 결과라는 듯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반드시 이뤄내기 위한 특검이 출범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싸움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고(故) 이예람 중사 ⓒ투데이신문

천생 여군에게 닥친 비극

이 중사는 어린 시절부터 성격이 워낙 쾌활해 성별에 관계없이 모든 친구들과 스스럼없이 지냈고, 리더십이 있어서인지 주위에는 늘 사람이 많았다. 중학교 때는 3년 내내 전교 3등 안에 들 정도로 공부도 곧 잘해 부모님께는 어디 내놔도 자랑스러운 딸이었다. 일찍이 군인으로서의 삶을 계획했던 이 중사는 공군항공과학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입학정원 150명 중 단 15명만 여성을 뽑는 쉽지 않은 조건에도 이 중사는 당당하게 합격했다.

6.25 참전 용사의 후손답게 이 중사는 군인 정신이 매우 투철했다. 누구보다 훌륭한 군인이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자랑스럽고 소중한 딸이 함께 근무하던 동료들로부터 끔찍한 피해를 입고 곁을 떠날거라곤 아버지 이씨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부대에서 근무를 하던 이 중사는 지난 3월 2일 선임이던 장모 중사로부터 회식 참석을 지시 받았다. 장 중사는 당직을 바꿔서라도 참석하라는 무리한 요구를 했다.

회식이 끝나고 오후 11시경 후임 부사관이 차량을 운전하고 이 중사와 장 중사는 뒷좌석에 탑승했다. 이때 이 중사는 장 중사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다. 이씨는 중요 부위, 가슴을 만지고 강압적으로 입을 맞추는 등 강제추행으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성폭행 수준이었다고 했다. 실제 본보가 피해자의 진술서를 확보해 확인해본 내용은 차마 입에 담기 조차 어려운 피해 사실이 서술돼 있었다. 

사실 이 중사의 성폭력 피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고 한다. 이보다 앞서 두 차례의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 2019년 파견 나온 준위로부터 회식자리에서 강제추행을 당했다. 당시에도 이 중사는 상사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렸으나, 그는 가해자를 감싸며 문제를 키우지 않기를 종용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임관하고 나서 한 2년 정도 지난 후부터 굉장히 힘들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저 군 조직 문화에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성폭력 문제에 노출돼 고통받게 될 줄을 몰랐어요. 성폭력을 막아주지 못했다면 제대로 대책이라도 세워줬어야 할 책임자들이 오히려 2차 가해를 했습니다. 가해자 분리를 해주기는커녕 합의를 시도하고 사건을 무마하려는 등 압력을 넣었어요. 심지어 같은 군인 신분의 남자친구를 통해서까지요. 1차 가해자의 아버지까지도  ‘명예스러운 전역을 하게 해달라’고 딸에게 연락을 했을 정도입니다.”

1차 가해자 장 중사 ⓒ뉴시스

잘못 꿴 첫단추, 부실수사의 시작

사건 발생 당일 늦은 밤 이 중사는 성폭력 대응 매뉴얼을 근거로 상관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상관은 다음날 밤이 돼서야 사건을 군사경찰 측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사에 대한 조사는 5일부터 시작됐으나 가해자에 대한 첫 조사는 신고 이후 열흘 이상이 지나서야 이뤄졌다. 게다가 이 중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20비 군사경찰대대장은 가해자에 대한 불구속 수사와 압수수색 최소화 등 통상적인 수사 상식과는 거리가 먼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피해자 보호의 제1원칙도 준수되지 않았다. 이 중사는 가해자와의 분리를 위해 청원휴가를 신청했으나 이 기간 중에도 군사경찰의 조사를 받아야 했던 이 중사는 관사에 머물며 가해자들을 반복해서 마주쳤다.

군의 피해자 관리 소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 중사는 피해 신고를 한 뒤로 20전투비행단 소속 민간인 성고충상담관과 20여차례의 상담을 진행했다. 그러나 4월 15일 상담관에게 목숨을 끊고 싶다는 취지가 담긴 문자 메시지를 보낼 만큼 이 중사의 상처는 날로 깊어만 갔다. 이후 이 중사는 자신의 뜻에 따라 서산시에 있는 외부 성폭력상담에게 연계돼 4월 19일부터 30일까지 2주간 6번의 상담을 갖고 정신과 진료를 받았다. 4월 30일에 마지막 대면상담을 가졌는데 당시 상담소는 상태가 호전됐고, 자살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곁에서 본 가족들의 생각은 달랐다.

“전혀 호전된 상황이 아니었어요. 딸의 남자친구 가족과 상견례를 진행하고 며칠 후에 마지막 대면상담을 가졌어요. 그러니 기분은 좋았을 겁니다. 하지만 마음 안에 내재된 고통은 계속 안고 있는 상태였죠. 가족들 만나면 기분이 좋으니까, 마음이 편하니까 힘든 걸 겉으로 표현하지 않았을 거예요. 상담소에서는 그렇다는 걸 분명 알았을 겁니다. 근데 호전됐다뇨, 말도 안 되는 소리죠.”

이 중사는 사건 이후 3월 4일부터 5월 2일까지 청원휴가를 가졌다. 그리고 5월 3일 복귀해 코로나19로 인한 2주간 자가격리를 거친 후 5월 18일 소속을 제15특수임무비행단(이하 15비)으로 옮겼다. 가해자로부터 멀어지면, 조금은 나은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못지않은 시련이 이 중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15비에서는 이 중사가 전출되기 전 이미 피해 사실을 전달 받은 상태였다. 이 같은 사실이 주간회의를 통해 부대원들에게까지 알려지며 이 중사는 관심간부로 낙인됐다. 이는 이 중사에 대한 ‘튕기기(괴롭히고 따돌린다는 의미의 군대 은어)’로까지 이어졌다. 

“상처받은 아이가 혹시 폭발하진 않을까 유리창 다루듯 조심했어요. 15비로 전출이 결정됐어요. 6월에 정기 인사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옮기면 통상적으로 피해 사실이 알려지지 않고 이동할 수 있는 건데 아이가 가해자들과 함께 있고 싶지 않다고 해서 바로 전출을 요청했죠. 그렇게 해주겠다고 했는데도 3주나 걸렸습니다. 어쨌거나 전출이 됐는데 공식적인 전출 전날인 17일 15비 대대장한테 연락이 왔어요. 환영한다거나, 잘 지내보자는 이런 내용이 아니었어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PCR 검사했느냐고 묻더라고요. 근무 가능하도록 조치가 된 상태에서 옮겼기 때문에 불필요한데 말이죠. 안 했다니까  ‘그건 기본이지 않느냐. 중사가 돼서 그것도 모르냐’는 식으로 말했어요. 혼인신고한다고 반차를 냈는데 나가기 전에 보고 똑바로 안 하느냐며 애를 붙들어 놓기도 했어요. 심지어 보고해야 할 의무가 없는 인물이었습니다. 출근해서는 부서 소개해 준다는 이유로 하루 종일 데리고 다녔나 봐요. 저한테 전화해 힘들다고 하길래 석가탄신일에 피로회복제 사가서 가겠다니까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피곤해야 잠이 온다면서요. 이게 얼마나 안타까운 얘기입니까. 2차 가해는 성폭력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시작된 거예요. 전출 전에 20비 중대장이 15비 중대장에게 미리 연락을 했더라고요. 무슨 일 있으면 소송 걸고 재판할 수 있는 애라고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딛고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기대하며 전출된 부대에서조차 철저하게 외면받은 이 중사는 결혼을 약속한 애인과 혼인신고를 마친 당일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소중한 딸을 잃은 부모님들에게 돌아온 것은 진심 어린 사과와 위로가 아니었다.

“가해자들은 공판에서 만나봤습니다. 2차 가해자는 재판부에 아픈 시늉을 하며 보석을 요청하더라고요. 용서 한번을 구하는 사람이 없어요.”

ⓒ뉴시스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 참석해 국방부 차원의 사건 수사에 불만을 토로하는 고(故) 이예람 중사 아버지 이모씨 ⓒ뉴시스

책임자는 어디에도 없다

군당국은 이 중사 죽음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합동수사단을 꾸렸다.

국방부에 따르면 당국은 공군본부 법무실·군사경찰단, 공보정훈실, 20전투비행단 법무실·군사경찰대대, 15특수임무비행단 정보통신대대,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18회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휴대폰 49대, 컴퓨터 25대, SD카드 21개, 휴대용 메모리 5개 등 총 6.48TB의 디지털 증거를 확보했으며, 관련자 79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시행했다.

또 보다 객관적인 수사를 위해 민간 전문가 18명으로 꾸려진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도 구성했다.

그러나 군당국이 확실한 수사 의지를 약속했던 것과 달리 2차 가해자 중 한명이 국방부 수감 시설 수용 중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시작부터 난항을 겪었고, 이후 군 당국의 부실수사 논란이 본격화됐다.

지난달 6일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20비 부사관 성추행 사망 사건의 초동 수사 책임자들에 대해 불기소를 권고했다. 게다가 같은 달 27일에는 군 수뇌부의 통신영장이 무더기 기각된 사실이 공개됐다. 공군본부 법무실과 로펌 간 통화가 오간 정황이 확인돼 혐의자 간 통신내역을 확보하기 위한 통신영장이었다.

이 밖에도 사건 이후 피해자가 직접 당시 상황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를 확보해 직접 군사경찰에 제출했지만 20비 군사경찰대대가 이를 누락한 것이 밝혀지며 사건 축소·은폐 의혹은 더욱 커져만 갔다.

이대로라면 초동 수사 책임은 누구에게도 지울 수 없게 되는 게 불 보듯 뻔했다. 사실상 1차 가해자와 사건 무마·은폐를 시도한 2차 가해자 1명 외에는 제대로 된 재판을 받는 사람들이 없게 되는 셈인 것이다.

그리고 지난 7일 기다리고 기다리던 국방부의 최종 수사 결과가 발표됐다. 당국이 최종적으로 결정한 문책 대상자는 38명이다. 총 25명이 피의자로 입건됐는데 기소 관련자는 15명, 불기소 관련자는 10명이다.

가해자 조사 시작도 전에 불구속 방침을 미리 계획하고 압수수색영장도 신청하지 않는 등 초동 부실 수사 관련자 전원과 이 중사 사망의 주요 책임자로 지목된 인물들이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대상에 포함되며 줄줄이 법의 심판을 면하게 됐다.

국방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성폭력 사건 이후 가해자 조사 시작 전 이미 불구속 방침을 계획하고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하지 않는 등 초동수사를 부실하게 한 혐의를 받는 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대대장 A 중령과 수사계장 B 준위는 증거 불충을 이유로 불기소 됐다.

또 다른 초동수사 부실 책임자로 거론된 같은 부대 군 검찰의 군 검사 C 중위와 그에게 수사지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 공군본부 법무실장 D 준장, 고등검찰부장 E 중령 등도 증거 불충분에 따라 불기소 됐다.

전출된 이 중사에게 불필요한 PCR 검사를 요구하고 그 과정에서 언행으로 불안감을 안기는 등 직권남용 및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 15특수임무비행단 소속 F 중령도 같은 이유로 불기소가 결정됐다. 

이 중사를 상대로 ‘튕기기’를 하는 등 직권남용하고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 같은 비행단 소속 G 대위도 증거 부족에 따른 불기소 대상에 포함됐다.

부실수사 의혹이 난무하는 가운데서도 국방부를, 대통령을 믿고 기다려온 이씨는 이 같은 결과에 실망을 금치 못했다.

“ 2차 가해자의 죽음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겠습니다. 다만 만일 살았다면 당연히 1차 가해자 못지않게 처벌받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국방부의 최종 수사 결과는 너무나 실망스럽습니다. 엄정 수사를 지시한 대통령을 믿고 신뢰하면서 지금까지 국방부의 수사 결과를 기다려왔습니다. 그동안 발표를 여러번 미뤄오는 걸 지켜보면서도, 그래도 긍정적인 변화가 있지 않을까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기다림 끝에 돌아온 결과는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사실 충분히 예상된 결과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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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예람 중사 아버지 이모씨 ⓒ투데이신문

남은 희망은 ‘특검’뿐

이씨는 딸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남은 한가지 방법은 특검뿐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그는 향후 특검 수사 도입을 촉구하는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향후 수백만명의 군인을 위해서라도, 수십만명의 여군을 위해서라도, 여군을 꿈꾸는 수많은 여성과 그들의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다시는 우리 딸과 같은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됩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초동 수사를 부실하게 한 공군부터, 그러한 공군을 수사했던 검찰단 수사 참여자들 모두에 대해 재수사를 실시해 처벌받도록 해야 합니다. 그 방법은 특검뿐입니다. 특검이 이뤄질  때까지 머물지 않고 앞으로 나가서 싸울 것입니다.”

이씨 특검의 운명을 손에 쥔 정부와 국회에 거듭 간곡하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더불어 군에게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과오를 인정하고 새롭게 다시 태어나기를 제언했다.

“군은 지금이라도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고 부실수사와 군내 사법 카르텔을 인정해야 합니다.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특검을 요구해 새로운 군으로 거듭나는 기회를 부여받길 바랍니다.

그동안 어린 딸의 억울한 명예를 되찾기 위해 정부만 믿고, 대통령만 믿고 기다려 왔어요. 그런데 지금과 같은 결과에 한 인간으로서 무력감을 느끼고 정부에 배신감도 들어요. 한명의 국민이, 하나의 가정이 풍비박산 났습니다. 부디 대통령께서 문제를 인지한다면 반드시 특검이 도입될 수 있도록 지시해 주길 바랍니다. 또 여당은 약속했던 대로 국방부 조사 결과와 관련해 상응한 대처를 해주셔야 합니다. 미리 특검을 준비해 준 야당에게는 고마움을 전하며, 부디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문제 해결에 힘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고(故) 이예람 중사 아버지 이모씨 ⓒ투데이신문

최근 군검찰은 1차 가해자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결심 공판에서까지도 가해자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기는커녕 끝까지 발뺌했다고 이씨는 울분을 쏟아냈다.

다신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난 자식의 부모 입장에서는 가해자에게 어떠한 중형이 내려지더라도 그를 용서할 수도, 결과에 만족할 수도 없다. 다만 딸의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군인으로서의 길을 걷게 될 또 다른 여군들을 위해 아버지는 기약을 알 수 없는 이 싸움을 멈출 수 없다. 오늘도 그는 하루에도 수없이 미어지는 마음을 어여쁘게 웃고 있는 딸의 영정 사진을 보듬으며 다잡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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