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심 잡는 자는 과연 누구? 팽팽한 신경전 불가피

4명으로 압축, 한 달 간 경선 일정 소화
젊은 당원 대거 유입, 경선에 영향 미쳐

이재명과 경쟁력 있는 후보는 누구
말실수 줄이는 것이 가장 큰 관건

지난 13일 KBS제주방송총국에서 제20대 대통령 후보자 선출을 위한 국민의힘 대선경선 제주 합동토론회가 열렸다. ⓒ뉴시스
지난 13일 KBS제주방송총국에서 제20대 대통령 후보자 선출을 위한 국민의힘 대선경선 제주 합동토론회가 열렸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원희룡·유승민·윤석열·홍준표(가나다순) 후보로 압축됐다. 당초 유승민·윤석열·홍준표 후보가 2차 컷오프를 통과할 것이라는 누구나 예측했지만 원희룡 후보가 통과될 것이라는 것은 예측하지 못했다. 이로써 4강 체제가 구축이 되면서 누가 최종 후보가 될지에 대해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본경선은 당원 투표 50%와 여론조사 50%이기 때문에 당심에 따라 좌우된다. 그렇기에 당심 잡기에 후보들이 혈안이 돼 있다.

국민의힘 대선경선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8일 2차 예비경선(컷오프) 통과자를 발표했다. 통과자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등 4명이다. 탈락자는 안상수·최재형·하태경·황교안 후보 등 4명이다. 2차 컷오프 이후 황교안 후보가 부정선거를 주장했지만 국민의힘 선관위는 부정선거는 없었다면서 갈등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선관위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민주당은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지만 이낙연 전 대표 측은 경선 결과에 이의제기를 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중도 사퇴한 김두관·정세균 후보의 표를 무효표로 만든 것은 잘못된 일이라면서 이의 제기를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선관위는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면서 이재명-이낙연 갈등을 오히려 증폭시켰다는 비판을 낳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황 후보의 부정선거 제기에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부정선거 제기는 ‘해당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만큼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갈등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윤 후보 측이 경선 결과에 대한 정보를 언론에 흘렸을 때에도 ‘사실이 아니다’면서 확실하게 선을 그으면서 발 빠르게 대응을 했다. 윤 후보 측은 2차 컷오프 결과 자신이 1위를 했다면서 구체적인 수치까지 내놓았지만 국민의힘 선관위는 “가짜”라고 명확하게 하면서 오히려 머쓱하게 만들었다. 그만큼 경선 갈등에 대해 당 지도부가 확실하게 관리하겠다는 뜻을 보이면서 경선 갈등이 민주당에 비해 크게 표출되는 분위기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이런 경선 관리가 과연 경선 끝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왜냐하면 1위 후보와 2위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에게는 상당한 신경전이 될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여론조사에서 역선택 조항은 빠졌지만 ‘본선 경쟁력’ 문항이 들어갔다는 점이다. 본선 경쟁력을 묻는 방식을 통해 사실상 역선택을 방지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다. ‘본선 경쟁력’이라는 것이 결국 ‘대세론’이다. 즉, 어느 후보에게 대세가 있느냐를 묻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각 후보들마다 자신이 본선 경쟁력 즉 대세론을 갖고 있다는 점을 내비쳐야 한다. 이에 윤 후보 측은 2차 컷오프가 끝나자마자 자신이 1위를 했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당 선관위에서 ‘가짜’라고 밝혔고, 결국 윤 후보 측은 사과를 하는 선에서 끝이 났다. 그러나 이런 논란은 경선 내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결국 누가 이 후보에 맞서서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느냐를 유권자들은 계속 물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네 명의 후보는 자신이 이재명 후보와 맞설 수 있는 후보라는 점을 계속 강조할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이 대세론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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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후보자 토론회. ⓒ뉴시스

문제는 당심

문제는 ‘당심’이다. 그 이유는 2차 컷오프에서는 당심 30%, 여론조사 70%에서 본경선은 당심 50%, 여론조사 50%로 룰이 변경되기 때문이다. 당심이 30%에서 50%로 늘어나게 된다면 결국 핵심은 조직력을 누가 갖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달리 일반 국민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여론조사 밖에 없다. 따라서 당심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한때 유령당원 논란이 불거진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윤 후보가 전당대회 이후 유령당원이 대거 유입됐다고 주장했는데 그 근거는 온라인 커뮤니티 국민의힘 갤러리에 올라온 내용이었다. 유령당원 논란이 불거진 것은 신규 당원 가입이 전당대회 이후 엄청났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8월말 기준 책임당원이 약 38만명이다. 선거인단 확대를 위해 책임당원 기준이 최근 1년 대 당비 1000원 이상을 한 차례 납부한 것으로 완화했다.

이것은 국민의힘 본경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충분하다. 이중 2030세대 신규 당원 가입이 상당히 늘어났다. 기존 국민의힘은 영남당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리고 고령층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 체제가 들어서면서 2030세대와 수도권 중심으로 당원 가입이 늘어나면서 그에 따라 당이 젊어지는 것은 물론 영남당 이미지에서 탈피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결국 이것이 윤 후보에게는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된다고 윤석열 캠프에서는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유령당원 논란을 일으킨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유령당원 논란은 결국 다른 경쟁 후보들의 견제로 인해 수그러들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당원 성향의 변화는 앞으로 본경선에서 가장 큰 변수로 작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근 들어 무속 논란이 불거진 것도 이런 것과 일맥상통하다. 젊은 층이나 수도권 당원들은 무속에 대해서 쉽게 수긍하지 않는 세대다. 이런 점을 감안해서 윤 후보의 ‘왕(王)’자 논란을 비롯해 무속 논란을 다른 경쟁 후보들이 끊임없이 제기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다만 왕자 논란이나 무속 논란이 국민의힘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유권자들이 특정 후보만 추려서 비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힘을 싸잡아 비판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왕자 논란이나 무속 논란이 장기화되면 국민의힘에 득이 될 것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관통하는 이슈 중 하나는 바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은 현재 검찰과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실체적 진실이 쉽게 드러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더욱이 최근 들어 화천대유 자산관리 회사의 구성원 상당수가 국민의힘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돼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오히려 국민의힘에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핵심은 대선 경선 과정 속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이 후보와 얼마나 대척점을 보이면서 경쟁력을 갖춘 후보이냐는 것을 국민의힘 당원들에게 어필해야 한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은 현재 특검 도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당분간 특검 도입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정해지고 검찰과 경찰의 수사 결과가 발표된다면 그 이후 특검 도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따라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중에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 이슈 주도권을 쥐고 흔들 수 있는 후보가 누구냐가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각 후보들이 대선 경선 토론 과정에서 자신이야 말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이슈를 주도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와 더불어 경쟁 후보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이슈를 제대로 다루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핵심은 대장동 이슈와 관련해서 어떤 후보가 어떤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면서 주도를 하느냐는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 대선 경선 후보들 중에는 그런 인물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대장동 이슈 주도권을 선점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대장동 이슈를 끌고가야 내년 대선 승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중 누가 그 일을 할 것이냐가 이번 대선 경선의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변수는 이 후보와의 경쟁력 문제이다. 결국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이슈는 이 후보와 본선에서 얼마나 경쟁력이 있느냐는 것이다. 물론 이번 대선에서도 제3지대 후보가 출현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심상정 후보를 선출했고, 김동연 전 부총리 역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상태이다. 여기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역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으며,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국민혁명당에서도 대선 경선을 치르고 있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도 대선 출마를 선언했으며, 국가혁명당 허경영 대표 역시 대선 출마선언을 했다.

이같이 후보들이 난립하지만 대선 본선에 가서는 결국 핵심은 ‘양자 대결’이다. 민주당의 이 후보와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 평론가들 상당수가 내년 대선은 보수와 진보로 극명히 갈려서 양자대결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양자대결로 갈 경우 결국 핵심은 중도층 공략이 된다. 중도층 공략을 어떤 후보가 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다. 내년 대선은 심지어 몇 천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될 수도 있다는 극단적인 전망이 나올 정도로 지지층 결집이 이뤄질 것이고, 중도층을 얼마나 공략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 후보나 국민의힘 대선 후보 모두 중도층 공략이 쉬운 이미지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후보는 그동안 너무 강성 이미지가 있어왔기 때문에 중도층 공략이 쉽지 않다. 이는 국민의힘도 비슷하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대로 후보들의 난립을 했기 때문에 이들과의 후보 단일화를 꾀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선 본선이 가까워질수록 제3지대 후보는 더욱 많아질 것이다. 이들 제3지대 후보들과 후보 단일화를 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숙제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 중에서 과연 어떤 후보가 후보 단일화를 꾀해서 국민의힘에게 대선 승리를 가져다줄 후보인지에 대해 이번 대선 경선에서 당원들은 판단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대선 경선은 윤 후보와 홍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누가 1위를 차지하느냐, 유승민 후보와 원희룡 후보가 1위와 2위 후보를 제치고 과연 선전을 하느냐가 주요한 관전 포인트다. 윤 후보와 홍 후보는 각각 자신이 당심을 갖고 있다면서 대세론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유 후보와 원 후보가 선전을 하고 있다. 이번 2차 컷오프에서 원 후보가 통과되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이런 이유로 원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지 않겠냐는 조심스런 예측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유 후보 역시 토론회를 통해 자신의 강점을 계속 부각시키면서 치고 올라오고 있다는 점에서 대선 경선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는 그런 상황으로 가고 있다. 이는 대선 경선판을 더욱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이다.

(왼쪽부터) 원희룡 전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홍준표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시스
(왼쪽부터) 원희룡 전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홍준표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시스

합종연횡

또 다른 변수는 합종연횡이다. 아직까지 4명의 후보 모두 합종연횡의 의사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대선 경선 막판에 가게 되면 합종연횡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재로서는 원 후보와 유 후보가 힘을 합쳐서 1위와 2위 후보를 공격하는 모양새다. 1위와 2위 대세론이 만약 깨진다면 그때부터는 원 후보와 유 후보가 서로 총질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국 윤 후보와 홍 후보는 합종연횡을 통해 원 후보나 유 후보에게 손을 내밀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번 토론회가 열 차례 이상 열리고 있고, 4인 토론에 이어 1:1 토론 등 다양한 방식을 접목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아군과 적군을 구별해야 하고, 아군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면 손을 잡는 합종연횡이 불가피하다. 다만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고, 오늘의 동지는 내일의 적이 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합종연횡이 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경선의 경우에는 이 전 대표와 박용진 의원이 한 팀을 구성하는 듯 한 모습을 보였고, 이 후보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한 팀을 구성하는 듯 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모습을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도 보여질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합종연횡을 통해 자신의 대세론을 지키면서 상대 경쟁 후보를 깎아내리게 하는 수단을 삼을 공산이 매우 크다.

한 달 정도 남은 대선 경선 일정이고, 많은 토론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말실수도 또 하나의 변수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윤 후보의 경우에는 1일 1구설수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말실수가 잦다. 아무래도 정치 초년생이기 때문에 말실수가 잦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선 경선 판도에서 말실수는 곧 치명타를 입게 만들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말실수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말실수를 했을 경우에는 구차한 변명보다는 깨끗하게 인정하고 사과를 하는 것이 오히려 득이 된다. 이런 이유로 각 캠프마다 말실수를 줄이는 것에 대해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다. 말실수 하나가 대선 경선 판도를 확연히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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