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 ⓒ뉴시스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영화관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서비스 규모 또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멀티플렉스 3사(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와 및 기타 영화관의 ‘가치봄’ 영화 상영 횟수는 총 116회였으며, 상영작품 수는 8편에 그쳤다. 

‘가치봄’은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폐쇄자막서비스로, 영화진흥위원회에서 한국농아인협회 및 한국시각장애인협회, CJ CGV, 롯데시네마, 작은영화관 등과 함께 지원하는 사업이다. 예산은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영화발전기금으로 일부 전담한다. 해당 서비스 상영 횟수는 올해 더욱 줄어 47회, 상영 작품의 수는 4편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상영 작품 비율을 살펴보면 시‧청각장애인들은 개봉흥행작 대부분을 제때 볼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연도별 박스오피스’ 기준 50위권 안에 드는 영화 중에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화는 지난해 12%, 올해는 4%에 그쳤다.

요일별 상영 일정에서는 편차가 더욱 드러났다. 지난해 상영 일정에서는 평일(월-목) 상영이 93.2%에 달했다. 화요일 43.9%, 목요일 31.0%로 가장 많았고, 주말(금-일) 상영은 6.8%에 그쳤다. 주말이라고 해도 금요일 14시, 토요일 11시 등 비인기 시간대였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평일이 87.3%, 그중에서도 화요일과 목요일의 비중이 61.6%로 가장 많았고, 주말(금-일) 상영은 12.7%에 불과했다. 가장 영화관에 많이 가는 주말 시간대, 그중 일요일 상영은 2년여간 전국에서 단 한 건도 없었다.

김 의원은 ‘가치봄’ 영화의 상영비용이 영화발전기금으로 지원되는 만큼, 해당 서비스 상영 작품이 한정적이고 상영 시간대가 일반 비선호 시간대에 집중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이를 고사(枯死) 위기인 배급사의 의무와 부담으로만 넘겨둘 것이 아니라, 제작 단계에서부터 영화자막·수어·음성해설을 의무화하고 문화체육관광부나 영화진흥위원회에 영화발전기금 예산 등을 추가 편성해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올해 주요 영화관의 관객 수 감소 추이는 2019년 대비 –79% 수준인데다 같은 해 정상 시장 대비 약 1.5조의 매출 손실이 발생한 상황이다. 

김 의원은 “장애인 당사자는 비장애인처럼 영화관과 영화를 고를 수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의 시간을 영화와 영화관에 맞춰야 하는 실정”이라며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영화관 산업의 문제도 심각하지만, 그중에 가장 먼저 배제되는 것이 장애인 영화 접근성이라는 씁쓸한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 논리에만 기댈 문제가 아니라, 국회와 소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모두의 책임임을 뼈아프게 절감해야 한다”며 “보조시스템 도입 등 영진위가 차별 없는 문화향유권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강구하도록 관련 입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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