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의원 “대한민국 에너지전환 리스크 증가”

ⓒ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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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이세미 기자】 산업은행이 지난 10년간 석유와 천연가스에 10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해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을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석유·천연가스 부문에 10조3191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형태는 대출이 6조9769억원으로 전체 68%를 차지했으며 보증이 3조3395억원이다.

산업은행은 전체 10조3191조원 중 49%에 달하는 5조957억원을 천연가스에, 2조9775억원을 석유에 투자했다. 나머지는 석유&천연가스 공동사업에 투자됐다.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선언을 계기로 많은 금융사들의 탈석탄 금융 선언이 이어지면서 석탄 대체 에너지원으로 석유와 천연가스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석유와 천연가스 또한 화석연료로, 석탄 못지않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다는 점이다.

민형배 의원은 석탄 산업에 대한 금융투자 수요가 금감했지만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기후위기 심각성은 아직 덜 알려져 민·관을 포함한 많은 금융사들이 투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가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이에 따른 뉴딜펀드 등을 직접 실행하는 산업은행이 석유와 천연가스 탄소배출 영향을 알면서도 정부 보조금 성격인 정책자금을 계속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 산업은행이 석유와 천연가스에 투자한 10조3191억원은 같은 기간 석탄에 투자한 7535억원의 13배가 넘는 금액이다. 이는 민간 은행(국책은행 제외)과 보험사 전체가 석유와 천연가스에 투자한 금액인 19조2000억원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민형배 의원은 “산업은행이 정부자금으로 좌초자산에 계속 투자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에너지전환 리스크를 증가시키며, 탄소중립에도 역행하는 행위“라며 ”산업은행이 탄소배출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면서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은행’을 자처하는 것은 그린워싱(위장 친환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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