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토에버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IT 계열사 현대오토에버에서 주말‧휴일 근무 강요 등 업무과중 논란이 불거지자 회사가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2일 IT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오토에버 직원들은 내비게이션 프로젝트 진행과정에서 수개월째 주말‧휴일 근무가 이어지고 주 52시간을 넘기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 같은 호소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외부에 알려졌다. 현대오토에버 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이게 정상적인 회사냐’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출퇴근 기록도 제대로 올리지 못한 채 평일야근, 주말‧휴일특근이 반복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몇 달째 주말근무, 휴일근무, 밤 11시는 기본으로 야근 진행 중”이라며 “심지어 주중에 업무 다 마친 인원에게는 다른 사람 일을 얹어주거나, 주말에 긴급대응 필요할 수 있으니 회사 근처에 머물라고 종용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연히 주 52시간 넘어가고, 근태시스템이나 인사팀에서 경고 오면 팀장이 근태시스템에서 퇴근 찍고 일하라고 명령한다”라며 “주 52시간이 넘으니 주말근무 결재도 못 올리고 출근해서 출퇴근기록도 없이 유령처럼 일한다”고 하소연했다. 

현대오토에버 직원으로 보이는 다른 누리꾼도 “누가 하나 죽어야 이런 지옥이 끝나려나, 오토에버 라운지(블라인드 직장 단위 게시판) 보면 진짜 참혹하다”라며 “내비 쪽은 소문이 너무 퍼져서 잘 오지도 않는다던데”라고 꼬집었다. 

현대오토에버는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진 이후 인사팀을 주축으로 자체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내비게이션 양산 프로젝트 진행과정에서 빠듯한 개발일정과 인력수급난 등의 요인으로 일부 업무 과중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는 설명이다.

내비게이션 부문은 차량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로 분류되는 현대오토에버의 주요 사업 부문 중 하나다. 회사는 지도 데이터와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토대로 자율주행차, 커넥티드 카 등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서 요구되는 차량 소프트웨어 및 인포테인먼트 기술 고도화를 위해 지난 8월 대규모의 신입·경력사원 채용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현대오토에버는 직원들의 업무환경 개선을 위해 전담팀을 구성하는 한편 프로젝트 개발 일정 재조정에 나섰다. 또 중기적으로는 인력 수급 문제가 원인이라고 판단, 인재 확보와 외주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현대오토에버 관계자는 “이번 (업무과중) 상황은 내비게이션 양산을 앞두고 프로젝트가 몰려서 벌어졌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TFT를 구성해 단기적으로는 프로젝트 개발 일정을 재조정 하고 있다. 또 중기적으로는 인재 확보와 외주개발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안에 대해 어설프게 넘어가지 않고 엄중한 자세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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