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낙동강 최상류에 중금속 발암물질인 카드뮴 오염수를 불법 배출한 종합비철금속제련회사 영풍이 환경부로부터 수백억원대의 과징금 철퇴를 맞았다. 

환경부는 23일 수년간 낙동강 최상류에서 중금속 발암물질 카드뮴 오염수를 불법배출한 영풍 석포제련소에 과징금 281억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과징금은 지난 2019년 개정된 ‘환경범죄 등의 단속 및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것으로 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부과된 사례라는 설명이다. 

환경부는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소재한 영풍 석포제련소 인근 국가수질측정망에서 지난 2018년 12월부터 4개월 연속 하천수질기준(0.005㎎/L)을 최대 2배 초과하는 카드뮴이 검출됨에 따라 조사에 착수했다.  

환경부 소속 대구지방환경청이 석포제련소 제1·2공장 인근의 낙동강 수질을 측정한 결과 일대에서 하천수질기준을 최대 4578배 초과하는 카드뮴 22.888㎎/L가 검출되는 등 중금속 유출 정황이 처음으로 포착됐다.  

이후 진행된 특별단속에서는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공업용수 등의 목적으로 무허가 지하수 관정 52개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으며 이 중 30개 관정에서 지하수 생활용수기준을 초과하는 카드뮴이 검출됐다. 

환경부는 보다 과학적인 방법으로 유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2019년 8월부터 한국지하수토양환경학회 등을 통해 조사연구를 실시했다. 연구 과정에서 진행된 추적자 실험에서는 공장시설에서 누출된 카드뮴 공정액이 토양과 지하수를 거쳐 낙동강으로 유출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조사연구에 따라 카드뮴의 낙동강 유출량은 하루 약 22kg, 연 8030kg에 달하는 것으로 산정됐다. 이밖에도 석포제련소 제1·2공장에 하루 40㎜, 제3공장은 33㎜ 이상의 비가 내릴 경우 사업장 바닥에 누출된 각종 원료물질·폐기물과 공장시설의 카드뮴 공정액이 우수관로 등을 통해 유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영풍 석포제련소가 카드뮴 유출을 중단하기 위한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노력 없이 일부만 회수하는 방법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부당이익 환수와 징벌적 처분의 성격으로 약 281억원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 김종윤 환경조사담당관은 “과징금 부과 이후에도 낙동강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을 위해 석포제련소에 대한 지도·점검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석포제련소에서 카드뮴의 낙동강 불법배출을 지속할 경우, 제2차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영풍은 환경부 발표 이후 입장문을 내고 지역사회와 주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지하수 관정이나 환경부가 산정한 유출량 등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해명에 나섰다. 

영풍 관계자는 “관정들은 공업용수로 사용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오염 지하수를 양수해 정화 처리함으로써 낙동강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시설이었다”라며 “기존의 관정이 무허가라는 지적이 있어 즉시 폐쇄했고 환경부의 오염지하수 방지 명령에 따라 적법하게 67개의 관정을 다시 설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출량 하루 22kg과 관련해서는 국립환경과학원에서도 ‘특정 지점만을 기준으로 한 실험이며 정확한 유출량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한 바 있는 등 입증된 사실이 아니다”라며 “제련소는 공정 과정에서 넘친 공정액을 전량 시설 내에서 회수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고의적으로 공정액을 유출하는 것처럼 표현된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석포제련소는 낙동강 상류 ‘수질오염 제로’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라며 “지난해 말 320억원을 들여 공정사용수 무방류설비를 도입했고 올해 본격 가동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15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설비를 증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공장부지 내 오염된 지하수가 낙동강에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430억원을 들여 1·2공장 외곽 하천부지 지하에 ‘지하수 차집시설’ 설치하고 있다”라며 “석포제련소는 빗물 등 비점오염원의 수질오염을 차단하기 위한 저감시설을 추가로 확충하는 등 앞으로도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갈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