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정훈 기자】 전경미(49)씨의 어머니(82)는 현재 5개월째 요양병원에 있다. 전씨의 어머니은 지난 5월 19일 화이자 2차 접종 후 목 부위의 뻐근함을 느끼고 보건소에 연락했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정형외과에 가 보라는 안내를 받았다. 이후 정형외과를 찾았지만 근육이완제만 처방받고 귀가해 집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러다 그는 6월 8일 노인일자리에 출근하려고 준비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응급실로 향하게 됐다. 주치의는 뇌경색으로 더 이상 손볼 수 없는 상태라고 진단내렸다. 전씨는 어머님이 백신접종 후 이상반응이 있었다며 백신과의 관련성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전씨는 어머니가 쓰러진 후 백신에 대한 불신과 부작용 공포로 백신 접종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정부는 요양·정신병원의 종사자와 입원·입소자에 대한 백신패스를 적용하고 대면 면회까지 잠정 중단해 전씨는 몇 달째 어머니를 만나볼 수도 없다. 그야말로 코로나와 백신으로 인해 가족이 생이별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는 정부의 무책임한 행보와 미접종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게 이번 사태의 가장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고위험군, 고령층을 우선접종 시켜놓고 문제가 생기니 정부는 나 몰라라 한다”며 “나처럼 백신에 대한 불신과 공포로 접종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본보는 지난 11일 인천광역시 남동구에 위치한 코로나19 백신 피해자 가족협의회(이하 코백회) 사무실에서 전씨를 만나 백신 접종 후 발생한 그간의 일들을 들어보았다.

Q.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코백회에 10월부터 함께 활동하고 있는 전경미입니다.

Q. 현재 어머님 건강상태는 어떠신지요.

병원에서는 더 이상 손쓸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해서 현재 요양병원에 계십니다. 편마비가 와서 좌측 팔과 다리를 못 움직이세요. 오른팔만 조금 움직이시는 정도고 소변줄도 착용하고 계십니다. 뇌경색, 뇌출혈 때문에 음식을 호스로 섭취하고 있어요. 제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아서 면회를 못 가고 있습니다. 얼굴도 못 뵙고 너무 절망적입니다.

Q. 평소 어머님 건강상태는 어땠습니까.

정부에서 지원하는 노인일자리를 가실 정도로 정정하셨습니다. 물론 82세나 되는 어르신이다 보니 안 아프시진 않으셨지만 나름 관리를 잘하셔서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으셨습니다. 고혈압과 당뇨가 있긴 했지만 관리를 잘하셨어요. 부정맥도 약간 있었지만 약 복용을 따로 하시진 않으셨습니다. 1년 전 MRI 검사결과에도 뇌에는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Q. 백신접종 당시 상황이 궁금합니다.

저희 어머니는 4월 18일에 화이자 1차 접종을 받았습니다. 타이레놀도 안 드실 정도로 접종 후 아무 증상이 없으셔서 바로 일상생활을 하셨어요. 그렇게 한 달 뒤 5월 19일 화이자 2차 접종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괜찮으시다가 3일 후쯤 목이 뻣뻣하다고 말씀하셔서 보건소에 전화했어요. 백신을 맞고 목이 뻣뻣하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되냐고 물으니 보건소에서는 잘 모르겠다며 정형외과에 가보라는 안내를 했습니다. 그래서 정형외과를 갔더니 의사는 아무 이상이 없다면서 너무 아프면 근육이완제를 처방해줄테니 복용하라고 해서 먹었지만 증상이 호전이 되지 않아서 그렇게 아픈 채로 며칠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어머님은 6월 8일 아침에 노인일자리에 출근하려고 준비하시던 중 갑자기 쓰러지셔서 강릉에 있는 큰 병원으로 후송됐습니다.

Q. 병원에서는 어떤 진단을 내렸나요.

병원에서는 급성뇌경색이라며 뇌출혈도 시작됐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2주 정도 입원을 하셨는데 병원 측에서는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지금 요양병원에 계십니다. 주치의는 단호하게 백신과 인과성은 절대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들 아는 심의결과를 받으려면 의사의 소견이 있어야 신고가 가능한데 소견조차 받을 수가 없어서 심의신청을 못 하고 있습니다. 저는 주치의에게 어머님이 질병이 있긴 있었지만 아픈 분은 아니었다며 심의는 질병관리청에서 심사하는 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의사는 위험인자가 너무 많고 그렇게 소견서를 작성하면 백신과의 인과성을 인정하는 것이 된다며 절대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분들과 다르게 백신이상 신고조차 진행을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Q. 고령이자 기저질환을 이유로 백신 이상신고를 못하게 됐다고 주장하시는 건가요.

저 같은 경우 다른 분들과 다르게 백신이상 신고조차 진행이 안 된 상태입니다. 다른 분들은 소견서를 받고 질병관리청에 신고했지만 인과성을 인정받지 못한 상황입니다. 주치의가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인데 분명 어머님은 평소 크게 건강에 이상이 없었습니다. 백신과의 관계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정말 애타고 어디에다가 말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Q. 현재는 어떻게 생활하고 계시나요.

살아도 사는 게 아니고 먹어도 먹는 게 아닙니다. 생업을 포기할 수 없는 상태여서 백신접종을 하지 않은 저로서는 영상통화만 의지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누리집에 백신부작용을 신고하는 방법이 나와있는데 그것도 통계를 위한 시스템이라 증상과 진료기록에 관한 내용만 말하고 끝입니다. 어머님께서 속초의 요양병원에 입원하신 지 5개월 정도 지났습니다. 면회라도 가능하면 어서빨리 뵙고 싶습니다. 너무 힘듭니다.

Q. 어머님이 많이 보고 싶으시겠네요.

저는 백신접종을 안 했지만 위에 언니 두 분은 울며 겨자 먹기로 백신접종을 완료했습니다. 백신접종완료를 하지 않으면 면회가 불가능하다고 해서 언니들이 목숨 걸고 백신을 맞았습니다. 위드코로나가 되면서 접종 완료자에 한해서만 면회가 가능하지만 요양병원 같은 경우는 코로나에 취약한 공간이라 또 언제 면회가 막힐지 모르는 상태라고 합니다. 그리고 다들 생업들이 있다 보니 병간호를 하기 힘들어서 보통 어머님 혼자 병실에 계십니다. 가끔 요양보호사가 영상통화를 해주시는데 그거마저 그쪽에서 가급적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해달라는 말씀을 하셔서 정말 가끔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어머니와 영상통화를 했는데 말도 어눌해지시고 기억력도 감퇴하신 거 같아서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Q. 지자체나 정부기관의 연락은 없었나요.

다른 분들도 저와 사정이 똑같겠지만 전화번호가 있어도 전화를 안 받아요. 어머님이 쓰러지시고 질병관리청에 전화를 몇 번을 해봤지만 절대 전화를 안 받습니다. 이런 것들이 너무 화가 납니다. 보건소에 전화해 어머니가 쓰러지셨는데 어디에 전화를 해야 되냐고 물어도 잘 모른다는 듯 대답합니다. 이런 경우 어떠한 안내나 설명을 해줘야 할 기관에서 아무런 말이 없다는 게 화가 납니다. 그 당시에는 어떠한 안내도 없었습니다. 요즘에는 그나마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고 하는데 저는 어떠한 안내도 받지 못했습니다. 정부는 고위험군인 고령층부터 접종하라고 해놓고 이렇게 무관심하게 나오니 너무 억울합니다.

Q. 추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현재는 주치의를 찾아가서 설득하고 이상신고를 부탁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코백회에 들어온 지는 한 달 정도 됐습니다. 여기서 활동을 하면서 어떤 개선점이나 입장을 들을 수 있을까 하는 바람과 기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돈을 바라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지원금은 의미가 없습니다. 가족이 왜 이렇게 됐는지 인과성을 명명백백히 밝혀만 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