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가 저조한 실적과 함께 내부 직원 금품 수수, 드라마 관련 각종 광고 논란 등으로 내우외환에 휩싸였다.  

최근 네파는 ‘지리산은 망했지만, 네파는 네팝니다’라는 홍보 문구로 인해 홍역을 앓았다. 

이는 삼성카드가 운영하는 삼성그룹 임직원 전용 쇼핑몰 ‘베네포유’에 등장한 홍보문구로, 시청률이 저조한 <tvN> 드라마 ‘지리산’을 공격하는 한편 네파 제품의 뛰어난 품질을 강조하는 마케팅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해당 광고는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의 주인공이기도 한 전지현을 내세워 이미지에 흠집을 낸 무례한 표현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광고 주체인 삼성카드 측은 해당 포스터를 곧장 삭제하며 사과문을 내놨다. 하지만 네파는 이로 인해 심각한 내상을 입었다. 

이는 앞서 제기됐던 ‘지리산 PPL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 네파는 최근 약 3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돼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은 ‘지리산’ 제작지원에 나섰다. 산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아웃도어룩의 인기를 예상한 행보였다. 

하지만 드라마는 어색한 CG(컴퓨터그래픽) 효과와 과도한 PPL로 인해 연이은 지적을 받았다. 특히 등산복을 지나치게 자주 갈아입는 등 극의 흐름을 깨는 PPL이 과하다는 시청자들의 비판이 쏟아지면서 네파 또한 역풍을 맞았다. 

전지현의 스타 효과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부정적 여론으로 인해 역효과가 발생하면서, 결국 네파의 마케팅 전략이 빗나갔다는 지적도 나오는 모양새다. 이에 6년간 네파를 이끌어 온 이선효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이 대표는 그간 제일모직과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을 거치며 몸담은 기업의 가치를 상승시켜 온 전문 경영인이지만 네파에서는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실제로 2013년 매출 4704억원, 영업이익 1192억원을 기록했던 네파는 실적 악화를 거듭하며 지난해에는 1168억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9억원 손실보다 129% 확대된 수치다. 2018년 111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은 2019년 1년 만에 적자 전환한 이후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2803억원, 영업이익은 67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4%, 76% 줄었다.

이밖에도 네파 임원이 납품 대가로 납품업체로부터 거액을 건네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시사저널>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부산 세관은 수입가격을 당초 신고가보다 높게 신고한 의류 제조 및 판매업체인 A사를 조사하던 과정에서 비자금 조성 정황을 포착하고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검찰은 A사가 네파 임원에게 금품을 건넨 정황을 포착하고 추가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와 관련 네파 측은 금품 수수 건에 대해서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대표 책임론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네파 관계자는 “금품 수수 건의 경우 개인의 배임수재 행위로, 네파는 이후에 인지하게 된 건이다”라며 “해당 인물은 2017년에 이미 퇴사했고, 향후 법적 조치에 따라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수년간 실적 부진에 시달리던 네파는 드라마 ‘지리산’으로 화려한 반등을 꿈꿨지만 되려 독으로 돌아왔다. 밖으로는 광고 논란, 안에서는 퇴사한 임원의 금품수수 의혹으로 연이은 구설에 오르고 있는 모양새다. 이선효 대표는 “침체기에 있는 아웃도어 시장의 위기를 해결할 검증된 패션 전문 경영인”으로 평가받으며 네파의 수장으로 임명됐다. 위태로운 입지로 내몰린 지금이야말로 내실 있는 직원 관리 등 기본부터 다져 그만의 진정한 리더십을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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