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사고, 쉽게 버려지는 옷들…패스트패션의 이면
환경오염 넘어 노동‧성별‧빈곤 문제 얽힌 패션업계
패션 아닌 가치 입는 MZ+ESG 열풍에 친환경 ‘올인’
국내 리사이클 기술 수준↓…섬유산업 발전의 걸림돌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 인식이 증대되면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국제사회는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의 여건을 고려하면 탄소중립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지만 우리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보다 더 강력한 글로벌 차원의 규제로 인해 산업계에서도 탄소중립은 ‘가야만 하는 길’이라는 걸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탄소 배출 분야인 철강‧석유화학‧자동차 업계 등 제조업체와 탄소발자국을 남기는 유통‧관광 등의 산업 분야에서도 탄소 배출량 저감을 위해 ‘ESG 경영’에 힘을 싣는 추세다.

단순히 친환경 사업 위주의 참여가 아닌 기술 개발을 통해 체질개선에 나서는 산업들의 현황과 산업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추진하는 전략,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살펴본다.

한 백화점의 세일 매대에서 소비자들이 옷을 고르고 있다. 이렇게 대량생산되고 대량소비되는 옷은 쓰레기로 이어지며 매년 7민4000톤 이상의 의류폐기물이 발생한다. (사진=뉴시스)
한 백화점의 세일 매대에서 소비자들이 옷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박고은 기자】 흔히들 외출할 때 ‘옷은 많은데 입을 옷이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리고는 유행에 맞춰 새 옷들을 구매하고 그간 안 입었던 멀쩡한 상태의 옷들을 유행이 아니라는 이유로 버린다.

이처럼 대다수 사람들이 낡거나 해진 상태의 옷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유행이 지난 옷들을 버리고, 또 최신 패션 아이템을 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의류 소비 패턴을 부추기는 것이 바로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이다. 최신 트렌드를 즉각 반영해 대량생산하고 유행이 끝나면 바로 폐기하는 시스템인 패스트패션은 저렴한 가격, 빠른 생산‧유통이 특징이다. 패스트패션으로 불리는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의 대표적 기업인 H&M, 자라, 유니클로 등은 매 시즌 트렌드를 반영한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자극한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지금 가장 유행하는 옷을 싸게 산 뒤 한 철만 입고 버린다는 생각으로 구매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옷을 쉽게 사고, 몇 번 입지 않은 채 버리게 되면 환경문제와 자원 파괴‧노동착취를 야기하게 된다.

헌 옷 더미. 기사 내용과 상관없음. ⓒ뉴시스

알고보니 환경오염 유발 주범 패션업계

옷을 만드는 과정에서 대량의 에너지, 용수, 화학약품, 살충제 등의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및 수질오염, 폐기물, 해양 미세플라스틱 등의 발생으로 환경문제가 생긴다.

산업연구원이 지난 8월 발표한 ‘친환경‧리사이클 섬유패션산업 육성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섬유패션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6~10%, 해양 미세플라스틱 배출량의 20~35%, 그리고 살충제 사용량의 10~25%를 차지하는 등 환경오염 물질을 대량 발생시킨다.

패션산업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물 사용량이 많은 산업으로 물소비의 20%를 차지한다. 예를 들면 한 벌의 면 셔츠를 생산하는 데 무려 약 2700리터의 물이 필요한데 이 물의 양은 한 사람이 2.5년 동안 마시는 양과 같다. 더욱이 이 면 셔츠의 주재료인 면화를 재배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살충제는 전 세계 사용량의 24%, 농약은 전 세계 사용량의 11%를 차지한다. 이는 토양과 수질 오염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또 제품 단가를 낮추기 위해 선택되는 플라스틱 소재의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의류는 잘 분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역시 토양을 오염시킨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이 합성섬유 의류를 세탁할 경우 미세 플라스틱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해양에 유입되는 미세 플라스틱의 35%는 옷에서 발생한다. 이 미세 플라스틱이 하천‧바다로 흘러가는 양은 연간 100만 톤에 이른다.

패션산업의 환경에 대한 영향은 이미 상당하지만, 향후 수십 년간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구원이 2019년 발표한 ‘지구 환경을 위한 지속가능한 패션의 착한소비 확산’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중산층 인구는 2015년 30억 명에서 2030년에는 54억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구의 증가로 늘어난 중산층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옷과 잡화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고 현재 추세대로 소비가 계속되면 2050년까지 필요한 천연자원이 2000년에 비해 3배나 많아질 것이다. 문제는 현재 소비자들은 2000년에 비해 평균 60%의 옷을 더 구입하고 있지만, 사용기간은 이전에 비해 절반 정도이며, 옷장에 있는 옷의 40%는 입지 않는다.

버려진 옷들은 소각·매립되거나 수거업체가 쓸 만한 옷들을 중고의류(구제)매장이나 개발도상국으로 수출되지만 재활용 비율은 극히 낮다. 산업경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세계적으로 의류 생산에 사용된 총 섬유 투입량(9200만톤)의 87%는 매립되거나 소각되고, 13%만이 재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섬유 재활용도 대부분(12% 정도) 단열재, 청소포, 충전재, 저급 부직포 등과 같은 가치가 낮은 제품으로 활용됐고, 1%만이 의류 생산에 재활용됐다. 폐의류도 전체의 각각 57% 및 25%가 매립 및 소각되는 반면, 10% 및 8%는 재활용 및 중고의류로 재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의류 폐기물의 절대적인 비중이 소각 및 매립 처리되면서 소각 비용뿐만 아니라 매립에 따른 토양 오염, 소각에 의한 대기오염 등 2차 오염이 발생한다.

패션산업은 이같은 환경 문제를 넘어 노동, 성별, 빈곤 문제와도 밀접하게 얽혀있다.

값싼 제품을 생산하는 패스트패션으로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는 의류 노동자에 대한 착취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노동력이 싼 제3세계 개발도상국에 공장을 마련해 저임금‧장시간의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착취를 당하고 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2013년 방글라데시의 의류공장인 라나플라자 건물 붕괴사고다. 세계적인 SPA 브랜드들의 물품을 납품하던 이 공장 노동자들은 낮은 임금을 받으면서 짧은 기한 내 제품을 생산해 냈다. 노동환경도 열악했다. 금이 간 건물에 대한 불안이 상당했지만 관리자들이 임금 삭감, 해고 등으로 직원들을 위협했고 한 시간 후 건물이 무너졌다. 이 사고로 1100명의 노동자가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문제는 라나플라자 건물 붕괴 이전에도 방글라데시 내 의류공장들은 화재 예방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많은 노동자들이 사망하거나 부상당하는 사고가 있어왔다는 점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붕괴사고에 대해 ‘노예 노동이 부른 참사’라고 규탄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패스트패션 이면에 숨어 있는 저임금‧장시간 노동‧열악한 근무환경이 드러나게 되자 인권‧사회‧환경을 배려하는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형태가 확산되고 있다.

폐플라스틱 순환체계. ⓒ한국섬유개발연구원 

패션이 아닌 가치를 입는다

공정과 평등, 환경, 안전, 성차별, 동물 학대 등 다양한 사회 이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SNS를 통해 이슈를 빠르게 알리는데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 세대·2030세대)들은 가성비 보다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표현하기 위해 과감한 지출도 마다하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 7월 29일 성장관리 앱 그로우에 따르면 MZ세대 10명 중 8명은 ‘가치소비자’다. 그로우가 MZ세대 92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가치소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가치소비자인가’를 묻는 질문에 79%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또한 ‘가치소비’에 대한 관심(5점 척도)은 평균 3.8점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ESG 활동 중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는 ‘환경’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ESG 활동과 관련된 질문에서는 ‘제품·브랜드 선택 시 ESG 영향을 받는다(5점 척도)’가 평균 3.5점을 기록했다.

MZ세대의 가치 중시 경향에 맞춰 기업들도 이들의 가치나 철학을 담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에 SPA 브랜드들은 물론 패션기업들은 소비의 중심으로 떠오른 MZ세대를 놓칠 새라 사회‧윤리적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환경 부하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친환경‧리사이클 섬유를 사용한 리사이클 패션의류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리사이클 섬유란 버려지는 섬유 폐기물(폐섬유 소재, 폐의류, 폐섬유 제품-폐어망, 폐로프, 폐그물 등) 및 비섬유성 폐기물(폐페트병 등)을 수거해 물리‧화학적 재활용을 통해 제조된 섬유 소재(폴리에스터 섬유, 나일론 섬유, 셀룰로오스 섬유 등) 및 섬유 제품(의류, 침구 제품 등)을 의미한다.

H&M, 자라와 같은 패스트패션 브랜드는 물론 아디다스, 나이키와 같은 패션기업들이 사회·윤리적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환경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리사이클 섬유를 적용한 의류를 제작하고 있다.

H&M은 2019년 4월에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섬유를 사용한 패션컬렉션을 발표하면서 2030년까지 모든 패션 제품에 친환경‧리사이클 섬유를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고 자라는 2025년까지 전 패션 제품에 지속가능성이 높은 면화, 린넨,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섬유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아디다스도 2024년까지 모든 패션 제품에 사용되는 석유를 원료로 하는 버진 폴리에스터 섬유 사용을 중단하고 친환경‧리사이클 섬유를 사용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폐플라스틱 재활용 섬유로 만든 신상을 출시하는 등 친환경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ESG 경영의 모범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세계 3대 아웃도어 기업인 파타고니아는 이미 1993년 의류업계 최초로 버려진 폐플라스틱 병을 활용해 리사이클 폴리스에스터 플리스를 출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거나 매년 매출의 1%를 환경세(Earth Tax)라는 이름으로 환경단체에 기부하는 등의 친환경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100% 리사이클 소재로 만든 ‘파일 플리스(Pile Fleece) 컬렉션’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리사이클 나일론 등 버려진 쓰레기로부터 재탄생한 재활용 소재를 100% 사용하고 공정무역 인증을 받은 공장에서 생산돼 공정과정에서 환경과 사람을 우선시하는 파타고니아의 브랜드 철학이 담겼다.

또 세계 최고 수준의 유기농 표준 ‘재생 유기농 인증(Regenerative Organic Certification)’을 받은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파타고니아는 2018년부터 기후 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글로벌 기업 및 전문가들과 함께 ‘재생 유기농 연대(Regenerative Organic Alliance, ROA)’를 조직하고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유기농 표준 인증인 ‘재생 유기농 인증’을 개발했다.

재생 유기농 연대를 중심으로 새롭게 제시되고 있는 재생 유기 농업은 현존하는 가장 높은 수준의 유기농 표준으로 토양을 건강한 상태로 되살리고, 동물 복지를 존중하며 농부의 삶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재생 유기 농업은 간작이나 윤작을 하고 합성 비료 등 화학 약품을 사용하지 않으며 땅을 일구지 않고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업방식으로, 토양을 되살려 생물다양성을 향상시키고 토양에 흡수되는 이산화탄소 양을 늘려 기후 위기에 도움이 되는 방법이다.

파타고니아 마케팅 담당자는 “이번 ROC 컬렉션은 단순히 유기농 면을 사용한 단계를 넘어서, 지구 건강을 되살리고 인간과 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미래로 가기 위한 단계”라며 “이를 계기로 많은 기업과 소비자들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더 나은 농업 방식을 고민하고 함께 동참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블랙야크는 내년까지 모든 제품에 신규 폴리에스터 소재를 리사이클 원사로 대체할 계획이다.

현재 블랙야크는 국내에서 분리 배출된 폐페트병을 활용해 셔츠, 재킷, 팬츠 등의 의류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K-rPET(케이-알피이티) 재생섬유’를 적용한 친환경 ‘BAC두타2티셔츠S’를 출시했다. 이 티셔츠는 일회용 페트병의 재생섬유로 만들어진 티셔츠다. 국내에서 사용된 일회용 페트병을 수거해 불순물을 제거한 뒤 손톱 크기로 잘게 잘라 ‘플레이크(Flake)’ 상태로 만들고, 섬유의 원료가 되는 쌀알 크기의 ‘칩(Chip)’을 완성한다. 이후 ‘실’을 뽑아내 원단 및 염색 과정을 거쳐 제품이 만들어지며, 이 과정에서 15개의 페트병(500ml 생수병 기준)이 재활용된다.

원사는 K-rPET 재생섬유로 만든 리사이클 폴리에스터와 옥수수 원료의 친환경 소재인 소로나 코튼 라이크 및 기능성 인견 원단을 사용한 자체 개발 소재 ‘트라이 에코(TRI-ECO)’를 적용해 만들었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이 티셔츠는 지속 가능한 자원순환 모델 구축에 원동력이 될 첫 결과물이자 자원순환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며 “앞으로 K-rPET 재생섬유를 적용한 친환경 제품을 확대하고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의 생태계 조성에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노스페이스는 2019년부터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에코 플리스를 선보인 이래 전 제품에 리사이클 섬유소재를 적용한 제품을 출시했다.

해당 컬렉션을 통해 페트병 약 370만개를 재활용, 에너지 자원의 절약과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기여했다. 또한 대표 제품인 ‘씽크 그린 플리스 재킷’은 100%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원단이 활용됐고 지퍼까지도 사탕수수에서 뽑아낸 원료로 제작한 친환경 제품으로 ‘2019 소비자가 직접 뽑은 대한민국 올해의 녹색상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가을·겨울 시즌을 맞아 리버시블 재킷·롱 코트·블루종·아노락 및 베스트 등 50여개가 넘는 다양한 스타일로 출시한 ‘에코 플리스 컬렉션’ 신제품의 경우 페트병 리사이클링 소재 원단을 적용한 물량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주력 제품들의 페트병 재활용 비율을 한층 높여 재킷 1벌당 최대 66개의 패트병(L 사이즈 기준)을 재활용했다. 이를 통해 노스페이스는 ‘에코 플리스 컬렉션’ 1차 물량만으로도 전년 대비 약 3배 증가한 약 1082만개의 페트병을 재활용했고 ‘에코 플리스 컬렉션’을 비롯한 의류는 물론 신발 및 용품 등 전 제품군에 걸쳐 약 100개가 넘는 스타일에 페트병 리사이클링 소재 원단을 적용하는 등 친환경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또 매립 시 3년 이내에 자연 생분해되는 폴리에스테르 소재를 국내 최초로 적용한 ‘에코 그라운드 스웨트 셔츠’와 폐자동차 시트에서 수거한 가죽을 리사이클링한 원단을 적용한 친환경 하이킹화 ‘헥사 트리플 럭스’ 등 의류·신발 및 용품 등 전 제품군에 걸쳐 100개 스타일이 넘는 친환경 제품을 꾸준하게 선보이고 있다.

노스페이스 관계자는 “제품과 브랜드 자체의 패션적 고유 가치뿐만 아니라 각종 지구 자원의 재활용을 통한 친환경 가치 실천을 중시하는 최근 소비 트렌드에 노스페이스 고유의 글로벌 기술력과 지속적인 혁신이 더해짐으로써 1000만개의 플라스틱병이 노스페이스 에코 플리스 제품으로 새롭게 재탄생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에코 플리스 컬렉션을 비롯한 다양한 친환경 제품의 개발은 물론이고 생산 공정·포장·마케팅 등 가능한 모든 영역에 걸친 친환경 구현을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패션의 대표 아이콘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LF의 브랜드인 헤지스는 어스 프로젝트(EarthProject)를 통해 100% 유기농 면과 폐페트에서 추출한 리사이클 폴리 소재를 적용한 제품을 출시했다.

또한 신발이 생산과정에서 가장 큰 환경오염 문제를 유발하는 패션 아이템 중 하나라는 점에 주목, 오는 2023년까지 모든 신발 라인을 지속가능한 소재로 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헤지스 관계자는 “환경보호의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패션 아이템 중 환경오염 요소가 가장 많다는 신발 라인업부터 전면 개편하며 유의미한 수준의 ‘그린 디자인’ 혁신을 이룰 것”이라며 “친환경적 가치에 중점을 두고 보다 다양한 아이템에서 소재와 제작 과정 혁신을 추진, ESG 가치 실현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사이클 섬유산업 확산돼 가지만…여전히 기술수준은 ‘낮아’

하지만 국내 리사이클 섬유산업은 기술 수준이 낮고 기업역량도 매우 취약하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기술 수준은 일본보다 4~5년 정도 뒤처져있는 것으로 조사된다.

무엇보다 폐섬유와 중저급 페트병을 재활용해 비닐하우스 보온 덮개, 건설용 저급 부직포, 청소용포 등을 생산하는 100여 개의 영세 소기업이 난립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들 업체는 대부분 연구개발력 미흡, 설비 노후화, 인력 고령화 등으로 생산성이 낮고 경쟁력이 취약하다.

또한 리사이클 섬유 후방산업(폐섬유·폐의류의 수거·선별·파쇄·압축 제품-플레이크 등)의 산업 생태계 구축 미진으로 리사이클 섬유산업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원사의 원료로 사용되는 A급 고품질 플레이크는 국내 고품질 폐페트병 수거 부족 등으로 일본, 대만 등지에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리사이클 섬유의 원료로 사용되는 폐섬유·폐의류 수거-선별-파쇄-압축하는 중간재활용 업체들은 무허가·무등록 업체가 많고 규모도 영세하다.

이에 산업연구원 박훈 소재산업실·연구위원은 “앞으로 국내 리사이클 섬유산업이 세계시장 개척 등을 통해 성장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리사이클 섬유 연구개발 및 생산기반 확충은 물론 후방산업의 생태계 구축을 통해 리사이클 섬유산업과 후방산업과의 선순환 발전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이를 위해 기업들의 생산역량 강화를 위한 기술개발 및 기업지원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면서 “리사이클 섬유 순환자원의 수거·선별 시스템 개선, 품질인증 기반 구축, 자동화·현대화된 생산설비 확충 등 재활용 생태계 구축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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