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수급 신청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수급 신청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로 인해 일자리가 별로 없었고, 어린 자녀가 있다는 이유로 서류나 면접에서 번번이 떨어졌습니다. 정말 어렵게 일자리를 구했고, 힘든 일이지만 최선을 다해 일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다 직장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노동청에 신고하고 피해자 보호를 요청했는데, 사장이 같이 일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여기서 직장을 잃게 되면 다시 새 직장을 구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MZ세대 직장인 ㄱ 씨)

【투데이신문 박세진 기자】 새해가 밝았음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에서 청년들이 겪는 ‘기회 불공정’ 문제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재단법인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3일부터 10일까지 진행한 2021년 4차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대다수가 향후 청년 일자리 상황은 나빠질 것이며, 현 직장 퇴사 후 원하는 직장에 취업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답했다.

향후 ‘청년 일자리 전망’을 묻는 항목에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53.5%였다. ‘현재와 비슷할 것’은 36.7%,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9.8%로 나타났다.

응답자 특성별로 살펴보면 주로 비정규직(59.0%)과 임금수준 150만원 미만 집단(58.1%)에서 ‘나빠질 것’이라는 부정적 응답이 높았다.  

‘원하는 직장에 재취업할 가능성’을 묻는 항목엔 직장인 83.4%가 ‘낮다’는 부정적 전망을 보였으며 ‘가능성이 높다’는 긍정적인 전망은 16.6%에 그쳤다. 연령이 높을수록 재취업 전망에 부정적인 응답을 내놓았다.

‘기성세대가 청년세대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고 있는지‘ 묻는 항목에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75.1%로 ‘그렇다‘는 응답(24.9%)의 3배가 넘었다. 소위 ‘MZ세대‘라고 불리는 20대(80.5%)와 30대(85.2%)에서 부정적 응답이 높았고, 비정규직이 80.8%로 정규직(71.3%)보다 약 10% 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좋은 일자리의 최소 연봉‘을 묻는 항목엔 ‘3000만원 이하’가 28.9%, ‘5000만원 초과‘가 21.0% 수준으로 나타났다. 평균은 약 ‘4526만원‘ 수준이다.

응답자 특성별로 보면 ‘3000만 이하‘는 여성과 20대, 비정규직·비사무직, 임금수준 300만원 미만 집단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5000만원 초과‘는 남성과 40대, 정규직·사무직, 중간관리자급 이상 집단에서 높게 나타났다.

이는 노동시장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여성, 20대, 비정규직, 서비스직, 5인미만, 월150만원 미만 등 일터의 약자들은 연봉 3000만원만 돼도 ‘좋은 일자리’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도 ‘현 정부가 청년을 위한 정책을 제대로 펼쳤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항목에선 ‘그렇지 않다’가 73.7%로 ‘그렇다’에 비해 3배가량 높았다. 다음 정부의 청년정책에 대한 기대도 부정적 의견(61.2%)이 긍정적 의견(38.8%)보다 높게 나타났다.

직장갑질119는 “세계적으로도 최악 수준인 한국 사회의 노동 양극화로 인해 일터의 약자인 비정규직과 청년들이 새해에도 희망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여야 대통령 후보들은 입으로만 ‘청년’을 외치며 양극화의 핵심인 비정규직 문제에 어떤 대안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