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 차이 1.00%포인트 이상 벌어져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 ⓒ뉴시스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 ⓒ뉴시스

【투데이신문 이세미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20년 3월과 같은 수준이 됐다.

금통위는 14일 기준금리를 연 1.0%에서 1.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에 이은 두 차례 연속 금리 인상이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2회 연속 인상한 것은 2007년 7월과 8월 이후 14년 만이다.

금통위는 2020년 3월 16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위축 우려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을 단행했다. 이어 같은 해 5월 28일엔 추가 인하(0.75%→0.50%)를 통해 2개월 만에 0.75%포인트를 내렸다.

이후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까지 무려 아홉 차례에 걸쳐 동결됐다. 그러다 8월과 11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면서 제로금리 시대의 막을 내렸다.

금통위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 결정 배경에는 석유·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병목 현상, 수요 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 및 가계대출 증가 등 ‘금융 불균형’ 현상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률(작년 동월 대비)은 지난해 4월 2.3%을 시작으로 9월에는 2.5%를 기록, 6개월 연속 2%를 웃돌았으며 10월에는 3.2%로 집계됐다. 이후 11월(3.8%)과 12월(3.7%)에도 이례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3개월동안 3%대를 유지했다.

당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올해 3월에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마치고 6월쯤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 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 공개 이후 3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한은이 미국 금리 상승으로 인한 자금 유출과 원화 가치 하락 등에 맞서기 위해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려 미국과의 격차를 일정 수준 유지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으로 미국 연준 기준금리(0.00~0.25%)와 한국 기준금리 격차는 1.00~1.25%포인트로 벌어졌다. 이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해도 상대적으로 통화정책 운용상 여유가 생긴다는 의미다.

다만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기준금리가 연 1.25% 수준이면 연 0.5%수준과 비교해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 증가 규모는 9조6000억원이 증가한다고 추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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