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전 협력사 전기노동자 고 김다운씨 매형
한전, 언론 보도 나온 뒤에야 사과 내놓으며 책임 회피 급급
“사선 전공에게 활선 작업 맡겨…강력 처벌해야 사고 막는다”
“한전, 유가족에 거짓말…아무도 우리 목소리 듣지 않아”

고 김다운씨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고 김다운씨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지난해 11월 5일 경기도 여주시의 어느 전신주에서 한국전력공사 하청업체 노동자가 작업 중 고압전류에 감전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그는 홀로 10여 미터 높이의 전신주 위에서 2만2000 볼트 특고압에 감전된 채 30분 남짓한 시간 동안 구조되지 못했다.

결국 그는 19일 동안 병상에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다 같은달 24일 사망했다. 사망 당시 38세였던 고 김다운씨는 만약 살아있었다면 지금쯤 결혼식을 앞두고 있었을 예비신랑이었다. 그의 죽음은 사고 이후 두달이나 흐른 뒤에야 세상에 알려졌다.

특고압 전류에 감전됐다는 참혹함과 38살이라는 아까운 나이에서 오는 안타까움. 유족들은 그가 목숨을 잃게 된 까닭이 노동자의 안전을 도외시한 ‘위험의 외주화’ 때문이라고 호소한다. 

한전 정승일 사장과 임원진 등은 기자회견까지 열며 이번 사고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했지만, 법적 책임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전기안전관리법 제정에 따라 단순업무는 협력업체에 위탁했기 때문에 해당 사건은 전기공사업체의 일일 뿐이라는 논리다.  한전 관계자는 “고용노동부 조사와 경찰 조사에 협조하며 향후 재판 판결 결과를 따를 것이다”라면서도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에 따라 발주자로서의 책임을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족 측에 따르면 사고당시 한전 직원이 위험천만한 현장에서 김씨가 작업하는 현장을 처음부터 지켜보고 있었다고 한다. 안전규칙을 지키지 않은 것까지.

유족은 책임없는 반쪽짜리 사과 앞에서 고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온힘을 다해 끝까지 싸우기로 결심했다. 본지는 김다운씨의 유가족 중 그의 매형을 만나 참혹했던 그날 사고에 관한 이야기와 왜 우리사회가 이 죽음을 외면해선 안 되는지에 대해 들어봤다.

고 김다운씨 매형 Ⓒ투데이신문
고 김다운씨 매형 Ⓒ투데이신문

전기일 관련해 ‘위험하고 두렵다’고 말해

Q. 생전 김다운씨는 어떤 사람이었는가.

4년전 다운이의 누나와 결혼했는데 알고 지낸지는 5~6년 정도 된다. 결혼하고 3년을 함께 살았다. 속이 깊고 말은 적지만 정이 많았다. 초등학교때부터 태권도를 했다. 시대표도 했는데 고등학교때 부상이 심해져 그만뒀다. 누나가 경찰행정과를 추천해서 대학교를 다녔지만 가정형편이 녹록치 않아서 1년 만에 나왔다고 한다. 누나와는 연년생이다. 가정형편이 안 좋아 서로 의지를 많이 하면서 자랐다. 어떨 때는 친구같고 어떨 때엔 오빠같은 동생이었다고 한다. 일반적인 남매보다는 상당히 돈독했다.

Q. 다운씨는 상견례를 앞두고 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결혼식을 미루다 사고가 난 그 달에 상견례를 하고 올 봄에 결혼하려 했다. 다소 늦은 나이여서 빨리 결혼하고 아이를 갖고 싶어했다.

Q. 평소 다운씨는 전기일에 대해 어떤 얘기를 했는가.

전기와 관련한 일은 4년 전부터 시작했다. 지금과 비슷한 하청업체에서 근무하다가 지난해 1월에 화성전력에 입사했다. 전기와 관련한 상위 자격증을 취득하려 입사한 것이다. 상위 자격증이 있으면 급여도 높아져서 취득하려는 차에 교육 기간을 확약 받고 들어간 것이다. 다운이를 통해 들어서 어떤 전문 자격증인지는 잘 모른다. 그 자격증 교육을 빌미로 소장이 너무 무리한 작업을 시키고 욕설도 심한데 참고 있다고 했다. 전에 다니던 회사보다 힘들고 위험하다고 얘기했다. 전기를 다루다보니 무섭다, 두렵다는 얘기 많이 했다. 가족들이 그때 얘기를 면밀하게 듣지 못해 많이 마음을 아파한다.

Q.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했던건가.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전선(사선)을 연결하는 직공자다. 사선배전전공 자격증을 갖고 있다. 사고가 난 전신주는 활선 상태의 전신주로 사선배전 자격증으로는 그 작업을 하면 안되는 것이다. 그런데 의원실 통해서 다운이 혼자 보낸 작업을 화성전력이 활선 작업을 할 수 있는 다른 사람으로 대체해 작업 관련 보고서를 보낸 걸로 안다. 그래서 여주경찰서에 화성전력 담당직원이 사문서 위조건으로 추가 입건된 걸로 알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첫 번째 원인은 전공자가 아닌 사람을 작업에 투입시킨 것이다. 두 번째 원인은 안전수칙인 2인1조 작업을 하지 않았고 절연차량을 이용하지 않은 점이다. 절연차량을 통해 작업했다면 감전 위험은 없었다.

Q. 사고 당일, 현장에 있었던 직원이 아닌 전 직장동료가 가족에게 처음 연락을 했다고 하던데 어떻게 된 건가.

사고는 오후 4시에 발생한 걸로 안다. 구조는 4시 30분쯤 이뤄졌다. 연락은 장모님이 5시 30분 쯤에 받았다. 빨리 아주대학교병원에 가라고 해서 6시 10분에 도착했는데 병원에 도착하니 하청업체와 한전 직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병원에선 처음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여주에서 이송됐을 때 너무 화상이 심해 60대 무명남으로 분류돼 있어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7시가 돼서야 신체적 특징을 확인해 찾을 수 있었다. 그때까지 병원에서 제대로 동의서를 받지 못해 치료가 지체됐다.

그 뒤에 화성전력 직원 1명과 한전 직원 1명이 왔는데 화성전력 직원은 왜 사고가 났냐고 물어도 자신은 아무 것도 모른다고만 하고, 한전 직원은 병원에서 가까운 수원지사에서 나왔다면서 전화로 보고하기만 바빴다. 화성전력 현장소장이 경찰조사를 마치고 병원에 왔기에 어떻게 됐냐고 물었지만 본인은 현장에 없어서 모른다고만 했다. 어떤 작업을 한거냐고 물으니까 ‘작대기만 올리면 되는데 사고가 났다’고 말하고 다른 직원도 ‘눈에 뭐가 씌었나보다’고 하더라. 

Q. 30분 동안 구조가 지연된 이유는 무엇인가.

절연차량이 올 때까지 구조대원이 손을 쓸 수 없어서 30분 가량 감전 상태로 방치된 것이다. 한전에게 들은 얘기로는 가까이 있는 절연차량을 수배했는데 높이가 맞지 않아서 1차 구조를 못했다. 구급차는 오후 4시 15분에 도착했는데 전기는 4시 25분 즈음에 끊었다. 그것도 보다 못한 주민들이 한전에 전기를 끊어달라고 전화했다고 한다. 한전의 대처가 미흡했던 것 같다. 

Q. 병원에서 치료는 어떻게 진행됐나. 

아주대병원에서 전기화상은 열화상과 달라서 근육손상과 장기손상이 심할 것이라고 했다. 여기엔 중증화상을 치료할 의료진이 없으니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했다. 한강성심병원이 자리가 없어서 기다리다가 다음날인 6일 옮겼다. 당장 이식수술이 필요한 급한 화상 범위를 몸 전체의 40%로 봤다. 죽은 피부를 빨리 긁어내지 않으면 사지를 다 절단해야 된다고 해서 19일간 수차례 수술을 받아야 했다. 수혈이 상당히 많이 필요했는데 지정 헌혈만 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주위 지인들과 SNS 통해서 지정 헌혈을 부탁했다. 적혈구가 부족하면 적혈구 지정 헌혈을, 혈소판이 부족하면 혈소판 지정 헌혈을 부탁했고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받아서 수혈을 했는데 장기 손상이 너무 심각했다. 신장 투석기 하나로는 부족해 2개를 달아야 했다. 또, 화상 치료약이 강하다보니 간이 버티질 못했다. 11월 20일 즈음에 패혈증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나흘 뒤인 24일 새벽에 병원에서 빨리 와야 한다는 연락이 와서 병원에 갔는데 심폐소생 중이었다. 

Q. 가족들이 다운씨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 같은데.

장모님께서 충격을 많이 받았다. 지금도 많이 편찮으시다. 아내는 사고 이후 정신과를 다니고 있다. 신경안정제 없이는 견디질 못한다. 이달에 언론보도가 다시 나오니니 또 곱씹게 되고. 정신과 약으로 버티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겠지 했지만 지금은 지간이 지날수록 더 생각이 난다. 가족들은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 ‘다운이가 있었으면’ 하는 때마다 생각나는 것이다. 

한국전력공사 정승일 사장 Ⓒ뉴시스
한전 하청업체 노동자 감전 사망사고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종합 재발방지대책을 발표하고 있는 한전 정승일 사장 Ⓒ뉴시스

하청업체도, 한전도 ‘책임 없다’ 발뺌만

Q. 하청업체는 어떤 입장을 보이던가.

화성전력 대표에게 ‘왜 혼자 작업을 보냈냐’고 물으니까 ‘소장이 단독으로 시켰고 회사는 책임이 없다’고 발뺌했다. 화성전력은 2인1조 작업과 절연차량으로 작업해야 한다는 내용의 매뉴얼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한전은 이런 작업 지침을 내렸고 교육도 한다고 했다.

화성전력은 이번 사고에 대해 가족들에게는 다운이의 실수라고만 얘기한다. 장례식에 온 화성전력 직원에게 ‘어떻게 해서 사고가 나게 됐는지 들었다. 당신들 입으로 설명을 듣고 그 부분에 대해 죄송하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해명이 없었다.

그들 입으로 그들의 잘못 때문이라는 얘기를 듣고 사과를 받고 싶은 것이지 단순히 ‘죄송하다’는 말을 듣고 싶지는 않다.

Q. 사고 현장에 한전 직원이 나와 있었다고 하던데.

사고가 난지 16일 뒤인 지난해 11월 21일, 처음 그 한전 직원을 만났다. 한전 여주지사의 한 직원과 함께 나왔다. 그전에는 만나자고 하니 트라우마가 커서 못 만나겠다고 했다. 당신이 안전관리자 아니냐고 묻자 ‘다른 작업으로 나왔고 펑소리에 놀라 나와서 신고했다. 어떤 작업하는지 몰랐다’고 했다. 한전 일인데 모르고 할 수 있냐고 물으니까 하청업체에 안전관리 책임이 있지 한전은 어떤 책임도 없다고 답변했다.

나중에 확인하니 그 직원은 현장에 쭉 같이 있었는데 거짓말을 한 것이다. MBC 취재를 통해 듣게 됐다. 작업 들어간다는 대화도 나눴고 작업할 때도 같이 있었다. 2인1조로 작업하지 않은 것도 절연차량이 없던 것도 알았던 것이다.

한전 쪽 얘기만 들어보면 한전은 작업지시를 다른 하청업체인 대성엔이씨에 지시를 내렸고, 대성엔이씨가 작업이 바빠 화성전력에 넘겼고, 화성전력은 처남 혼자만 작업에 투입했다. 

조직적인 살인이다. 화성전력은 자격이 없는 사람을 혼자 보냈다. 작업장비도 안전규칙을 지킨 것이 없다. 한전도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살펴보지 않았다.

Q. 한전은 유가족에게 사고 경위에 대해 제대로 설명을 했나.

이후 11월 25일 장례식장에 한전 여주지사장과 직원들이 문상을 왔다. 그 때 지사장에게 명함을 달라고 하니까 줄 수가 없다고 하더라. 그러면 직통번호를 알려달라고 하니 그것도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담당자를 통해서만 연락하라고 하고 가버렸다.

그 담당 한전 직원에게 ‘사고가 난 뒤에 전기를 언제 끊었냐. 너무 오래 지체된 거 아니냐’고 물었는데 ‘이런 작업은 작업 시작 전에 하청업체 작업 관리자가 한전 센터에 작업 개시를 보고하고 완료된 이후엔 작업완료 보고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당일 사고가 난 작업은 누가 언제 어떤 식으로 보고를 했는지 알고 싶다고 하니까 아무런 대답이 없다. 여러 차례 문자도 보냈는데 최근 들어서 전화가 왔다. ‘그때 했던 질문에 대해 기억은 하고 있냐’고 물으니 ‘아무 것도 기억 못하겠다’고 하더라.

Q. 고용노동부에서도 사고 조사 중인데.

11월말쯤에 노동부 담당 공무원에게 연락했다. 노동부 조사가 정작 피해자인 다운이의 의견은 들을 수 없는 점이 우려돼 수차례 연락했지만 연결 자체가 안됐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이번 사안을 조사했는데 의견서를 보니 하청업체의 입장만 담겨 있었다. 해당 담당원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작업이라는 의견이 실려 있었다. 그건 의견서가 아니라고 본다. 그 의견서도 의원실 통해서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를 하니까 노동부에서 연락이 왔다. 노동부 성남지청에서 연락이 와서 이번 사안을 면밀히 보고 있다는 형식적인 답변을 하더라.

정의당 류호정 의원과 고 김다운씨 유가족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이번 사망사고와 관련해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시스
정의당 류호정 의원과 고 김다운씨 유가족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이번 사망사고와 관련해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시스

다운이 억울함 풀고자 나서게 됐다

Q. 언론에 제보도 하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도 올리며 적극적으로 사건을 알리고 있는데. 다시 상처를 들춰야해서 가족들의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지난해 12월 중순에 언론에 알리기로 결심했다. 지금도 힘든데 더 큰 부담을 또 받아야 하지만 그럼에도 결심을 할 수밖에 없었다. 가족들 꿈에 다운이가 자주 나타났다. 어떨 때는 억울하다고 울면서 나타났다.  그 때 당시엔 사고 원인을 단순히 다운이의 잘못으로 몰고 가는 게 보였다. 너무 억울해서 나서게 됐다. 

Q. 한전은 언론보도로 이번 사고가 알려진 뒤에야 재발방지 대책과 사과를 내놓았는데.

가족들의 아픔을 생각했으면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고 원인을 찾고 다운이의 억울함을 해결하는 것이 한계에 부딪혀 많이 답답하고 힘들다. 이렇게까지 나서지 않으면 아무도 우리 목소리를 귀담아 듣질 않더라. 그런 현실이 너무 화가 난다.

한전이 이달 9일 공식 사과한 것도 한전이 그날 사과 기자회견을 한 다음에 언론보도를 통해서야 알았다. 한전은 그날 생방송에서 유가족과 충분히 대화를 하고 있다는 거짓말까지 했다. 

다음날 건설노조와 함께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전남 나주시에 있는 한전 본사까지 찾아갔는데 한전은 두 가지 조건을 제안했다. 첫번째는 정승일 사장과 면담은 기자단이나 노조 없이 단독으로 만나자고 했다. 꼭 기자단을 대동해야겠다고 했더니 정 사장이 거절했다. 두번째 담당자와 면담도 기자를 대동할 수 없다고 해서 기자 1명만 대동해서 만났다.  

유족과 대화를 하고 있다고 기자회견에서 말한 한전 사람을 만날 수 있었는데 여주지사에게 그렇게 보고를 받아서 말했다고 하더라. 한전은 수사에 성실히 임하고 수사결과에 따라 대처하겠다는 똑같은 말만 했다.

한전이 내놓은 입장을 보면 자신들은 이 사건의 당사자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선례를 안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앞으로 발생할 사고에서의 책임을 막기 위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Q. 사고 전에는 다운씨의 노동환경이 이렇게 위험하고 한전의 하도급 구조가 가진 불합리하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을 것 같다.

그렇다. 이번 사고가 터지고 나서야 알게 됐다. 이렇게 세세한 부분은 알지 못했다. 단순히 전기일을 한다고만 알고 있었다.

Q. 건설노조에 따르면 최근 3년간 20명의 전기 노동자가 작업 중 사고로 숨졌다. 끊이지 않는 노동자들의 죽음을 돌아보며 드는 생각은.

누군가는 한 집의 가장일 수도 있고 소중한 자식일 수도 있다. 사업주가 이윤은 남겨야 하겠지만 최소한의 안전은 지켜야만 한다. 사고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어떤 심정이겠나. 기본적인 안전보호도 없이 돈만 생각하다보니 이런 사고가 계속되는 것 같다.

Q. 한전과 하청업체들에 민·형사소송을 제기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사고 당사자는 죽었고 가족들은 이번 사고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가 없다. 소송을 통해 그날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알아낼 것이다. 가족들은 원청과 하청업체 등 가해업체에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법기관이 예전처럼 판단하고 처벌한다면 앞으로도 이런 사고가 또 나올 것이다.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 이와 같은 사고를 막을 수 있다.

Q. 법적 결론이 날 때까지 오랜 기간이 걸릴 것 같은데.

각오를 하고 시작했다. 시간이 얼마가 걸려도 다운이가 억울한 상황을 하나라도 만들 수는 없다. 가족들이 행동하지 않으면 언제나 그래왔듯이 다운이의 잘못으로만 치부할 것이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위험의 외주화’에 있다. 사고가 일어난 작업은 2020년까지 한전이 직접 해오다가 하청업체에 맡겼다. 과거 비슷한 사고가 일어났을 때 벌금형으로 그치긴 했어도 한전을 도급인으로 인정하는 법원 판결도 있다. 2017년 한전 충북지역본부가 한 하청업체에 맡긴 지장철탑 이설 공사 중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가 고압전류에 감전돼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후 2019년 청주지방법원이 한전을 도급 사업주로 판단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다운이의 죽음은 사회적 살인이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수 있지만 사법부가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 ‘사람이 죽으면 너희도 정말 큰일난다’는 선례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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