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까지 지지율 보였던 이재명
안동 출신이라는 점 계속 강조하며 구애
박정희 재평가 발언으로 TK 민심 공략도
막판 표 쏠림 현상 발생시 쉽지 않을 수도

대선이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대선을 향해 열심히 뛰고 있다. 특히 이 후보와 윤 후보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여론조사 지지율이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본보는 세 차례에 걸쳐 당선을 좌우할 TK, 호남, 이대남과 이대녀의 투표 심리에 대해 분석하고자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지난해 12월 10일 오후 대구 동성로를 방문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그야말로 초접전 양상이다. 그런 가운데 대구·경북 지역의 득표율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대구·경북은 국민의힘의 텃밭이었다. 최근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그러한 믿음이 흔들리고 있어, 이 후보에게 고무적이라는 분위기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이 대구·경북 지역에서 30%대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엄청나게 고무적인 일이다. 그만큼 대구·경북이 윤 후보에 대해 마음을 주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해당 지역은 정권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지역 중 하나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후보의 지지율이 30%대로 나타났다는 것은 이번 대선 판도의 주요 변수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2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12명에게 ‘차기 대통령 선호도(다자대결)’를 물은 결과(신뢰수준 95%±3.1%p), 이 후보는 40.4%를 기록한 반면 상대인 윤 후보는 38.5%를 획득했다. 오차범위 내에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대구·경북 지역에서 이 후보가 34.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전통적으로 국민의힘 텃밭에서 얻은 지지율인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 자세한 조사결과는 한길리서치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선대위에서는 대구·경북에서 30%대 중반의 지지율이 나온 것에 대해 “그야말로 놀랍다”고 표현을 했다.

무엇보다 정권교체 바람이 거센 지역이라는 점에서 30%대 지지율은 의아스럽다는 분위기다. 지난 1일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달 29일 실시한 정례조사에 따르면 ‘3월 9일 대통령 선거가 어떻게 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느냐’를 설문한 결과 ‘야당 후보로 정권이 교체되어야 한다’는 54.4%, ‘여당후보로 정권이 연장되어야 한다’는 38.2%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경북은 71.6%로 가장 높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9일 전국 남녀 유권자를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RDD ARS(100%)로 진행했다. 전체 응답률은 7.8%로 최종 1002명이 응답했다. 표본은 지난해 10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기준에 따른 성·연령·권역별 가중값 부여(림가중)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처럼 전국 중에 대구·경북이 정권교체 바람이 가장 거센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의 지지율이 30%대 중반을 기록했다는 것은 민주당으로서는 고무적인 일이다. 이는 정권교체 바람이 불고 있지만 윤 후보로의 정권교체 바람에 대해 대구·경북 주민들이 동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해 12월  13일 경북 포항시 포스텍에서 열린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추모식에 참석해 동상에 헌화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뉴시스

지역 경제 공약

이에 대해 민주당은 이 후보가 경북 안동 출신이라는 점과 지역 경제 관련 공약을 쏟아냈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윤 후보가 서울 출신이라는 점에 비해 이 후보는 경북 안동 출신이라는 점이 대구·경북 주민에게 어필이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후보는 설 연휴 동안 경북 안동을 찾아 대구·경북 민심 잡기에 나섰다. 이 후보는 “조국의 독립과 근대화, 산업화를 이끌었던 혁신 경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육군사관학교 안동 이전, 울릉공항,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추진, 자동차부품산업 육성 등을 약속했다.

그리고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거론하면서 ‘구미공단 스마트 재구조화’ 공약을 제시했다. 구미공단 스마트 재구조화 공약은 홍 의원이 내걸었던 공약이다. 이처럼 대구·경북 맞춤형 공약을 내걸었다는 점에서 기존의 다른 민주당 대선 후보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서 대구·경북 민심이 흔들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가 대구·경북 민심을 이 후보에게 관심 갖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초 이 후보는 매타버스 일정으로 대구·경북을 소화했는데 당시 대도시 위주로 매타버스 일정을 소화한 것이 아니라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경북 지역 모든 도시를 소화했다. 그러자 대구·경북 주민들 특히 경북의 중도도시 주민들이 했던 말이 “대선 기간 동안 대선 후보가 자신의 지역에 방문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그만큼 대구·경북이 그동안 국민의힘 텃밭이 되면서 국민의힘 소속 대선 후보들이 경북 지역 중소도시까지 선거운동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민주당 소속 후보가 중소도시까지 선거운동을 하면서 대구·경북 주민들의 마음이 녹아내려 이 후보를 지지하게 만든 것이다. 이 후보와 민주당은 대선 투표 당일 득표율 30%를 넘기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비록 30%대 중반이라고 하지만 실제 투표에서는 30%대의 득표율을 넘기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대선에서 대구 득표율은 21.76%, 경북은 21.73%였다. 그런 점에서 30%대 득표율을 기록한다는 것은 엄청난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만약 대구·경북에서 30%대 득표율을 얻게 된다면 이는 대통령 당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것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선거운동 동선을 대구·경북에 붙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국민의힘은 대구·경북이 텃밭이었기 때문에 선거운동 기간 동안 크게 집중을 하지 않고 주로 전략적 요충지를 다녔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만약 이 후보의 득표율이 30% 이상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면 윤 후보의 동선은 대구·경북에 붙잡힐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 표라도 아쉬운 상황이기 때문에 수도권을 집중해야 하는데 윤 후보가 대구·경북에 붙잡혀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엄청난 손해가 되기 때문에 이 후보로서는 30%대 이상의 득표율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을 만들어 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 조사에서 이 후보의 대구·경북 지지율이 30%대로 나온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실제 득표율도 30% 이상을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에서는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는 분위기다. 과거에는 민주당 후보가 대구·경북을 찾으면 쳐다보지 않았지만 이 후보는 많은 사람들이 반기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과거처럼 지역주의에 매몰돼 움직이는 그런 지역 민심이 이제는 아니라는 이야기도 있다. 박근혜 탄핵으로 인해 민주당 정권에 대해 냉랭한 분위기였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하면서 이 후보에 대해 호의적인 모습을 보이는 지역 민심도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박 전 대통령을 수사했던 박영수 특검에서 윤 후보가 일했다는 점이 각인 되면서 박 전 대통령을 감옥에 보낸 사람이 윤 후보라는 지역 정서도 형성돼 이 후보에 대해 호의적인 분위기도 읽혀진다고 더불어민주당은 판단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배우자 김혜경 씨.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2월 1일 경북 안동김씨 화수회를 방문한 모습 ⓒ뉴시스

박정희 재평가

이 후보는 계속해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를 언급했다. 군부독재를 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조국의 현대화라는 평가도 있다면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를 이야기했다. 이는 아무래도 대구·경북 민심을 얻기 위한 발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지역 민심 역시 이제는 과거처럼 지역주의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는 분위기도 읽혀진다. 대구나 경북 출신도 아닌 윤 후보에게 단지 국민의힘 소속 후보라는 이유로 굳이 몰표를 줄 이유가 있겠냐는 것이다.

윤 후보가 비록 국민의힘 소속 후보이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 문재인 대통령 밑에서 일했던 사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의힘 소속 후보라고 무조건 지지해서는 안된다는 분위기도 있다. 이런 이유로 이 후보는 그 어느 때보다 대구·경북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크게 기대를 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역대 그 어느 때보다 비호감 대선이기 때문에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은 표심이 있다는 것이다. 대구·경북에서는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만큼 윤 후보를 지지하면서도 여론조사 응답에는 응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이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다소 높게 나오더라도 실제 득표율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대구·경북은 과거 선거에서도 보수 정당에 몰표를 준 사례가 많다. 여론조사에서는 비록 이 후보를 지지하는 조사가 높게 나온다고 해도 실제 투표장에서는 윤 후보에게 몰표를 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 후보가 비록 지지율이 그 여느 대선보다 높게 나온다고 해도 큰 기대를 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이 후보가 대구·경북에서 의미 있는 득표를 하기 위해서는 6.1 지방선거에 대한 신경을 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역 인재를 많이 등용하고, 구미 경제를 살리기 위해 산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6.1 지방선거에서 지역 인재를 대규모로 발탁하고 정부 요직에도 등용해야 이 후보가 대구·경북에서 탄력을 받는다는 분석이다.

또한 대구·경북 홀대론을 타파해야 한다. 다른 지역에서는 민주당이 중량감 있는 후보들을 내세웠지만 대구·경북에서는 중량감 있는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서 홀대론이 제기돼 왔다. 민주당이 동진 정책을 펼쳤지만 주로 부산·경남을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그러다보니 그동안 대구·경북에서는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두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민주당이 대구·경북에 신경을 쓰면서 그에 따른 후보들 역시 의미 있는 선거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런 점에서 대구·경북 홀대론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중량감 있는 후보들이 많이 배출돼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와 더불어 대구·경북을 흔들 수 있는 그런 경제 공약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안동에 육사를 이전하고 구미에 스마트공장 재구조화를 꺼내든 것은 대구·경북 민심을 흔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계속해서 대구·경북에 접촉면을 넓혀 가나는 것도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런 이유로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하기 전에 매타버스를 이용해서 대구·경북 일정을 또 한 번 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 매타버스 일정은 주로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2030세대와의 접촉면을 넓혀 나가는 그런 일정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결국 대구·경북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뉴시스
지난해 11월 5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뉴시스

 

예년과 다른 선거

필경 대구·경북은 이 후보에게는 상당히 힘든 지역인 것은 분명하지만 예년과 다른 선거가 될 것이라는 것이 민주당의 각오이자 전망이다. 그만큼 대구·경북 주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물론 앞서 언급한대로 몰표 성향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후보에게 있어 대구·경북은 전략적 요충지이면서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지역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애정과 관심이 많이 갈 수밖에 없다.

대구·경북 선대위 관계자는 “과거에는 민주당 후보라면 쳐다보지도 않았지만 이제는 경청을 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대구·경북 민심이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대구·경북 선대위가 이 후보의 대선 승리의 발판이 되겠다고 밝혔다. 밑바닥부터 열심히 표심을 다져서 30% 이상의 득표율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과연 이 후보가 대구·경북에서 30% 이상의 득표를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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