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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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지난 1939년 DC코믹스에서 탄생한 배트맨은 만화책, 영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등장하며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현재까지 총 9대 배트맨이 나올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배트맨’이 2022년, 본격 세대교체를 알렸다.

1980~1990년대 배우 마이클 키튼, 2000년대 크리스천 베일, 2010년대 벤 애플렉에 이어 2020년대에는 로버트 패틴슨이 새롭고, 역대 가장 젊은 배트맨으로 활약했다. 팀 버튼 감독은 화려한 색감을 사용한 컬트 영화를 보여줬으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다크 나이트> 시리즈를 통해 영웅물에 사회적인 메시지를 녹여냈다. 잭 스나이더 감독은 <배트맨 대 슈퍼맨>과 <저스티스 리그> 등으로 히어로의 고뇌를 무게감 있게 그려낸 바 있다.

<더 배트맨>의 맷 리브스 감독은 개봉에 앞서 기자회견에서 “배트맨의 탄생 과정에 대해서는 이미 훌륭하게 다룬 작품들이 있기 때문에 반복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의 의도대로 <더 배트맨>은 기존 시리즈와 확연한 차이를 드러낸다. 히어로물이기보다는 ‘느와르’에 가깝다.

영화 속 악당 리들러는 연쇄살인을 저지르며 매번 증거를 남기고, 배트맨은 그의 수수께끼 같은 흔적을 보고 고뇌하고 직접 이곳저곳을 수사하는 ‘탐정’과 같은 모습을 보이는데 이 과정에서의 배트맨의 모습이 새롭게 다가온다. 그간 배트맨은 부와 명예를 모두 가진 완벽한 인물으로 묘사됐지만 <더 배트맨>에서는 이에 벗어난 미숙한 인간 브루스 웨인의 모습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낯선 영웅의 모습이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배트맨이기에 영화에 더욱 몰입하게 된다.

[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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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연기력과 흥행 파워까지 겸비한 배우들의 총출동도 영화를 특별하게 만든다. 국내에서 <트와일라잇> 속 치명적인 뱀파이어 에드워드 컬렌 역으로 얼굴을 알린 배우 로버트 패틴슨이 새로운 배트맨을 연기하고 있으며 조이 크라비츠가 캣우먼 , 콜린 파렐이 펭귄, 앤디 서키스가 알프레드, 폴 다노가 빌런 리들러 역을 맡았다.

특히 로버트 패틴슨은 인간 브루스 웨인의 연약함과 영웅의 강인함을 자유자재로 오고 가며 그 여정에서 겪는 성장통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다만, 액션으로 가득 찬 히어로 무비를 기대했다면 자칫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다. 3시간에 육박하는 긴 호흡으로 익숙한 내러티브를 버리고 배트맨의 성장과 내면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대 배드맨 중 가장 서사가 강하고, 히어로 이전에 인간적 고뇌에 집중한 점은 관객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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