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 기대치, 점차 하락 추세로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도 비판적 여론 우세

당내 계파 갈등으로 지방선거 빨간불
민주당의 반격, 점차 복잡해지고 있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사진제공=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5월 10일 윤석열 당선인이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대통령 행보를 걷는다. 그리고 6월 1일 지방선거를 치른다. 한 달도 되지 않아 지방선거를 치르는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패배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벌써부터 윤석열 심판론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레임덕이 빨리 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정치인으로서 가장 행복한 기간이라고 하면 ‘대통령 당선 이후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을 때’라는 말이 있다. 그 이유는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자신의 업무를 추진하기 때문이다. 여론조사를 실시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보인다. 이때 실시한 여론조사는 ‘국정수행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기대치’이다. 이런 이유로 지지율이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역대 어느 대통령도 당선인 때 지지율은 높게 나타났다. 이런 이유로 정치인들이 가장 행복한 시기가 바로 대통령 당선인 시절이다. 지지율이 높게 나오기 때문에 당선인 마음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대 어떤 대통령 당선인도 부정평가가 긍정평가 보다 높은 편은 없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근 여론조사 수치는 그야말로 빨간 불이다. 윤 당선인의 국정수행을 잘할 것이라는 전망이 50% 아래라는 여론조사 수치가 나왔기 때문이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헤럴드 의뢰로 지난 14~18일 전국 18세 이상 2521명에게 유·무선 전화 자동응답 방식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윤 당선인이 국정수행을 ‘잘할 것’이라고 한 응답자는 49.2%, ‘잘 하지 못할 것’이라고 한 응답자는 45.6%였다. ‘잘 모름’은 5.1%였다. 같은 기관이 일주일 전 시행한 조사와 비교했을 때 ‘잘할 것’ 응답률은 3.5%포인트 하락해 50% 밑으로 떨어졌다. ‘잘하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률은 4.4%포인트 늘었다.(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이 41.3%로 국민의힘(40.7%)보다 근소하게 높았다. 국민의당(6.6%), 정의당(2.9%)이 뒤를 이었고 무당층은 5.9%였다. 일주일 전 조사에 비해 국민의힘 지지도는 2.5%포인트 하락한 반면 민주당 지지도는 5.7%포인트가 올랐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현판식. [사진제공=뉴시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현판식. [사진제공=뉴시스]

여론조사 심상치 않아

이처럼 기대치가 낮은 이유는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로 옮기는 이유 때문이다. 서던포스트알앤씨가 CBS의 의뢰로 지난 22일부터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 자동응답시스템(ARS) 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찬반을 묻는 질문에 반대가 53.6%(적극 반대 44.8% + 반대하는 편 8.8%)로 찬성 42.9%(적극 찬성 27.2% + 찬성하는 편 15.7%) 목소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반대 56.1%, 찬성 41.8%)의 경우 광주·전라 지역 다음으로 반대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0대 대선에서 윤 당선인을 뽑은 응답자들 중에서는 26%(적극 반대 18.7% + 반대하는 편 7.3%)만 이전을 반대했다. 95% 신뢰수준, ± 3.1%p이며,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방부 이전 반대 여론은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헤럴드 의뢰로 지난 22일 하루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6547명에게 접촉해 최종 500명이 응답한 결과, 대통령 집무실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에 대해 ‘찬성한다’는 응답은 44.6%(매우 찬성 30.4%, 찬성하는 편 14.3%), ‘반대한다’는 응답은 53.7%(매우 반대 43.2%, 반대하는 편 10.6%)로 집계됐다. 반대 의견이 찬성 의견보다 9.1%p(포인트) 많았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6%였다. 이번 조사는 무선(97%)·유선(3%)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이고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같은 여론조사 수치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대통령 당선인 시절 국정수행 기대치가 높고, 그에 따라 여당에 힘을 실어준다. 따라서 곧바로 실시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는 ‘정권심판론’보다 ‘정권안정론’이 우세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통령 취임 후 곧바로 실시하는 전국단위 선거에서는 여당 깃발만 꽂아도 승리한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대통령 취임 직후 실시된 전국단위 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한 사례가 많이 있다. 하지만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만 본다면 국민의힘이 결코 안심할 수 없다.

오죽하면 정치권에서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악재는 윤 당선인이라는 말이 나온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레임덕’ 대신 ‘취임덕’이라는 말을 남겼다. 레임덕은 국정 말기에 나타나는 권력 누수 현상을 말하는데 ‘취임덕’은 취임하자마자 나타나는 권력 누수 현상을 의미한다. 그만큼 윤 당선인에 대한 기대치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국민의힘에 상당히 불리하게 만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게다가 0.73%포인트라는 역대 최소 격차로 대선이 끝나면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오히려 ‘지방선거는 해볼만 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오히려 ‘정권심판론’ 불을 당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계속해서 국방부 신청사로의 이전을 반대하면서 윤 당선인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대개 허니문 기간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당선인 기간 동안 곧 야당이 될 정당은 당선인에 대한 비판을 가하지 않는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윤 당선인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충분히 비판을 가해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축하 꽃다발 받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사진제공=뉴시스]
축하 꽃다발 받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사진제공=뉴시스]

신구 권력 갈등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국방부 청사 이전에 대해 제동을 거는 것은 물론 신구 권력의 갈등이 오히려 윤 당선인에게 불리한 조건이 되고 있다. 신구 권력이 갈등을 보이면서 마치 신권력이 구권력에게 점령군 행세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만나서 정국의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만나기도 전에 청와대를 향해서 인사권을 발동하지 말라고 경고를 하고, 문 대통령이 안보를 이유로 국방부 이전에 반대한다고 하자 대선 불복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이 오히려 친문 지지층은 물론 범여권 지지층을 결집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친문 지지층 사이에서는 노무현 시즌2가 되면 안 된다는 우려의 분위기가 읽혀지고 있다. 윤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게 되면 곧바로 전직 대통령 즉 문 대통령에 대한 사법적 탄압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이유로 친문 지지층이 최대한 결집해서 문 대통령을 보호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그 보호는 결국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대패해야 한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대패함으로써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동력을 완전히 떨어뜨려서 사법적 탄압조차 하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문 대통령이 퇴임 이후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이런 이유로 친문 지지층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친윤파’와 ‘친이준석파’의 갈등이다. 국민의힘 공천권을 놓고 친윤파와 친이준석파의 갈등이 불가피하다. 벌써부터 인수위나 당내 권력싸움에서 친윤파는 친이준석파 패싱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홍준표 의원의 -25점 가점이다. 현역이 의원직 사퇴하면 15점, 국민의힘을 탈당했다고 복당해서 출마를 하면 10점을 감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친윤파는 공천을 받을 수 있지만 친이준석파는 공천을 못 받게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것은 곧 계파 갈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친윤파는 이준석 대표의 힘을 최대한 빼야 한다는 목소리를 공공연하게 하고 돌아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준석계 사람들을 인수위에 중용하지 않고 주로 친윤파가 인수위를 장악했다. 이는 곧바로 국민의힘 당권 싸움으로도 이어진다. 무엇보다 윤석열 정부가 곧 출범한다는 소식에 국민의힘에 지방선거 후보가 넘쳐나고 있다. 후보가 넘쳐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공천 갈등이 불가피하다. 이것을 당 지도부가 얼마나 능력을 발휘해서 잠재울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또 다른 문제는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인수위원장을 맡으면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은 곧 눈앞에 닥친 숙제이다. 두 정당이 합당을 하게 된다면 공천권 배분 문제가 걸리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것은 곧 갈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얼마나 현명하게 넘기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사진제공=뉴시스]<br>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사진제공=뉴시스]

안보 공백 위기

여기에 4월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을 맞춰 북한이 열병식을 개최할 것으로 예측된다. 열병식으로만 끝나면 상관이 없겠지만 만약 도발이라도 한다면 그에 따른 안보 불안이 윤 당선인에 대한 불안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대통령 집무실의 국방부 이전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당장 국방부 이전에 대해 제동을 걸었기 때문에 윤 당선인이 취임 이후 국방부 이전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북한의 도발이 국방부 이전에 대해 더욱 거부감을 만들어 버리게 된다면 그것은 곧바로 지방선거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야당이 되는 더불어민주당은 국방부 이전 반대를 공약으로 내걸고, 국민의힘은 국방부 이전을 찬성 공약으로 내걸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게 되면 지방선거는 ‘국방부 이전’ 이슈에 대한 찬반 투표 성격이 된다. 그것은 국민의힘에 오히려 불리한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정권안정론’을 내세워야 하는데 오히려 ‘정권심판론’을 내세우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이는 재신임 성격이 강하다. 즉,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한다면 윤 당선인에 대한 국민적 신임이 사실상 잃어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국방부 이전 정책이 지방선거의 최대 이슈가 돼서는 안 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국방부 이전에 제동을 걸면서 결국 윤 당선인은 취임 이후 통의동으로 출퇴근을 하게 됐고, 그에 따라 국방부 이전 공사는 지방선거 실시 당일에도 이뤄질 것으로 보이면서 그에 따라 지방선거 성격이 국방부 이전 찬반 투표로 전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물론 국민의힘 입장에서 볼 때 더불어민주당의 인재난이 다소 위안이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으로 전환된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그에 따라 인재난을 겪고 있다. 국민의힘은 인재가 넘쳐나는데 더불어민주당은 아직도 이렇다 할 인물이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일부 인사들이 저울질을 하고 있지만 크게 눈에 띄지 못하고 있다. 지방선거에 출마를 한다고 패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되면서 지방선거 후보로 출마를 하겠다는 중량감 높은 정치인이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부산시장 출마가 유력했던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정계은퇴와 지방선거 불출마 선언이 민주당을 충격에 빠지게 했다. 김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서 “시대가 변하고 있다”며 “거대담론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86그룹은 고민에 빠졌다. 김 전 장관이 부산시장 불출마 선언하면서 부산시장 선거가 민주당에게는 결코 유리한 선거가 아니게 됐다. 인지도가 높은 후보들이 보이지 않으면서 국민의힘은 다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결코 지방선거에서 유리한 형국이라는 분석이 나오지 않고 있다. 대통령 취임으로 인해 여당이 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지방선거가 결코 유리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핵심은 윤 당선인의 국정수행 기대치에 대한 반등을 노려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갈등을 보일 것이고, 국방부 이전 문제는 계속 이어지기 마련이다. 여기에 국민의힘이 혹여 막말 등을 쏟아내기라도 한다면 그야말로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통령 당선인에게 이처럼 기대가 되지 않은 것은 처음이고, 지방선거를 걱정해야 하는 것도 처음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윤 당선인에 대한 기대치 반등을 제대로 이뤄내지 못한다면 국민의힘은 그 여느 전국단위 선거 중에 가장 힘든 선거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지방선거라는 이야기다. 이런 이유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윤 당선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 윤석열 정부가 출범도 하기 전에 발목잡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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