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재선경력 등 ‘인물론’ ↑
12년 장기집권, 결론은 ‘낙후 도시’
유권자 교체심리 작동하면 승산 有
지금은 힘 있는 구청장 필요한 때

이성헌 국민의힘 서대문구청장 후보 ⓒ투데이신문
이성헌 국민의힘 서대문구청장 후보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현직 단체장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선거구가 지방선거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오는 6월 1일로 예정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현역(구청장)’ 없이 선거를 치르는 서울 지역 구청은 모두 10여 곳에 이른다.

‘절대강자’가 사라진 이들 지역은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지역 정객(政客)들의 각축장으로 변했다. 무주공산으로 바뀐 지역에서 새로운 구정(區政)을 펼치겠다고 나선 후보는 누가 있고, 어떤 공약을 들고 나왔는지 격전지를 돌아봤다.

현행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 연임은 최대 세 번(12년)까지 가능하다. 지방자치법 제95조(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임기)는, ‘지방자치단체장 임기는 4년으로 하며, 단체장의 계속 재임(在任)은 3기에 한한다’고 돼 있다.

서대문구 역시 현역 구청장 연임제한 지역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문석진 구청장이 12년 간 구정을 이끌어 온 이 지역은 전통적인 진보성향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지역 국회의원도 모두 민주당 소속이고, 이번 대선 결과 또한 이재명 후보가 박빙의 승리를 거뒀다.

그렇다고 보수정당이 발도 못 붙일 정도의 불모지는 아니다. 지난 2002년,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소속 후보(민선3기 현동훈 구청장)가 당선되면서 8년 동안 서대문 구정을 이끌기도 했었기 때문이다.

새 집권당(국민의힘)은 대선 승리 바람과 함께 민주당의 12년 ‘장기집권’에 따른 주민들의 ‘교체심리’가 작동할 경우,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특히, 최종 주자로 나선 이성헌(63) 후보가 이 지역 재선(16·18대) 국회의원 출신이기 때문에 ‘인물론’을 앞세우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경의선 지하화 해 유휴부지 활용해야

‘심판이 선수로 뛰는 격’, ‘밀실 공천’ 등 출마선언 당시 당내 경쟁자들로부터 거센 반발과 비난을 받았음에도 이 후보는 끝내 경선을 통과하며 최종 후보 자리에 올랐다.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만큼, 이 후보는 이번 선거를 반드시 이겨 이 같은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각오다.

“서대문에서 50년을 살았다”는 그는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청와대 비서관 3년’, ‘당협위원장 26년’, ‘국회의원 8년’ 등의 국정경험 이력을 적극 피력했다. 이 후보는 이 같은 ‘인물론’을 내세우며 서울시의원 출신인 상대 당(더불어민주당) 후보(박운기)와의 차별화를 꾀하고자 노력했다.

그는 “낙후된 서대문을 위해서는 서울시와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이 절실한데, 이성헌이 구청장이 되면 이런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이젠 서대문 발전을 위해 당도 사람도 바꿔야할 때”라고 주장한다.

이성헌 국민의힘 서대문구청장 후보 ⓒ투데이신문
이성헌 국민의힘 서대문구청장 후보 ⓒ투데이신문

-왜 ‘내가’ 구청장이 돼야하나.

“오랫동안 정치활동을 해오며 수많은 사람을 만났는데, 서대문구가 다른 구에 비해 너무 낙후돼 있다는 얘길 정말 많이 듣는다. 그럴 때마다 죄송한 마음이 들고, 이게 짐처럼 가슴 한편에 계속 남아 있다. 현 구청장 12년과 4선 국회의원(우상호)이 있는 지역인데도, 주민 평가가 좋지 않다는 건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선 힘 있고 능력 있는 집권당후보가 구정을 이끌어야 한다. 서대문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지금까지 성장해온 이성헌이 마지막 열정을 다해 낙후된 서대문을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겠다.”

-상대적 강점이 있다면.

“서대문에서 50년 동안 살면서 국회의원 8년에 당협위원장 26년, 청와대 비서관 경험도 3년이나 된다. 10년 이상의 국정운영 경험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결코 작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역을 위해 제대로 일하려면, 예산 확보는 물론 서울시와 중앙정부 간 협조가 원활해야만 한다. 대통령도 우리 당에서 나왔고, 오세훈 시장도 재당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야말로 ‘원팀’이 가능해진다. 이런 면에선 상대적 강점과 장점이 크다고 생각한다.”

-현 3선 연임 구청장의 구정을 평가한다면.

“본인(문석진 구청장)은 열심히 했다고 하겠지만, 12년 구정 결과는 ‘서대문이 낙후됐다는 것’이다. 사실 국회의원도 오래 했고 지역위원장도 수십 년 했지만, 그동안 한 번도 구청장실에서 문 구청장과 차 한 잔 마신 적이 없다. 무슨 얘기냐 하면, 당이 다르면 상대도 안하는 식으로 구정을 펴왔다는 거다. 그 정도로 폐쇄적이다. 말로는 소통 소통하지만, 이런 부분은 참 아쉽다. 구청장이 되면 모든 구민을 위한 행정을 해야지, 특정 정당 중심의 구정운영은 결코 호평 받지 못한다. 특히, 2006년에 진행됐어야할 뉴타운 사업 일부는 아직 관리처분 인가조차 안 됐는데 계속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 이건 상당부분 선거에 이용됐다는 의심을 갖게 만드는데, 이러면 안 된다. 아직도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는 구민들이 있다는 게 말이 되나.”

-지역의 당면 현안은 어떤 게 있고, 해결 방안은 뭐라고 생각하나.

“지역 내 재개발 재건축 문제가 60여 건에 달한다.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신속하게 진행시키는 게 시급한 현안이다. 이를 위해 오세훈 시장과 관련 협의를 지속해왔었다. 또 이명박 서울시장 때 결정됐던 서부선 경전철 계획이 박원순 시장 들어 중단되는 바람에 5년 가까이 지연됐는데, 이 또한 조기 착공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

-대표적인 공약은 뭔가.

“지금은 과거와 다르다. 구청이 단순한 행정서비스만 하는 곳이 아니다. 주민들의 생애 전체를 케어해줄 수 있는 구정이 필요한 시대다. 현재 평균 정년이 49세인데, 인생이모작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구청이 적극 나서야 한다. 이런 과제를 최우선에 두고 행정을 펴겠다는 생각이다. 더불어 주거와 교통, 교육환경 개선 등 5대과제를 선정해 실천할 계획이다. 재건축이나 재개발 등의 추진 현안은 당연한 과제라고 생각하고, 경의선 지하화를 통해 유휴부지가 형성되면 이걸 활용한 체육시설도 만들어 주민 건강과 복지도 향상시켜야 한다. 또 이화여대와 연세대, 서강대, 홍대로 연결되는 지역 내 ‘신 대학로’를 구축해 젊음의 메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도 준비하고 있다.”

-구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이번 지방선거는 대선 승리에 연이어 확실히 완성해야 한다. 그래야 국정동력도 생긴다. 특히 서대문 지역 발전을 위해 중앙정부와 서울시, 구청이 원 팀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주셨으면 한다. 많은 응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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